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권
기인 걸음을 오고 보니
내 다리가 많이 아팠소
그래도 다리는 타발도 모르고
오늘도 길을 걷고 있소
그렇게 발과 다리는
당신을 넣은 내 가슴을
아름다운 실수라 하는듯
버젓히 용서하고 있었소
용서에 묶인 신발은
내 발을
천국의 계단에 올려놓소
봄은 나이도 모르고
봄은 나이도 모르고
어김없이 찾아오건만
나는 나이를 알아
늘어난 주름에 봄을 넣을 때
때 아닌 귀밋머리
제 먼저 꽃인 양 흩날리더라
봉선화
가끔은
여섯살 내 누이동생의
마알간 오줌 먹고
끝내는
이파리사이에
붉은 생리를 매달았구나
어느 날 오구작작
손톱에 물들었던 것이
왜 치마속에서 나오냐며
빨갛게 빨갛게 울음 울던
봉순아,
나의 열 세살 꽃망울아!
태동
내 안에서
작은 종소리 딸랑 울리는데
왜 하늘의 별들이
덩달아 들썩거리는가
어느 새 내 안의 꿈틀댐을
별들이 먼저 알아버렸는가
오호라
고로 지난 밤 꿈길에
봉황새가 별꽃 물고
내 품에 날아드는 거였구나
새끼
내게서 나갈 땐
꽃으로 나와서
가시만 남겨놓고
쿡쿡 나를 찌르는
아프지 마라
네가 아프면
가시는 그 울음에
더욱 벼려지는 것
부스러기
꽉 모아쥐였다
내 손줌에서
뭔가 새여나갔다
꽉 모여쥐여졌다
세월의 손줌에서
내가 새여나갔다
编辑:안상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