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에 담은 학문의 길, 그 위대한 기록의 힘

연변대학 외국어학원 김광수 교수가 수십년간에 걸쳐 한자한자 모아 올린 긴 려정의 결실이 차례로 빛을 보게 되였다.
김광수 교수는 2024년 《조선어학사전》의 출간을 시작으로 2025년에는 《한조명사대역사전》을, 2026년에는 《생물학용어대역사전(영어-중국어-조선어-일본어)》을 선후로 내놓았다. 이미 2023년에 공동 주필로 참여한 《조선말대사전》(전 4권)이 발행되면서 최근 몇년 사이 4권의 대형 사전을 잇달아 선보이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김광수 교수는 1989년 연변대학 조문계 조선언어문학 전공을 졸업하며 학문의 첫발을 내디뎠고 2001년에는 모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연구자로서의 깊이를 갖추었다. 이어 2004년 한국 카이스트(KAIST)대학에서 박사후 과정을 마치며 국제적인 학술 감각까지 두루 련마했다.
현재 연변대학 외국어학원 교수이자 박사생 지도교수이며 연변대학만퉁구스연구중심 주임이자 길림성조선어학회 리사장이기도 하다. 김교수는 교학을 진행하는 동시에 지금껏 70여편의 론문을 발표했고 수십개 전문서적과 교재의 편찬을 집필하거나 참여했으며 과학연구 과제를 꾸준히 이어가는 등 그야말로 한평생을 오직 언어학 연구에 바친 정통 학자이다.
한편 이번에 세상에 나온 책들중에는 준비 기간까지 포함하면 무려 10년 이상이 소요된 것도 있다고 하니 이 방대한 편찬 작업은 단순한 어휘 집성을 훌쩍 넘어 조선어의 본질과 정수를 기록하는 일이였다.
더불어 《생물학용어대역사전》, 《한조명사대역사전》 등 사전의 주필을 담당한 김광수 교수의 책은 언어학 전문 용어, 한조 대역, 생물학 용어 대역 등 다채로운 령역을 아우르며 중국 조선어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연 리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4권의 사전을 관통하는 공통된 철학에 대해 김광수 교수는 “언어는 나라와 나라 사이, 민족과 민족 사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 교류와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도구”이며 “언어의 문화적 상징 특성으로 볼 때 특정 력사적 단계의 민족 언어를 사전을 통해 정립하는 것은 다민족 문화의 맥을 잇는 중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교수는 “나 혼자가 아니라 동료 학자들, 그리고 수십년간 현장에서 언어 자료를 캐낸 수많은 분들의 지혜가 없었다면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이였다.”고 겸양을 표하기도 했다.
이렇듯 방대한 언어 유산을 한데 엮어낸 그의 다음 발걸음에 학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아래에 그 사전들을 하나하나 소개한다.
― 조선어학 연구 참고자료 《조선어학사전》

《조선어학사전》은 연변대학 중국조선언어문자정보화기지·조선-만퉁구스연구중심에서 편찬한 언어학 전문 사전이다.
이 책의 머리말에서 김광수 교수는 “언어학은 언어발전을 과학적으로 선도한다. 조선어와 우리의 언어학의 발전은 우리들 앞에 나서는 공동의 민족적 과제이다. 민족어의 발전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언어학의 옳바른 발전을 위하여 이 분야의 학술용어와 그 연구 력사 및 세계적 추세를 정립하는 것은 우리의 언어학 앞에 나선 당면한 과제”라며 “이러한 당면한 과제를 과학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연변대학 중국조선언어문자정보화기지는 김일성종합대학 어문학부 조선어강좌와 손잡고 처음으로 언어학 부문의 학술용어들을 력사와 현대, 세계 언어와 문자 체계 등을 공시태와 통시대의 관점에서 올림말로 올리고 정리하였다.”고 이 책의 취지를 밝혔다.
수십명 언어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ㄱ’에서 ‘ㅞ’까지 3,908개 올림말(词条)을 수록한 이 사전에는 언어학의 기본 개념은 물론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계산언어학, 담화언어학, 자료언어학 같은 첨단 분야 용어까지 담았다.
실제로 《조선어학사전》은 모든 표제어에 명쾌한 정의를 먼저 제시한 뒤 력사적 변천과 실제 용례를 상세히 풀어내는 방식을 취했다. ‘소리닮기(어음동화)’, ‘방패삭뼈(갑상연골)’처럼 고유어를 우선하는 한편, 이미 굳어진 한자어는 그대로 살려 실용성을 높였다.
김교수는 “단순히 조선어학 지식만 담은 것이 아니라 알렉싼드리아학파(亚历山大学派)、알바니아어군(阿尔巴尼亚语族)、알타이제어(阿尔泰语系)등 세계 여러 문자의 체계, 서양 언어학사의 주요 개념까지 폭넓게 포함해 세계 언어학 사전 역할도 겸한다.”고 덧붙였다.
― 실용성 앞세운 《한조명사대역사전》

