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강성 동녕시조선족로인협회 설립 25돐 경축대회 측기
최근, 흑룡강성 동녕시인민경기장 백성대무대는 이른 아침부터 ‘동녕시조선족로인협회 설립 25돐 경축대회’에 참가하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곳은 ‘북국의 강남’으로 불리는 동녕시의 명소이다.
화려한 무용복으로 차려입은 녀성들과 은은하게 울려퍼지는 악단의 경쾌한 선률 그리고 찰떡, 순대, 김치를 팔기에 분주한 상인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행사장을 가득 메웠다. 동녕시조선족로인협회 김성근 회장과 리종근 고문이 필자를 따뜻하게 맞이하며 이번 경축대회의 성황에 대해 간략히 소개했다.
2000년에 설립된 동녕시조선족로인협회는 현재 10개 분회와 450여명 회원을 두고 있다. 많은 이들이 해외와 남방으로 떠났지만 여전히 많은 조선족로인들이 고향을 지키고 발전시키려는 사명감으로 마을에 남아있다. 이들은 마을마다 로인협회를 조직해 매주 정기적으로 모임을 가지고 시사 학습, 무용과 노래 교습, 외지 관광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마을 청소, 식수조림, 사회치안 유지 등 활동도 꾸준히 견지하고 있다.
이 협회 산하 연출단은 성과 시급의 문예공연에 여러차례 참가했고 일찍 흑룡강성 조선족문예공연에서 농악무 1등상과 무용 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또한 전동률 대장이 이끄는 게이트뽈대는 여러차례 전국 게이트뽈경기에 참가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오전 9시, 장엄한 국가 연주가 끝난 뒤 김성근 회장이 축사를 했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동녕시의 조선족 로인사업을 위해 헌신하신 장현출, 김동림, 태일민, 리종건 전임 회장님들의 로고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우리는 초심을 잊지 않고 사명을 명기하며 로인사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동녕시민족종교국 김경산 주임은 축사를 통해 “이번 경축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민족사업의 뿌리는 기층에 있고 힘은 대중속에 있다. 앞으로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로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단결하며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확고히 수립하는 데 봉사할 것이다.”고 밝혔다.
다채로운 문예공연은 동녕시조선족로인협회 산하 동녕진로인협회의 100여명 대합창 〈아리랑〉과 〈노래하자, 조국〉으로 막을 열었다. 평균 년령이 70세를 웃도는 회원들은 찌는 듯한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공연을 준비해 무용, 소합창, 독창, 농악무와 시랑송까지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했으며 관중석에서는 끊임없이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동녕진조선족로인대학의 무용 〈꽃피는 봄〉과 삼차구촌의 무용 〈아리랑 스리랑〉은 절주 빠른 세월속에서도 시대의 부름에 응답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로인들의 진취적인 정신면모를 보여주었다. 전청남의 독창 〈나는 중국을 사랑하노라〉는 중화민족의 대가정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목소리를 노래에 담았으며 특히 동녕진로인협회 신동호의 시랑송 〈로년의 길〉 (우리는 / 어디서 왔고 / 또 어디로 가야 하는가 / 아쉬움도 미련도 그리움으로 간직하고 / 로년이 맞이한 겨울앞에 / 래일을 향해 / 그렇게 살아가자!)은 많은 로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80대 로인들인 리종건, 리영애, 김천학, 정춘옥, 김민식 등은 공연을 관람하다가 감격을 참지 못하고 모금함에 100원, 300원, 500원씩 협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두시간도 채 되지 않는 사이에 3만여원의 성금이 모아지는 감동적인 장면도 펼쳐졌다.
사회자가 공연의 종료를 선언했지만 오랜만에 재회한 로인들은 아쉬움을 안고 흩어지지 못했으며 나무그늘 아래 모여 술잔을 기울이며 노래를 이어갔다. 아리랑 노래소리가 마을을 넘어 멀리까지 메아리쳤다.
/리삼민특약기자
编辑:유경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