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 련휴 기간, 중국 광동성 불산시 첩교(叠滘)에서 ‘수상 표류’로 유명한 룡선경기가 열렸다. 특히 이번 경기에 외국인 선수가 직접 참여하며 더욱 주목을 받았다.
저녁 8시, 불산시 남해구 첩북 마을 강변은 룡선 야간 훈련을 관람하러 모여든 마을 주민과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북소리와 환호성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노를 저으며 물살을 가르는 룡선들이 강우를 누볐다. 그중 금발의 외국인 선수인 독일 룡선 애호가 벤자민선수가 중국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노를 저으며 이색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벤자민.
벤자민은 “정말 멋졌습니다. 실제 룡선팀과 함께 훈련할 기회를 얻다니 잊을 수 없는 경험이였어요. 팀의 속도에 맞추는 게 초보자인 저에겐 쉽지 않았고 팔도 너무 아팠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43살인 벤자민은 현재 불산에서 맥주 양조사로 일하고 있다. 지난해 첩교 룡선경기를 본 후 이 스포츠에 푹 빠져 올해 직접 룡선팀을 찾아가 훈련에 참여하게 됐다. 그는 평소 꾸준히 운동을 하고 조정 경험도 있지만 룡선이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운동임을 느꼈다고 전했다.
벤자민은 룡선 훈련을 통해 팀워크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며 이것이 룡선정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영어에 능숙한 팀 동료인 온영성은 그에게 룡선을 소개하며 ‘유룡(游龙)’ 의식, 룡선 세척, 룡선 음식문화 등을 직접 체험하도록 도왔다. 벤자민은 룡선경기를 통해 백년의 력사가 깃든 이 무형문화유산 프로젝트의 깊은 매력에 빠져들었다며 룡선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마을 공동체의 단합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벤자민과 온영성.
그는 중국에서 10년 넘게 생활하며 여러 도시를 거쳤지만 지금 이곳처럼 자신에게 ‘집’ 같은 느낌을 준 곳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온영성은 요즘 많은 외국인들이 룡선 문화를 리해하려 한다며 자신에게 이를 알릴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화를 소개할 때마다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문화적 자신감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룡선 애호가인 마이클은 올해 2월 첩교 룡선팀에 합류했다. 그의 집에서 첩교까지 왕복 2시간이 넘는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3개월간 매일 밤 빠짐없이 훈련에 참여해 왔다. 그는 이는 룡선에 대한 열정뿐 아니라 동료들과 쌓은 깊은 우정 덕분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마이클은 “팀원들이 처음부터 저를 한 팀원으로 받아들이고 많은 도움을 줘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한번은 제가 물에 빠졌을 때 얼굴이 물우로 드러나기도 전에 두 사람이 저를 끌어올려 주었습니다. 저는 문화에 국경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삶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눌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외국인과 현지 주민들이 함께 룡선을 저으며 만들어낸 이 특별한 풍경은 전통적인 룡선 문화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수백년 력사를 가진 이 무형문화유산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루며 더욱 찬란히 빛나고 있다.
/국제방송
编辑:안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