《한조명사대역사전》은 중국조선어규범위원회가 2007년부터 2023년까지 심의한 신조어를 대거 반영하여 근 2만개의 중국어 어휘를 수록했다. 일상생활은 물론 시사정치, 교통 정보, 공공 취업, 전자상거래, 물류, 택배, 써비스 등 현대 사회의 변화상을 어휘로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또한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삼아 일상생활을 중심으로 의식주, 명절 풍습, 호칭과 례절, 자연만물 등과 관련된 명사를 폭넓게 수집하였고 정확한 대역과 명확한 리해를 위해 사전적 정의 뿐만 아니라 실제 언어환경에서의 용법까지 고려하여 대역어휘가 원래의 뜻에 가깝고 자연스럽게 읽힐 수 읽도록 하였다.
이 사전의 편찬 목적은 언어 학습자와 문화 교류 실무자들에게 간결하고 실용적인 참고자료를 제공하는 데에 있다.
“이중 언어 도구서의 편찬은 결코 단순한 언어 차원의 기술 작업이 아니라 국가적 립장과 문화적 사명을 함께 짊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김교수는 “이 사전을 편찬하는 과정에 단어 하나하나에 중국의 시각과 립장을 정확히 담아 중화민족공동체의식 확고히 수립을 강화하는 련결고리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 자연과학 분야에도 뻗은 성과 《생물학용어대역사전》

“영어·중국어·조선어·일본어 4개 언어로 생물학 용어를 대역한 《생물학용어대역사전》은 149만자에 7,860개 올림말을 아우르는 전문 도구서이다.
동북아시아에 위치한 중국, 조선, 한국, 일본은 생물자원이 풍부한데 용어 체계가 제각각이라 국제 공동 연구에 장벽이 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 사전은 용어의 정확성, 단의성, 체계성, 근거성, 모국어화 등의 원칙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영어에 대응되는 동북아시아 생물학 용어의 현황을 조사하고 그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석한 후 이에 대한 규범과 표준화 방안을 모색하고저 영어-중국어-조선어-일본어 생물학용어 대조목록을 구축하였다.
이는 동북아시아의 생물학연구 및 생물학용어의 규범화와 보급에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가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교수는 “이 사전을 시작으로 다른 과학기술 분야의 용어에 대해서도 학술 용어의 규범화와 표준화 작업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 국가사전편찬출판계획 선정 초대형 프로젝트《조선말대사전》(공동 주필)

네권의 사전중 가장 방대한 《조선말대사전》은 조선어 언어연구를 집대성한 총 4권으로 2,270만자에 달하며 지난 2023년 수십명 편찬자들의 참여로 10여년에 걸쳐 출판되였다. 김광수 교수는 이들 편찬자중 한사람이다.
해당 사전은 40여만개의 올림말을 수록하고 있으며 내용은 정치, 경제, 법률, 언어, 문학, 예술, 미술, 의학, 약학, 수학, 물리학, 화학 등 47개 분야를 아우른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자주 사용하는 조선어 단어, 관용구, 속담, 격언을 중심으로 외래어, 방언, 학술용어, 과학기술용어, 고대조선어 및 시대발전에 따라 생겨난 신조어까지 포함하고 있어 지금까지 국내에서 가장 권위있는 조선어 대형 도구서로 평가받는다.
《조선말대사전》은 현재 국내외 대학의 조선어 전공 지정 도구서로 활용되고 있으며 ‘아시아 경전 저작 상호 번역 계획’의 기초 말뭉치(语料库)로도 쓰이고 있다.
/김가혜 기자
编辑:안상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