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선
땡볕에 기음 매던
아버지 등허리다
가난과 씨름하던
아버지 큰손이다
한생을
가족애 지고
허리 못편 아버지
감자
살점을 갉아내며
이파리 키워낸다
껍질만 남으면서
수많은 꽃 피운다
반백년
자식들 위해
초불로 산 어머니
대나무
하늘이 높을소냐
키재기 일삼지만
언제나 날개만은
아래로 휘젓누나
비우며
낮게 사노니
사철 아니 푸르랴
단풍
선녀가 너울 쓰고
살포시 내리더니
손님이 왔나보다
산마다 빨갛구나
노을도
네 모습 샘 내
산봉우리 적시네
지게꾼
먼길에 오르막길
홀몸도 벅차거늘
짐을랑 가득지고
어떻게 오시였소
인생은
공수거인데
덜어낸들 어떻소
황혼의 삶
밀려난 막돌인데
그래도 책을 드니
희붐한 동녘처럼
뭣이 좀 보이누나
배움엔
나이 없거늘
래일 당겨 쓰리오
编辑:안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