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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지키며 가꾼 사랑의 공동체-오일촌조선족로인협회

손맹번      발표시간: 2025-08-01 10:30       출처: 길림신문 选择字号【

“ 젊은 시절보다 더 행복하고 즐거워요.” 

고향 지키며 가꾼 사랑의 공동체-오일촌조선족로인협회

교하시의 한 작은 마을 오일촌 남대툰, 이곳에서 뜨거운 가슴으로 고향을 지켜온 조선족 어르신들이 있다. 바로 오일촌조선족로인협회(회장 권태협, 75세)의 회원들이다. 협회는 세월의 주름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열정과 서로를 감싸는 따뜻한 련대로 진정한 공동체의 힘을 보여주며 ‘행복한 로년의 삶’의 모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오일촌조선족로인협회 어르신들

헌신과 리더십으로 일궈낸 변화

오일촌 감독위원회 주임 권태협이 2014년 협회 회장으로 취임할 때  협회는 겨우 15명의 회원과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실정이였다. “처음에는 정말 막막했습니다. 회원들은 모두 고령이고, 운영비는 턱없이 부족했죠.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이 고향을 지키지 않으면 누가 지키겠습니까?” 권태협 회장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십여년이 흘러 이 협회는 32명의 든든한 '가족'으로 성장했고 다채로운 행사와 따뜻한 나눔을 통해 로인들의 삶에 활력과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권태협 회장의 헌신적인 사랑과 뜨거운 리더십이 있기때문이다.

협회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권태협 회장은 농사를 지어 수입을 얻기로 했다. 그는 직접 회원들과 함께 옥수수밭, 고구마밭에서 땀을 흘렸다.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이렇게 말하는 회원들의 회억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농사를 통해 얻은 수입은 비록 크지 않았지만 협회를 위한 헌신의 소중함을 느끼게 했고 함께 일하는 기쁨을 선사하기도 했다. 

오일촌조선족로인협회 회장 권태협이 기자들에게 로인협회의 행사 기념사진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타향에서  '납부'하는 고향 사랑‘세금’  

한편 권회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도시, 해외로 나간 마을사람들에게  고향을 지키는세금’이라는 이름으로 자발적인 후원을 요청한 것이다.

이 진정성 어린 호소는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다. 상해, 천진 등지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인들과 해외에 있는 고향사람들이 흔쾌히 ‘세금’을 '납부'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021년에는 12만 원이라는 소중한 운영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돈의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였어요. 멀리 떨어져 있어도 우리를 잊지 않고 고향을 생각해주는 그 마음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권옥순 부회장(75세) 의 목소리가 떨렸다.

오일촌조선족로인협회의 려행 기념사진

따뜻한 가족 같은 공동체

협회는 단순한 모임을 넘어 진정한 가족 공동체로 발전했다. 매월 2회 정기 모임에서는 윷놀이, 제기 던지기 등 전통 놀이를 통해 추억을 되살리며 웃음꽃을 피운다. 특히 년 3회의 려행은 회원들에게 있어서 가장 기다려지는 행사이기도 하다.

“70대, 80대가 되여서도 이렇게 함께 려행을 떠날 수 있다니 정말 행복해요. 젊은 시절보다 더 즐거워요.” 회원들은 환한 미소로 말한다.

그리고 명절마다 나누는 과일과 생선, 회원들의 환갑과 생일을 빠짐없이 축하하는 세심함까지 협회는 물질적 지원을 넘어 정신적 위안과 소속감을 제공하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였다.

무엇보다 감동적인 것은 거동이 불편한 회원들을 위한 세심한 돌봄이다. 회원들은 조를 나누어 밤낮으로 지극히 돌봐주면서 먼곳에 있는 가족들의 걱정을 덜어준다. 특히 권회장은 언제든지 직접 핸들을 잡고 교하시에 있는 병원까지 먼 길을 마다하지 않으며 환자 동행에 나선다.  

“나이가 들수록 외로워지기 마련인데, 우리 협회 덕분에 외롭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어요. 정말 감사해요.” 회원들의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권회장의 가슴이 뜨거워진다.

오일촌조선족로인협회의 려행 기념사진

고향에 남아 함께 만드는 행복

농촌에서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곳 어르신들은 고향을 지키기로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이 결코 외로운 것이 아님을 증명하고 있다. 협회에서 보내는 시간들이 이들에게는 인생의 황금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마을 로인들이 우리 협회에 가입하고 싶어해요. 우리가 얼마나 즐겁게 지내는지 다 알거든요.” 권옥순 부회장의 자랑스러운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권태협 회장은 벌써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젊은 세대에게 협회 운영을 이어가게 할 것”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전수하여 이 아름다운 공동체가 영원히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서로를 가족처럼 돌보며, 함께 웃고 함께 울며, 고향을 지키며 살아가는 오일촌조선족로인협회의 모습이 곳곳에 따뜻한 희망의 씨앗으로 뿌려져 나이와 세대를 넘어 서로를 아끼는 마음을 되살리는 귀중한 메시지로 울려퍼지길 기대해본다.

/길림신문 최화, 손맹번, 주동, 김명준 기자

编辑:최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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