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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나는 그냥 ‘소인’으로 살리라

안상근      발표시간: 2025-10-28 11:16       출처: 길림신문 选择字号【

⦿신기덕

오늘은 9월의 첫날인데 인터넷에 올라가 글을 찾아 읽다가 아주 재미나는 글을 읽게 되였다. 제목은 <나는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다(我不是什么好人)>였는데 해학적인 필치로 씌여진 글이였다. 의인수법으로 씌여진 글인데 주인공은 집의 화분통에서 아주 괴상한 모습으로 자라나는 나무(盆景树)였다. 

이 글의 제목을 보는 순간 나의 머리에 인츰 <나도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다(我也不是什么好人)>란 제목이 떠올랐지만 다른 사람의 제목을 너무 적라라하게 그대로 가져오는 것 같아 인츰 그 생각을 버렸다. 

글의 내용은 대개 다음과 같다. 글에서 주인공은 자기의 신분을 밝힌 다음 ‘나는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다’는 결론을 내리고 전편글에서 그 원인을 밝히고 있는데 자조적인 필치로 씌여졌다. 그는 글에서 자기는 “탐욕(贪), 성냄(嗔), 고집(痴), 거만(慢), 의심(疑) 등 오독(五毒)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글을 한참 읽어가다가 나는 불현듯 나야말로 정말 ‘소인’이구나 하는 생각이 심하게 갈마들었다. 20년 전에 ≪장백산≫ 잡지에 발표한 글 <‘소인’과 ‘대인’>에서 필자는 다음과 같이 쓰고있다. 

“보통 다른 사람한테서 은혜를 입은 후 그 은혜에 보답하지 않는 사람을 가리켜 ‘소인(小人)’이라 하며 다른 사람한테서 입은 은혜는 생각지도 않고 남한테 베푼 은혜만을 생각하는 사람을 가리켜 ‘소소인’이라 한다. 이와 마찬가지의 론리로 남에게 베푼 은혜는 깡그리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한테서 받은 은혜는 꼭꼭 틀림없이 보답하는 사람을 가리켜서는 ‘대인(大人)’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세상에 이와 같은 ‘대인’들이 필경은 많지 못하다.”

지금의 세상을 두루 살펴보면 나라와 나라 지간에 자기 나라의 리익을 위해서는 은혜고 보답이고 뒤전으로 미루고 총칼까지 서슴없이 맞대는 상황이 비일비재이니 ‘대인나라’를 찾기란 근본 불가능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대인’이 없는 것은 아니로되 적은 것만은 사실이며 ‘소인’이 득실거리는 이 시대에 ‘대인’이 나타났다 하더라도 ‘소인’들에게 인츰 먹혀버리기가 십상이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따져보아도 철두철미한 ‘소인’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이 한 말을 기본상 다 쉽게 망각하는데 '돼지띠'여서 그런지 “언제 함께 식사를 합시다”, “언제 한잔 하자” 등 ‘먹는 행위와 관련된 말’은 이상하게도 기본상 다 기억한다. 

이런 말을 기억할 뿐만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 그런 말을 했고 그 말을 할 때의 표정이 어떠했고 목소리 톤이 어떠했는가까지도 기본상 다 생생하게 기억한다. 이런 과분한 ‘돼지띠’ 기억력 때문에 나는 정말 내가 미울 때가 있다. 나는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한 “식사를 함께 합시다”라는 말도 대부분 기억하고 많은 경우 식사자리를 주동적으로 마련한다. 혹시 내가 이런 말을 하고도 식사를 함께 하지 못한 분도 기필코 있을 터이지만 절대 많지는 않을 것이다. 이 방면에서 나는 '돼지띠'답게 비교적 정직하다.

나의 선배 한분이 계시는데 그는 일 할 때에는 땀이 흐르지 않는데 일단 식사를 할 때면 땀을 많이 흘려서 그것이 ‘고민’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나는 다른 정보는 기억하지 못하면서 ‘식사’와 관련된 말만은 그렇게 철저하게 기억하는 나의 그 ‘특수공능’이 참으로 ‘고민’이다. 

거두절미하고 나는 순도가 아주 높은 ‘소인’이다. 나는 이제 스스로를 ‘소인’으로 인정하며 살아가기로 했다. 타인의 호의를 고스란히 기억하는 이 기억력이 때론 부담이 되겠지만 그것이 바로 나를 나답게 하는 진실이기 때문이다. 

세상에 ‘대인’이 귀한 이 시대에 나는 오히려 작은 진실에 충실하려 한다. 지나가는 말이였을 지도 모르는 남의 ‘은혜’를 잊지 않는 이 ‘소인’의 마음이 결국은 내 삶을 지키는 최후의 량심이 될 것이다. 진정한 ‘대인’은 될 수 없어도 적어도 나를 속이지 않는 ‘소인’으로 남으리라. 


编辑:안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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