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길)김정권
아침이 노을원단 풀어서
동산의 릉선에 펼쳐놓고
해살의 가위로 마름질 한다
무늬진 무지개 앞섶에
민들레웃음 덧대고
종달이노래로 다림질한다
반달의 소매 달고
별찌고름 매면
청산이 먼저 입겠다고
가슴을 쑥 내민다
4월의 바람
햇살로 뜬 저고릴 입고
흰구름 밟으며 오시나
복사나무가지에
눈발의 흰너울 씌워놓네
남촌 매화꽃이 그려준
붉은 입술 열어
안개포대기 들고 내미는
초록의 잎새에
꽃즙 묻은 이발을 닦네
들국화
언제쯤 필까
어디서 필까
필까 말까 할 때
고민 많이 한 건
달이 안다
어떻게 필까
뉘처럼 필까
필동 말동 할 때
생각 많이 한 건
별이 안다
그렇게
달거리하다
별거리하다
보자기를 터쳐 하얗게
별무리를 쭈욱 널었다
수국
하늘빛 풀어
달이 지은 저고리
청산이 입으니
연못가의 파랑새
물을 차고 가더라
안개빛 물들여
별이 지은 통치마
아침해가 입으니
샘물가의 꽃사슴
입술 씻고 가더라
하늘과 바다의 만남
그 하모니에서
남색빛 시가
별꽃 들고 있더라
폭설
너는 너를 비행기에 실은 채
내 가슴안에 들어왔다
비행기는 내 안에서
폭설을 맞아 결항을 했다
너는 비행기 안에
마음만 놓고 몸은 갔다
나는 내 안의 비행기는
맛있는 오돌뼈인 양
죄다 씹어먹은 후
위장에 내려보내 소화 시키고
너의 마음도 내려보내려 하니
그것이 조개속의 진주처럼
내 심장속에 들어박혀
기어히 내려가 주질 않았다
그렇게 너는 내 안에서
나의 숨통을 쥐고 놀았다
编辑:안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