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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우리집 화분꽃

안상근      발표시간: 2025-05-23 10:41       출처: 길림신문 选择字号【

(연길)전영실 

아침이면 일어나서 해살이 스며드는 창턱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여러가지 꽃화분에 물을 주는 것이 내 일상의 한개 내용이다. 

특히 추운 겨울날 창밖에서는 혹한이 앵앵 기승을 부리지만 집안은 꽃피는 따뜻한 봄날이다. 그래서 나는 자못 흥분되기도 한다. 오늘도 나는 물을 넣은 작은 분무기로 여러 꽃화분들에 물을 주었다. 란초꽃, 호박꽃, 월계화꽃, 군자란..... 빨갛고 노랗고 파아란 꽃들이 갖가지 색상으로 존재를 자랑하고 있다. 

사람들은 색상을 내기 위하여 색소물감을 사다가 칠해서 바라는 색을 내오지만 꽃은 자기절로 자라면서 자기만의 독특한 색을 아름답게 피워낸다. 꽃은 자기절로 자기의 아름다움을 분장할 줄 모른다. 녀인들처럼 눈섭을 그리고 분을 바르고 크림을 바르고 립스틱으로 입술을 칠하지 않는다. 그대로 피여난 자연스러운 꽃은 너무도 아름답다. 피여난 그 자체가 우리 눈으로 보아도 우리 마음으로 느껴도 정말로 황홀하다. 

말 못하는 꽃종자가 토양에 뿌리내려 싹이 트고 줄기가 자라고 잎이 자라고 꽃망울이 생기고 꽃망울이 터지면서 꽃이 피고 화분으로 접종하고 씨앗이 여물면서 생명의 전반 과정을 완성해 간다. 그 씨종자는 다시 꼭 같은 종의 꽃을 대를 이어 피워 낼 것이다. 유전 인자다. 그럼 나는 부모로부터 무슨 유전인자를 주입 받았을까? 

어머니는 37세에 남편을 잃고 혼자 몸으로 다섯자식을 키워냈다. 

어린 시절 기억에도 내가 자다가 깨여나면 어머니는 그냥 일하고 있었다. 어미니가 종래로 누워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그때 철없는 나는 어른들은 원래 밤에 쉬지 않는법인가 하였다. 엄마는 때로는 바느질을 하고 있었고 때로는 부엌에서 무엇을 끓이고 있었고 때로는 자고 있는 우리들을 물끄럼히 살펴보면서 무슨 상념에 잠겨 있었다. 다섯자식을 키우는 일이 정말로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얼마나 많은 자질구레한 일들이 어머니손을 거쳐야 했을가!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였을 것이다. 엄청 많은 일들은 엄청 많은 어머니의 잠시간을 빼앗아 갔다. 내가 눈감고 자고 있는 동안 보지 못한 그 수많은 일들을 나는 다 기억할수 없다. 직접 보지 못했으니깐! 그러나 감각적으로 느낌으로는 충분히 알수 있었다. 

자식을 키우는 일이란 천신만고이다. 엄마는 돼지를 길러 소비돈을 해결하였고 마선을 돌려 자녀들의 학비돈을 벌었다. 소학교 때 대퇴골이 상한 나를 업고 4년이나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하마트먼 절름발이로 될번 했던 나를 몸성히 자라게 했다. 다섯자식을 집 다섯채 사서 장가도 보내고 시집도 보냈다. 

이젠 우리 자식들의 나이도 모두 60대를 넘어섰다. 모두들 근심걱정없이 잘 살고 있다. 정말로 엄마가 쏟아부은 막대한 대가로 우리 다섯자식은 건강하고 행복하다. 

올해 엄마는 95세이다. 엄마는 잘 주무시지 않는다. 10년전에 중풍을 맞아 십년째 우리집에 누워 계신다. 주무실 때면 쌕썍 코고는 소리가 정말로 쉬고 싶어 하는 숨소리이다. 그래 인젠 정말 쉬여야지. 아무 일도 하지 말라고 팔다리를 놀리지 못하는 중풍이 찾아 온것 같다. 음식 넘기는 것도 일이라고 심지어 음식 넘기는 기능까지 빼앗아 갔다. 이 딸이 어머니의 손발이 되고 량식이 되고 의사가 되여 지극정성으로 모시라는 자연의 섭리인듯 싶다.

기실 그래야 했다. 나는 어머니를 모시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하루 닭알 세알씩, 그리고 사과며 바나나며 버섯이며 우유며 영양밥이며 무릇 영양가 있는 알뜰한 록색식품은 다 골라 구입하여 액체로 만든다. 그리고는 큰 주사기로 음식 주입 도관에 주입하여 어머니에게 대접시킨다. 대소변도 알뜰히 받아내고 닦아냈다. 욕창이 생길가봐 엄마를 돌아 눕히기를 하루에도 몇번씩 시간맞춰 꼭꼭 한다. 그래서 십년간 욕창 한번 생기지 않았다...

나의 효심은 아마 꽃종자와 같으리라. 꽃종자가 싹이 트고 줄기가 자라고 가지가 생기고 잎사귀가 피여나고 꽃망울이 맺어지고 꽃잎이 활짝 피여나고 종자가 맻히고 그 전반 과정을 꽃종자가 스스로 완성한다. 여기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해빛이고 온도이고 수분이다. 

화분통에 심어 놓은 꽃종자는 반드시 해살, 온도, 수분을 합리하게 섭취해야 한다. 이 일은 나의 몫이다. 이 몫 또한 꽃이 자라는 전반 과정에 어김없이 공급되여야 하는 생태생존환경이다.

엄마는 우리 다섯자식에게 자기 몸을 혹사하면서 이 생태생존환경을 알뜰히 보장해 주었다고 믿고싶다. 이제 ‘엄마’라는 꽃은 생의 마지막 단계에 들어섰다. 엄마 역시 언젠가는 이 세상을 떠나가시겠지만 생명을 지연시키는데는 내 나름대로의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효심에서 싹이 튼다. 효도의 면역력 줄기가 생기고 자라면서 잎사귀가 피여나고 꽃망울이 지면서 꽃 잎이 활짝 피여난다. 그랬기에 엄마는 코로나에 감염되여 열이 오르고 기침하면서도 용케 이겨냈다고 생각된다. 

“아차, 어머니에게 영양음식 주입할 시간이다.”나는 살며시 꽃에 입을 맞추고 주방으로 향하였다.


编辑:안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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