(연길)한길
봄이 오면
나는 잎새가 되여
외로운 들판을
파랗게 물들입니다
그리운 그 사람에게
예쁜 꽃으로
보이고 싶은
티 같은 욕심이건만
차가운 바람에
나는 한없이 젖어 듭니다
그 사람 못잊어
그리움의 끈에 매달리여
이리 저리 흔들리는
씁쓸한 나에게도
봄의 끝자락에는
노란 꽃이
수두룩이 핍니다
달이 없는 밤
달이 없는 밤
가을이 지나간 텅빈 콩밭을
하늘은 별들로 가득 채워 줍니다.
별들은
한여름 더위를 모르더니
한겨울 추위도 모르는가 봅니다.
추운 밤
긁히우고 뜯긴 콩밭은
별들이 보듬는 소리로 반짝입니다.
저 별들과
차 한 잔이라도 나눌수 있다면
나는 고운 추억만 꺼낼거 외다.
아침 공복에
새들은 새날의 이야기를
콩밭에 야무지게 그리리니
달이 없는 밤
하늘에 별들은 떼를 지어
새벽이 오도록 수북히 콩밭에 내립니다.
가끔은
가끔은
해볕이 따뜻한 날
숨 쉬는 것조차 행복할 때가 있다
가끔은
바람이 잠자는 밤
가느다란 달빛에도 마음을 들먹일 때가 있다
가끔은
어둠이 집에 가는 새벽
작은 이슬에도 눈이 부시어 눈 못뜨게 할 때가 있다
가끔은
찬바람이 창문을 핥는 날
따끈한 밥 한 그릇에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가끔은
시간이 잠자는 날
나만이 홀로 고독한 것만 같을 때가 있다
가끔은
그저 가끔일 뿐인데
이 순간들이 나를 살아가게 하는 리유일 때가 있다
编辑:안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