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라운드 대 녕파구락부전에 선발로 나선 연변팀 선수들. /사진 김파기자
축구는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다. 순위표의 수자가 경기장의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하고 기록과 통계가 승리를 보장하지도 않는다. 지난 18일 오후 펼쳐진 중국축구 갑급리그 제5라운드 연변룡정커시안팀과 녕파팀의 0-0 무승부는 그 진리를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리그 상위권의 홈팀과 하위권의 꼴찌팀인 원정팀, 이 말만으로도 모두들 압도적이고 ‘당연한 승리’를 예감하기 충분했다. 그러나 축구는 ‘당연함’을 가장 혹독하게 무시하는 스포츠이다. 이날 경기 내용은 오히려 꼴찌팀으로 분류된 녕파팀의 날카로운 챤스가 더 많았고 연변팀은 답답한 경기를 풀어나갔다. 경기에서 표면적으로는 연변팀이 우세한듯 했지만 정작 위협적인 기회는 상대가 더 많았다. 구가호의 선방이 빛을 발했으니 말이지 결과가 얼마든지 뒤집힐 수도 있었다.
여기서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단순한 ‘이변’의 서사가 아니다.
통계는 과거의 그림자일 뿐이다. 리그 순위, 홈 우세, 선수 개인 능력치는 모두 ‘그날’의 90분 앞에서는 참고 자료에 불과하다. 경기는 그날 뛰는 선수들의 컨디션, 집중력, 그리고 순간의 선택으로 만들어진다.
절박함은 강자에게도 독이 되고 약자에게는 약이 된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은 선수들의 발목을 붙잡고 ‘잃을 것이 없다’는 각오는 예상밖의 에너지를 뿜어낸다. 녕파팀의 끈질긴 수비와 전술적 절제는 절망 속에서 피여난 전략의 결정체였다.
약자의 반격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조직력과 준비성이 개인 기량의 렬세를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녕파는 철저한 분석과 맞춤형 전술로 ‘당연한 패배’를 ‘값진 무승부’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본다.
축구 력사에는 수없이 많은 ‘데이비드와 골리앗’의 전설이 쓰여있다. 그 이야기들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절대적인 강자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은 존재하고 절대적인 약자에게도 그날만큼은 승리의 신화를 쓸 가능성이 살아 숨 쉰다는 것이다.
오늘의 0-0은 단순한 무승부가 아니다. 그것은 축구라는 스포츠가 가진 가장 아름다운 본질, 즉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증거이다. 우리가 축구를 사랑하는 리유는 바로 이 때문이 아닐가? 90분간 펼쳐지는 모든 리론과 예상을 뛰여넘는 순간들, 그 불확실성의 마법에 우리는 매료되는 것이다.
연변팀에게 이 경기는 교훈이자 다음을 위한 자양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의 결과를 순위표에 기록한 채 다음 경기장에서 펼쳐질 또 다른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를 기다린다.
축구에는 ‘당연한 승리’가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축구를 끝없이 사랑하게 되는 것이 아닐가./석봉
编辑:김가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