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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고향과 나 (외1수)

안상근      발표시간: 2025-12-19 14:18       출처: 길림신문 选择字号【

◎안생

1

한참이 된 것 같다

창 밖에서 가느다란 바람 스치며

내 귀가에 아버지 코고는 소리로 들린다.

2

초가집은 고요해 뒤창에서 스미는 해빛

밥은 다 지어지고 엄마는 분주해지기 시작한다

3

꿈에 나는 또 고향에 갔더라

거기서

9월의 저물 녘, 아버지와 같이

조금씩 늙어가더라 

4

산기슭 진달래 밭에선

여느 해와 같이 

연분홍 꽃이 피였다 지고

꽃잎은 바람결에 날리고

굽이도는 개울물에 실려

멀리 가더라

5

머나 먼 그 봄날

바람이 두만강기슭을 스쳐갈 때

할아버지도 멀리 가셨단다

6

고향과 나를 버리고 멀리 가버린 봄날

다시 돌아오려나, 와서 이 부끄러운 얼굴 봐줄가  

7

사랑스런 비술나무 못 본척 하는데

나팔꽃 콩꽃들아

너의 옛 주인 알아보느냐?

8

아버지의 발자국에 다져진 뜰

할아버지의 누런 책자, 약서랍, 작은 탁자

얼룩진 마루장과 처마밑 거미줄

저물 녘의 울타리

그리고 귀에 익은 아버지의 기침 소리......

9

얼마나 오랜 기다림이던가 이 사람들 속에서

이 대지에서 나는 다시 태여나련다

10

깊은 잠에 드신 할아버지

오늘 부끄러운 자손은

여기까지만 적어 올리나이다


엄마의 된장국이 나를 키웠더라


어릴 때

엄마는 항상 타이르듯 말했다

된장국을 많이 먹어라 그래야 힘이 세진단다

우리 된장에는 다섯 가지 맘이 있어

끈기,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는 성질

올곧음, 다른 것과 섞여도 변치 않는 맛

착함, 매운 맛도 부드럽게 하는 맘

어울림, 어떤 것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너그러움

불성, 비릿한 냄새, 기름기도 없애는 힘


맑고 쓰린 그 나날

엄마는 된장국으로 나를 키웠다


그래서 내 깨우쳤더라

사람은 쉽게 변할 수 없지

참으로 좋은 사람은

넉넉한 가슴에 사악스러운 것 버리고 

언제나 착한 켠에 서 있어야 하는 것을 

제일 좋은 것 남에게 주고

넉넉한 맘에 그늘이 없어야 하는 것을 

언제나 착한 켠에 서 있어야 함을...


编辑:안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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