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련시조선족로인협회 려순분회 리순금 회장의 헌신적인 이야기
2025년 12월, 대련시조선족로인협회는 년말총화를 앞두고 산하 13개 분회를 대상으로 선진분회 평선을 진행하였다. 평선위원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려순분회가 선진분회의 하나로 선정되였다. 여기에는 협회를 위해 초불처럼 자신을 불태우며 헌신해온 리순금(70세) 회장의 로고가 깃들어 있다.
2023년 11월, 려순분회는 사정으로 인해 회장을 교체하게 되였다. 30명 회원들의 민주선거를 거쳐 리순금이 새 회장으로 선출되였지만 사업을 펼쳐나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무엇보다도 회원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활동실 마련이 가장 시급한 과제였다.
리순금 회장은 활동실을 임대하기 위해 여러 곳을 찾아다니며 동분서주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회원인 허만혁 로인이 딸과 상의한 끝에 약 90평 규모의 자기 집을 협회 활동실로 사용하도록 제공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반가운 소식이였지만 일부 회원들은 “집세만 해도 해마다 2만원이 넘게 드는 집을 어떻게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겠는가”며 선뜻 동의하지 못했다.

대련시조선족로인협회 려순분회 리순금 회장
여러 차례의 토론 끝에 협회는 결국 매우 저렴한 비용으로 허만혁 로인의 집을 활동실로 사용하기로 결정하였다.
활동실을 꾸리는 과정에서도 리순금 회장은 솔선수범하였다. 그는 자비를 들여 장판을 깔고 공기조절기, 사무용 책상과 걸상, 옷걸이 등 생활용품을 마련했으며 가치가 7,000원에 달하는 자동마작기까지 구입하였다. 그의 정성에 감동한 림숙녀, 박희원, 김용진, 최원석 등 회원들도 주방용품과 청소도구 등을 자발적으로 마련하며 힘을 보탰다.
활동실이 마련된 후 리순금 회장은 다양한 문화오락활동을 조직하여 로인들의 만년생활을 더욱 충실하고 즐겁게 만들었다.
협회는 2주에 한차례씩 정기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리순금 회장은 평균 년령이 73세인 회원들에게 국내외 시사를 소개하고 항일렬사 유가족인 박남권을 초청하여 가슴 아픈 항일가족사를 들려주기도 했다. 또한 안중근 의사가 수감되였던 려순감옥을 참관하며 애국주의 정신을 되새기는 시간도 마련하였다.
이외도 야외소풍, 낚시경기, 노래와 춤 배우기 등 다채로운 활동을 조직하여 회원들의 문화생활을 풍부하게 하였다.
비록 회원 수는 많지 않지만 협회에는 두개의 문구팀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리순금 회장은 문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2024년 안산시에서 열린 북방소수민족문구경기에 직접 찾아가 선수들을 응원하고 식사까지 대접하였다.
그의 관심과 지원 속에서 허만혁이 이끄는 문구팀은 대련시 각종 문구경기에서 여러차례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으며 올해 5월에 열린 북방소수민족문구경기에서는 5등의 성적을 따냈다.
리순금 회장은 회원들의 생활에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회원 가운데 누군가 병원에 입원하면 가장 먼저 병문안을 가고 설명절과 단오, 국경절 등 명절이 되면 손수 음식을 마련해 회원들을 위문한다.
이처럼 따뜻한 관심과 정성 속에서 회원들은 오늘도 활동실에 모여 마작, 윷놀이 등을 즐기며 화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 리회장이 있기에 생활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릅니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로인들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규모는 비록 크지 않지만 려순분회라는 작은 둥지안에는 서로를 아끼고 보살피는 따뜻한 정이 가득 넘치고 있다.
/리삼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