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대련시조선족로인협회 감정자분회에서는 회장 하순길의 인솔 하에 50여명의 회원들을 모시고 ‘나의 이야기’활동을 열었다.
분회에는 회원이 도합 67명이고 대부분 동북3성의 타지역에서 자식 따라 제2의 고향 대련에 정착했다. 주로 노래와 춤, 들놀이 등 다양한 활동으로 로인들의 만년생활을 즐겁게 하고 ‘나의 이야기’활동도 정기적으로 조직해 로인들이 초심을 잊지 않고 제2의 고향에서 여생을 보내게 하고 있다.
활동의 첫 순서로 84세 조영학회원의 간추린 인생 이야기를 들었다.
1961년 조영학 일가는 료녕성 단동시의 어느 한 시골마을에서 살았다. 그때 다섯살 된 녀동생이 심한 귀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런 동생을 구하기 위해 조영학의 일가족은 좋다는 약은 다 써보았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동생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조영학은 인단을 팔아 치료비를 장만하려고 목숨을 내걸고 강 건너편으로 넘어갔으나 숱한 고생에도 불구하고 별 소득 없이 돌아오게 되였다. 집에 돌아와보니 8촌 형이 병든 동생이 갖고 있던 얼마 안되는 돈을 챙겨서 도망간 것이였다. 그 동안 어머니는 머리가 하얗게 세여 있었고 어린 동생은 사선에서 몸부림치고 있었다. 이 기막힌 현실앞에서 눈물진 얼굴로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꼭 이 집의 기둥으로 이 가정을 책임져야겠다는 의지로 더 억세게 세상을 헤쳐나왔다고 한다.
감동어린 가정사를 전해들은 분회의 로인들은 “우리는 언제나 그 어떤 역경속에서도 앞을 향해 전진하고 초심을 잊지 말고 여생을 더욱 보람 있게 살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봉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