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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는 조선족(외3수)

      발표시간: 2025-11-25 15:28       출처: 选择字号【

◎류혜선


울 할아버지 5남매 자식 앞세우고

두만강 넘어 용천골에 오실적에

산천은 모두 하얀 백설이요

할아버지 할머니, 옆에서 걷는 자식들도

등에 업힌, 품에 안긴 아기

모두 하얀 베옷을 입고 왔다오


울 아빠 새하얀 베천 한복에 두루마기 입고

울 엄마 새하얀 열두폭 모시십새배 치마저고리 입고

양가 부모님께 큰절 올리고

신랑신부 맞절하며 백년가약 맺었다오

부모님 낳아 키운 우리 4형제 모두

세상에 온 첫날 흰 배내저고리를 입고 컸다오


나는 새하얀 유동 치마저고리 입고 시집갔소

지금껏 나들이 옷은 흰 베옷이라오

흰옷입고 흰꿈 꾸는 나는 조선족이라오


고향 하늘


하늘이 그립소

비온 뒤 흙내음 싱그럽게 피여오르고

초가집 통나무 굴뚝에서

밥연기 모락모락 타래치며 올라가던


하늘이 그립소

서산노을 늬엿늬엿 걸어오는 해를 반기고

팔간집 외양간에 매 놓은 송아지

음매음매 엄마 찾는 울음소리 울려퍼지던


하늘이 그립소

팽이치다 뒤로 자빠져 한창 쳐다보던

캄캄한 밤 둥근 달 반짝이는 별과 같이

바람타고 구름과 숨박꼭질하던


그 하늘이 하염없이 그립소


우리 동네 1


옹기 종기 모여살던

하얀 마을 우리 동네


아침이면 집집마다

책보 안고 책가방 멘

애들이 우루루 몰려나와

학교로 간다


하얀 저녁연기 서산에 몰몰

동네 애들 하나 둘씩

털썩 털썩 모둠 뜀을 뛰며

집으로 온다


창밖에 어스름 비치는 어두운 전등불 밑

밥상에 모여 앉아 비좁다고 팔꿈치 싸움

마음 착한 둘째 공책들고 물러나

방바닥에 책을 편다


밥상에 엎드린 막내 코 곤다고

야단치는 맏형

할머니 막내 손주 엉덩이를 토닥토닥

공부습관 나빠진다 큰손주 투덜투덜


온 밤 하얀 꿈 꾼 애들이

날밝으면 우르르 학교가던

하얀 마을 우리 동네 그립구나


우리 동네 2


그때는 정말 아이들도 많았지

옆집 오빠들 “꿍! 지! 파!” 신났지

지면 엎드리고

이기면 올라타고


그때는 정말 아이들도 많았지

언니들 고무줄 뛰기 신났지

승희언니 높이 뛰여 발에 고무줄 걸면

우리 모두 그 결에 붙어 함께 뛰였지


그때는 정말 아이들도 많았지

엄마들 저녁 먹으라 부르면

신나게 놀던 애들이 우르르

서너명씩 한 집안에 들어갔지


지금은

그 동네 높은 빌딩 으시대는데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은

보이질 않네


다 어데 갔을가!


编辑:안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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