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패보다 우정, 동북 형제들의 축제
5월의 동북대지에 축구축제가 펼쳐졌다. 동북지역 도시축구리그(이하 '동북리그')가 5월 23일 정식으로 개막한 가운데 장춘올림픽공원경기장은 개막전부터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경기장 안팎에 모인 2만 1,000여 명의 관중들은 단순한 승부를 넘어서 축구로 하나가 되는 축제의 장을 만들었다.

경기장 입장과 개막 공연
당일 오후 5시경, 기자일행이 경기장 서쪽문에 도착했을 때 이미 주변은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검표소 주변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졌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부터 남녀로소 모두 각자의 기대를 안고 줄을 서 있었다. 통로 한쪽에는 붉은색 장춘팀 유니폼과 응원 목도리가 걸린 부스가 자리했고 곳곳에서는 안내복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관중들에게 무료로 응원 기발을 나눠주며 분위기를 한껏 돋구고 있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부스마다 펼쳐진 다양한 간식과 기념품들이였는데 김이 모락모락 나는 현장 음식부터 팀 마스코트가 새겨진 소품들까지 가격 또한 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 많은 호응을 얻고있었다.

길림경찰학원 300명 학생들이 선보인 〈량검·출정〉 군체권 퍼포먼스
오후 6시경, 입장이 시작되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자 8시로 예정된 경기 시작을 두 시간이나 앞두고도 관중석은 이미 뜨거운 열기로 달아오르고 있었다. 쏟아지는 조명과 경쾌한 음악,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 속에 경기장의 분위기는 점점 고조되였다. 7시를 넘기며 개막식 공연이 시작되였고 장내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장춘팀 선수이자 시민들에게 ‘설병후’(雪饼猴)로 친숙한 왕경봉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것은 길림경찰학원 300명 학생들이 선보인 〈량검·출정〉 군체권 퍼포먼스였다.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펼쳐지는 대형과 우렁찬 함성은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처럼 경기장을 단숨에 압도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청춘의 물결이 이어졌다. 길림성스트리트댄스협회 400명의 청소년들이 펼친 〈제천·축몽〉 공연은 동북지역의 정서와 현대적 감각을 담아내며 젊은 패기를 뽐냈다. 특히 장춘팀 선수이자 시민들에게 ‘설병후’(雪饼猴)로 친숙한 왕경봉이 무대를 리드하며 등장하자 경기장은 금세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동북 형제들의 우정’, 승부보다 빛난 응원 열기
공연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오후 8시, 마침내 장춘팀과 통료팀의 개막전이 시작되였다. 두 팀은 초반부터 빠른 공방전을 주고받으며 경기장을 달구었다. 전반 41분, 장춘팀이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앞서갔지만 불과 4분 뒤인 45분 통료팀도 페널티킥으로 곧바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두 팀은 추가 득점을 위해 치렬한 접전을 이어갔으나 더 이상의 꼴은 터지지 않았고 결국 1대 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내내 관중들의 표정은 승패에 대한 집착보다는 '동북리그' 개막 그 자체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빛났다. 홈 팬들은 응원 깃발을 흔들며 구호를 주고받고 응원가를 따라 부르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경기장의 열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원정팀인 통료 팬들의 모습이였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관중석에 자리한 통료 응원단은 경기 내내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선수들을 응원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두 도시의 팬들은 마치 한가족처럼 경기장을 가득 채웠고 이처럼 원정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함께 축제를 즐기는 모습 자체가 바로 ‘경기 관람과 려행이 결합된 동북리그’의 취지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같은 날, 연변팀은 원정에서 훅호트팀과 0대 0으로 비겼다.
한편, 대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동북리그는 현역 프로 선수의 참가를 배제하고 순수 아마추어 및 지역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길림성의 장춘팀과 연변팀은 앞으로도 이번 대회를 통해 끈질긴 투지와 지역의 축구 열기를 유감없이 보여줄 예정이다.
오는 5월 31일 장춘팀은 홈에서 대련팀을, 6월 13일 연변팀은 원정에서 심양팀과 맞붙는다.
/오건 김명준 주동기자
编辑:안상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