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에게 필요한 건 단순 독서가 아닌 ‘지속하는 습관’

지난 5월 장춘에서 개막된 제3회 동북도서교역박람회, 전국 300여개 업체 참가 속 3만평방메터에 달하는 전시장에서 독자들이 자유롭게 도서를 구매하고 있다. /길림일보
전민독서시대라는 말은 이제 낯설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시간이 없다’거나 ‘책은 사두지만 읽지는 않는다’는 아이러니에 빠져있다.
지난 5월 장춘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린 제3회 동북도서교역박람회는 전사회적인 독서 분위기를 한껏 고양시켰다. ‘동북을 읽고 책향기를 즐기며 미래로 나아가다’라는 주제로 5일간 펼쳐진 이 자리에는 전국 300여개 출판사가 참여해 40여만종의 도서를 선보였으며 230여회의 문화 행사가 열렸다.
3만평방메터의 전시장은 단순한 책 전시를 넘어 ‘독서+체험’, ‘독서+예술’, ‘독서+문화’ 등 ‘독서+’ 융복합 플래트홈을 구축했다. 책과 문화 콘텐츠, 전통 출판과 디지털 IP가 한자리에서 호흡하는 장면들은 우리에게 묻는다. 도대체 왜 읽어야 하고 어떻게 그 ‘읽음’을 일회성 불꽃이 아닌 일상의 호흡으로 만들 수 있을가?
독서는 ‘느림’의 힘으로 ‘빠름’을 견디게 한다. 책은 읽자마자 당장 실용성을 주지는 않지만 생각하는 근육을 키워준다. 스마트폰은 우리에게 매 순간 조각난 지식을 쏟아내지만 책은 그 지식을 련결하고 깊이 파고들도록 이끌어준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정보를 가려내고 깊이 성찰하는 ‘정신의 틀’이다. 독서는 그 틀을 만드는 가장 오래된 도구이다.
또한 독서는 ‘일회성 체험’이 아닌 ‘지속하는 성장’의 엔진이다. 박람회에서 인기를 끈 모형 콘테스트 참가자들의 창의성은 결국 책 속의 신화, 과학, 력사에서 나왔다. 독서가 습관이 될 때 우리는 타인의 삶을 실험하고 미래를 미리 살아보며 오늘의 문제를 래일의 자원으로 바꾸는 힘을 얻는다.
결국 전민독서시대에 독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책을 읽지 않아도 살아가는 데 지장은 없다. 하지만 읽는 사람은 더 천천히 그러나 더 멀리 보고 더 바쁘지만 더 충만하게 산다. 책은 더 나은 답을 주지 못할지라도 더 나은 질문을 하게 만든다. 바로 그 질문하는 힘, 그것이 우리가 여전히 읽어야 하는 리유이다.
문제는 ‘이벤트로서의 독서’가 아니라 ‘습관으로서의 독서’이다. 박람회 등과 같이 대형 행사들을 통해 독서의 필요성을 체감했다면 환경과 시스템이 뒤받침된 후 독서하는 습관을 양성하는 건 개인의 의지에 달려있다.
일상의 조각조각 속에 스며든 독서는 사고의 지속성과 감정의 안정성을 가져다준다. 특히 전민독서시대에는 ‘어떻게 오래갈 것인가’가 ‘무엇을 읽을 것인가’ 못지 않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회성의 ‘좋은 경험’을 평생의 ‘지속하는 습관’으로 바꿀 수 있을가?
우선, ‘작은 성공’으로 시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번에 300페지를 읽으려 하지 말고 하루에 딱 5페지, 10분만 읽겠다고 정해보자. 박람회 기간 연길시에서 진행된 연변주 및 연길시 2026 전민독서 활동 주간 개막식에서 연길시는 ‘북카페쉼터’를 발표했다. 이처럼 내 집 근처 작은 책방이나 커뮤니티 도서관을 먼저 찾아가 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량이 아니라 ‘오늘도 했다’는 성취감이다.
시작을 뗀 후 독서를 다른 즐거움과 ‘결합’하면 지속력을 키울 수 있다. 박람회의 ‘책향기+영화’, ‘책향기+스포츠’, ‘책향기+관광’이 그 례이다. 좋아하는 영화의 원작 소설을 읽은 후 그 영화를 보기로 약속하거나 행사 참가후 받은 할인 쿠폰으로 책을 사는 방식이다. 독서를 고립된 의무가 아니라 생활 속 다른 활동의 ‘완성품’으로 련결하면 지루함이 줄어든다.
여기서 사회적 지지망을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독서법 가운데 하나이다. 박람회에서 길림성작가관이 문을 열고 문호들이 직접 독자를 만난 것처럼 우리 주변에도 독서 모임이나 북클럽이 있다. 독서애호가들과 모여 매주 한쪽을 읽고 감상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의지는 배가된다. 혼자 읽는 책은 쉽게 포기되지만 함께 읽는 책은 책임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종이책을 들고 다니기 여의치 않을 때 디지털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얼마나 많이 샀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소화했는가’에 집중하는 것이다.
독서는 단숨에 결과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씨앗을 심듯 매일 조금씩 물을 주다 보면 어느새 우리의 사고방식, 우리 가정의 대화, 우리 도시의 풍경이 달라져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 독서 습관이라는 작은 걸음을 통해 더 넓은 미래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