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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엿 (외2수)

      발표시간: 2025-08-27 15:07       출처: 选择字号【


⦿ 손봉금


엿 달이는 날이면

엄마는 방구들에서 불이 날 지경으로

온종일 엿을 끓이셨다


엿은 너무 뜨거워 부글거리고

급기야는 걸쭉해져서

달콤한 엿 냄새로

방안 구석구석까지 꽉 채워주었다


엿은 엄마의 땀방울이였던 것을

잘 된 엿을 보면 짓던 엄마의 미소였던 것을

어린 나는 엿을 먹으면서도 몰랐다

엿을 켜면서 실눈이 되시던 엄마

우리 입에 넣어주시며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하시던

울 엄마


간식거리가 없던 시절 

희노애락을 달여 우리 입을 즐겁게 해주시던

하얀 엿 한가락은

엄마의 뼈마디였음을 


용서


깨진 마음에 꽃잎을 살짝 올려놓는 일이

용서라는데

작은 가슴에 눈물이 반짝이면 

죄는

한순간에 사라집니다


숨겨두었던 서운함과 아픈 곳은 감춰두어도 

세상은 여전히 맑고 고와

내 상처만 쓰라립니다


바람에 날려 보내고 아니면 바다에 띄워 보내세요

나무잎 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해볕이 나를 꼭 포옹해 줍니다

그때 비로소 세상은 환합니다


용서는 구하는 것도 아니고 돈을 주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아프게 피여난 꽃에도 향기는 있고

꽃들은 앞을 다투어 피여납니디


가슴에서 응어리진 것을 꺼내면

나 자신은 깃털처럼 가벼워집니다 


만남의 장소


휴일은 이방인도 품에 안고 대림동 골목 

식탁우 정이 돌고

회포 담긴 술잔이 손끝을 따라

기억의 둥근 궤도를 천천히 맴돈다


한 잔 술에 고향 풍경을 띄우면

젓가락은 허공에 웃음을 그리고

낡은 트로트 한 곡 흘러나오면

고달픈 일상은 잠시 물러간다


말없이 전해지는 고향의 실내등은

잔잔한 마음 한켠으로 번져간다

잔 부딪힐 때마다 고향 사투리 꽃을 피우고

막걸리엔 설움이 살포시 섞인다


만난다는 것은 헤여져야 한다는 다른 말


바람은 여전히 차기만 한데

이 땅에 뿌리내리려 마음 잡는다

어느덧 익숙해진 타향의 골목에는

삶의 이야기로 물들어간다


떠나온 고향은 추억 속 등불이 되고

머무는 여기는 이제 나의 따스한 자리

지금 이 순간 우리는

타지에서 고향을 다시 빚는다


손봉금 프로필 

흑룡강성조선족작가협회 회원. 재한문인협회 사무국장.

신문, 잡지, 방송에 체험수기, 수필, 시, 다수 발표.

영남문학상 시 부문 신인상, 한국국보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동포문학》수필부문 최우수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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