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년 전통을 자랑하는 장춘시 쌍풍조선족로인협회

자녀들이 외국에 있어 고향에 돌아오지 못한 로인들에게 효심을 담아 축수연을 베풀어드린 모습.

협회 설립 30주년 행사에서 회원들이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장춘시 록원구 서신진 쌍풍촌에 자리한 조선족로인협회 활동실은 비록 109평방메터의 아담한 공간이지만 평균 년령이 70세가 넘는, 4명 당원을 포함한 30여명 회원이 로후생활을 함께 즐기는 '행복한 요람'이다.
행복한 요람의 시작, 39년전 그날
1987년 7월 21일, 촌의 로당원인 고 최형옥로인이 쌍풍조선족로인협회를 설립하고 자신의 집에서 20여명 로인들과 함께 활동을 시작한 것이 로인협회의 발족이였다. 그후 마을에서 로인협회에 활동실을 마련해주고 논을 떼여주어 벼농사를 지을 수 있게 함으로써 활동자금 마련이 본격적으로 해결되였다. 전임 회장 박정렬로인은 이같이 회상한다.
"그로부터 근 40년, 강산이 네번 바뀌고 회장과 회원도 여러차례 세대 교체를 했지만 민족정책 학습과 다채로운 오락 및 문예 활동은 오늘(3월 25일)까지도 여전히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고 현임 최영걸 회장이 기자에게 말했다.
전통 명절이면 화투, 트럼프, 윷놀이로 흥을 돋우는가 하면 해마다 3.8부녀절 기념행사를 성대히 치렀으며 장춘시조선족로인협회와 시조선족군중예술관에서 조직한 각종 활동에도 촌급 로인협회로서 유일하게 여러 구(현) 로인협회와 어깨 나란히 적극적으로 참가해오고 있다.

회원들이 즐거운 협회 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한가족처럼 따뜻한 정을 나누는 공동체
회원 김홍련씨는 “협회 어르신들은 모두 한가족처럼 서로 돕고 사랑하며 화목하게 지내왔습니다. 자식들이 외지에 있는 어르신들의 축수연도 정성껏 차려드렸는데 그렇게 상을 받으시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회원들끼리 더욱 깊어진 온정과 우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협회 활동실은 조선족 풍속대로 온돌방으로 꾸며져있다. 2007년 입주후 회원들이 매주 일요일마다 모여 춤추고 노래하며 지내다 보니 장판은 낡아 형편없이 변했지만 회비 만으로 협회를 꾸려가다보니 새 장판을 깔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었다.

회원들이 즐거운 협회 활동에 참가하고 있다.
자녀들의 든든한 후원, ‘효심’이 깔아준 노란 장판
이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된 리경선로인의 아들 김대환씨(장춘시조선족상회 회장)는 쌍풍촌 출신의 친구 10여명과 함께 뜻을 모아 돈을 마련하고 자재를 사들이고 일손까지 구해주었다. 그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협회 구석구석을 정성껏 손질했고 온돌방에는 두꺼운 노란 장판을 반듯하게 깔아놓아 어르신들이 깨끗한 환경에서 편안하게 지내실 수 있도록 했다.
최영걸 회장은 “김대환씨는 평소에도 어르신들이 드시라고 군침 도는 여러가지 시원한 짠지와 김치를 가져다주고 명절이면 여러가지 떡과 순대도 들고 옵니다. 기념행사 때면 잊지 않고 현금을 기부했으며 어느 해 여름에는 ‘더운데 어르신들 보양하시라’고 개를 한마리 사다주어 모두 땀을 뚝뚝 흘리시면서도 만찬을 즐겼습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하면서 회원들이 그 고마움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원들 단체 사진
무더위도 잊은 30주년, 간결하지만 감동 가득한 잔치
2017년 7월 21일, 쌍풍조선족로인협회 설립 30주년 기념행사가 로교수 황정숙선생을 고문으로 모신 가운데 성대히 열렸다. 형제 협회들처럼 큰 행사장을 빌리거나 음식을 주문할 형편이 안되는 작은 촌로인협회의 사정을 고려해 이날 행사는 로천 풍막(호프집)을 빌려 점심 식사로는 ‘삼복에 발등에 국물만 떨어져도 보신한다’는 개고기 보신탕과 시원하고 맛깔스러운 김치를 대접했다.
김홍련씨는 “우리 협회 회원들 대부분이 젊은 시절 농촌에서 힘든 육체로동을 했던 분들이라 아프지 않은 분이 몇명 없고 몇 안되는 남성 회원들은 장가 간 날에도 노래를 불러본 적이 없었지만 문예회장의 지도 아래 열심히 노래와 춤을 련습했습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삼복철 무더위에 풍막 안은 찜통 같았지만 회원들은 혼신을 다해 김홍련씨가 창작한 대합창 〈협회 30주년 경축하세〉와 재담 〈우리들의 쉼터〉, 그리고 협회의 인기 절목인 남녀2인창 등을 선보여 많은 래빈과 손님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공연이 끝난 뒤 점심시간에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활동실에서 손님과 주인들이 땀을 흘리며 정성껏 준비한 보신탕을 맛있게 나누어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날 많은 래빈들은 “간단하면서도 다채로운 절목이였다.”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협회에서 매주 독보활동을 조직하고 있다.
“함께하는 한, 우리 협회는 영원한 행복한 요람이다”
최영걸 회장은 “앞으로도 쌍풍 출신 젊은이들의 적극적인 후원과 회원들의 활발한 참여가 이어지는 한, 우리 협회는 더욱 아름답고 즐겁고 행복한 요람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며 자신감 넘치는 포부를 밝혔다.
/박명화 정현관 기자
编辑:유경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