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윤은 적어도 마음의 수익률은 100%입니다"
로인들을 위한 로인커피숍 사장의 가슴 따뜻한 이야기
"커피 한잔에 10원이면 되겠수…?"
로인고객이 커피숍 문턱에서 망설이며 내민 물음에 김은혜(44세) 사장은 오늘도 마음이 찡해진단다. 상해에서 10년간 무역 회사 생활을 하던 그녀는 고향 연변으로 돌아와 뜻밖의 사업을 시작했다. 바로 로인들을 위한 <60세 늘 청춘카페>, 로인 커피숍이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김은혜 사장은 상해에서 무역업에 매진했다. ‘돈을 벌어 성공하고 행복하자’는 생각으로 밤낮없이 달렸다. 그러나 어느 날, 그간 아글타글 벌어놓은 돈과 성과보다 흘러간 시간이 더 값지다는 것을 깨달았다. 특히 수화기 너머로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 한켠이 저며왔다.
로인들에게 눈길이 가게 된 전환점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친구를 따라 간 양로원, 현관을 들어서자마 느껴지는 묘한 정적과 그리고 긴 복도 의자에 앉아 창밖의 아무것도 아닌 풍경을 몇 시간이고 몇달이고 몇년이고 바라보고 있을 것만 같은 로인들의 모습. 그들의 눈빛은 텅 비여 있었고 동시에 무언가를 간절히 갈망하고 있었다고 김은혜 사장은 회상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쓸쓸함이였죠. 로인분들이 너무나 외롭고 애처로와 보였습니다."
그리고 귀향후 우연히 집근처 마을에서 접한 카페 임대 소식. 원래 주인은 퇴직후 70세에 카페를 열어 5년 가까이 운영하다가 힘에 부쳐 내놓은 상태였다. 당시 바리스타 역시도 백발이 성성한 퇴직 로인이였다. 김은혜 사장은 원주인의 권유로 단골 고객에서 운영자가 되여 커피숍을 이어받았다.

단골 고객과 독서를 하면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김은혜 사장(왼쪽)
100평방메터 좀 더 되는 공간에는 따뜻한 원목 인테리어를 그대로 두었다. 여느 커피숍에서 흘러나오는 팝송이나 클래식 대신 이 카페에 들어서면 가끔 흥겨운 퉁소소리나 통기타 선률이 흐르는 이색적인 풍경이 그려진다. 로인들이 부담 없이 들어올 수 있도록 메뉴 가격도 낮게 책정했다.
"자식들에게 부담될까봐 련락도 못하겠다는 분들이 많아요. 그냥 들어주기만 해도 눈물을 흘리시더군요."
로인들에게 이제 이 카페는 단순한 음료 판매 장소를 넘어 정서적 안식처가 되였다. 로인들은 김은혜 사장을 ‘조카’라 부르며 속마음을 터놓기도 한다. 간호학을 전공했던 그녀는 로인들의 심리 상태를 세심히 읽어내며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군 한다.
단순한 대화 공간을 넘어 김은혜 사장은 작은 독서회도 열어 로인들이 책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가 하면 때로는 로인들로 무어진 소규모 합창단을 조직해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이 카페는 또 다른 가족이 되여주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김은혜 사장은 스마트폰을 다루지 못하는 로인들을 위해 배달 주문을 도와주고 추운 날에는 따뜻한 공간을 제공해주며 무더운 여름에는 시원한 쉼터가 되여주기로 했다.
이 카페는 생각처럼 경제적 리윤이 많지 않다. 가끔은 원가도 못건지는 날도 허다하지만 김은혜 사장의 생각은 좀 다르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만으로 마음이 가득 찹니다. 책에서 읽은 것처럼 '인생은 가진 것이 남는 게 아니라 뿌린 것이 남는다'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지금도 로인들은 주문도 하기전에 꼬깃꼬깃한 지폐를 내밀며 "이 정도면 될가?" 물어본다. 김은혜 사장은 그럴 때마다 푸근한 미소 지으며 대답한다. "넉넉하니 어서 들어오세요."
최근 연길의 철남거리 일대가 젊은이들의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했지만 김은혜 사장은 카페의 정체성을 지키고 있다. 간판을 바꾸라는 주변의 조언도 있었지만 그녀는 고집스럽게 원래 간판을 지켰다.
"혹시라도 이곳이 사라지면 갈 곳을 잃을 분들이 있을가봐요. 이 카페가 그분들에겐 또 다른 ‘집 같은 곳’이니까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정말 많아요. 특히 시간과 사람 인정이요. 그래서 더 놓을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로년이 외로움의 시간이 아니라, 위로와 공감의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이 작은 공간이 계속 있으면 좋겠습니다."
상해의 화려한 네온사인아래서 찾지 못한 행복을, 고향의 조용한 골목길에서 찾았다는 김은혜 사장. '로인 커피숍'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어느덧 세대를 잇는 다리이자 외로움을 위로하는 따뜻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 내리는 커피 한 잔에는 특별한 재료가 들어간다. 바로 로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 용기'와 '공감할 마음'으로 김은혜 사장은 오늘도 향긋한 커피 한잔으로 그들에게 커다란 위로를 선사하고 있다.
/김영화기자
编辑:최승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