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변조선족음식 발전개황1] 연변양고기 뀀

안상근 발표시간: 2025-05-20 14:02 출처: 길림신문 选择字号【小中大】

연변조선족전통문화발전연구회 회장 허향순

민족음식업에 몸 담은지도 어느덧 30여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연변조선족자치주’라는 특수한 환경과 개혁개방의 시대흐름 속에 남겨진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돌이켜보면 저도 모르게 감개무량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개혁개방 이후 우리 민족 음식문화에서도 주요한 몇가지 음식들의 변화에 대하여 간단히 짚어 보려 한다.

지난 30여년간 걸어온 그 길에는 음식업계의 뜻있는 리더들이 민족음식문화의 정수를 옳바르게 터득하면서 그것을 타민족, 나아가 이웃나라들의 음식문화에 접목, 융합시켜가며 우리 민족만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창출해 낸 업적들이 담겨져 있다. 또한 우리는 전통음식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면서 중국의 전통음식문화와는 뚜렷이 차별되는 음식문화를 긍정적으로 이루어냈다. 그 과정들을 살펴보면 음식문화에 있어 외국과 겨룰 수 있는 특색을 살리기 위해 기울인 정성과 노력들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례를 들면 연변의 많은 음식업자들은 선조들이 물려준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우리와 비슷한 음식문화의 뿌리를 갖고 있는 한국에 수차례 방문하면서 그들의 유명한 음식업체들을 벤치마킹하는 것과 한국의 유명한 주방장들을 모셔와 그들의 비법과 묘리들을 겸허히 배우는 것 등이 포함된다. 그렇게 수십년 동안 반복적으로 실천과 학습, 교류와 토론을 하면서 현재 실정에 맞는 음식들을 새로 발명할 수 있었고 동시에 민족음식들에 대하여 체계적인 재인식을 진행할 수 있었다.

민족음식들 중에는 연변조선족들이 직접 '발명'하고 개량한 음식들을 많이 찾아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양고기뀀은 먹는 방법과 형식, 조리방식과 가격 등 상당한 부분들에서 우리들의 인식을 크게 변신시킨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연변양고기뀀

양고기뀀을 설명하려면 우선 불고기의 유래부터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우리의 전통음식인 불고기는 근 백년 동안 소고기를 위주로 조리하거나 여러가지 육류와 야채를 곁들어 만드는 방법으로 밥상에 오르고 있다. 또한 불고기라면 구워서 먹는 방법도 뺴놓을 수 없는데 굽는 방법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는 불우에 석쇠를 놓고 굽는 방법, 지짐판을 놓고 굽는 방법, 꼬챙이에 꿰서 굽는 방법 등이 있다.

옛날에는 생활형편이 어려워 고기를 구워 먹는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였지만 개혁개방 정책이 실시되면서 약간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었다. 개혁개방 이후, 시장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사람들의 생활수준도 함께 향상되였고 이어 식생활에서도 특히 육류섭취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였다. 그 외에도 시장경제의 활성화는 동북지역뿐만 아니라 내몽골, 신강 등 연변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 타민족의 민족음식문화까지 자연스럽게 연변에 흘러들게 하였는데 그 중에서도 신강위글족의 양고기뀀이 가장 조선족들의 눈에 띄게 된 것이였다.

신강의 양고기뀀은 그 꼬챙이의 길이가 무려 두뼘이나 되는 삼각형 불수강인데다가 꼬치에는 양고기덩어리들을 꿰여넣는 방식으로 무게가 100그람이 넘었다. 그리하여 양고기뀀은 두개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에 비해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단점으로 일반 서민들 사이에서는 소비량이 적었다. 특히 남성들은 고기반찬을 곁들인 음주를 즐겼지만 신강 양고기뀀을 술안주로 삼기에는 경제적으로 너무 힘에 부치는 일이였다.

신강 양고기뀀은 이러한 단점들로 인해 그 크기와 모양에 있어 점차 변화를 가져오게 되였다. 그 결과가 바로 양고기뀀의 길이를 한뼘으로 줄이고 비둘기알만큼 작게 썬 고기들을 꽂아서 만든 ‘연변식 뀀’이였다.

'연변식 뀀’은 연변에서 값싸고 얻기 쉬운 숯불에 직접 굽거나 석쇠 우에 놓고 구웠는데 그 분량은 신강 양고기 뀀 두개 분양에 연변식 불고기뀀 20뀀이나 대체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개량된 20뀀의 양고기뀀은 거뜬히 맥주 두병 정도의 안주가 되여 주었고 가격 또한 경제적으로 저렴하였기에 일거삼득의 효과를 일으킬 수 있었다.

이렇게 개량된 ‘연변양고기뀀’은 특별한 홍보와 광고의 도움 없이 스스로 우리 조선족 음식문화에 들어서게 되였다. 후에도 ‘연변양고기뀀’의 발전은 계속되였는데 례를 들면 신강사람들이 고기를 '즈란'(紫兰)이라는 조미료에 찍어서 먹었다면 연변에서는 조선족의 대표적인 양념인 고추가루, 깨, 소금 등으로 양념장을 대체하였고 거기에 모두들 좋아하는 생마늘까지 곁들여서 구워먹으면서 민족음식으로서의 특색은 더욱 짙어졌다.

결국 시간이 흘러 나중에는 ‘연변양고기뀀’이 전 동북지역의 음식시장을 점령하게 되였을 뿐만 아니라 연해도시들과 국내 주요 대중도시들에도 연변에서 브랜드로 익히 알고 있는 '백옥꿤점' '풍무뀀점' 강뚝뀀점' 등 허다한 양고기뀀점들이 당당하게 뿌리내리고 있다. 또한 연변에 놀러 오는 려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조선족 대표음식' 중의 하나로 부상하면서 타국의 유명한 료리사들의 인정까지 받게 되였다.

(필자는 연변조선족전통문화발전연구회 회장,연성각 사장임)

编辑：안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