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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유산] 언어의 마술사-조선족 만담·재담의 빛을 지키는 사람들

안상근      발표시간: 2026-03-23 14:18       출처: 길림신문 选择字号【

성급 무형문화유산 조선족 만담·재담의 대표적 전승인 김영식과 리경화의 이야기

리경화(왼쪽)와 김영식

만담과 재담은 재치있고 재미있는 말솜씨로 세상을 풍자하는 것과 같은 여러가지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어 관중을 웃기고 즐겁게 하는 구연예술이다. 웃음 속에 지혜를 담고 일상 속에서 철학을 깨닫게 하는 이 구연예술을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꾸준히 지켜오고 있는 두사람이 있다. 바로 연길시무형문화유산전승보호쎈터의 김영식(60세)과 리경화(55세)이다. 이들은 성급 무형문화유산인 만담과 재담의 대표적인 기능보유자이며 현장에서 땀 흘리는 예술인들이다.

만담 재담과의 만남

김영식이 만담과 재담을 처음 접한 것은 1980년대초, 저명한 구연예술가였던 김창봉선생의 공연을 보고 또 강동춘선생의 만담을 접하면서부터였다. 당시 사회는 빠르게 변모하고 있었고 젊은이들은 새로운 대중문화에 눈을 돌리고 있었다. 김영식은 전통 예술의 현장에서 깊은 매력을 발견했다. "처음에는 그저 재미있는 말놀음으로만 보였어요. 그런데 선생님들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 속에 우리 조상들의 삶의 지혜와 유머가 녹아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강동춘 선생으로부터 배우며 그는 언어 하나로 관객의 감정을 움직이고 사회를 풍자할 수 있는 예술의 힘을 체감했다.

리경화의 첫 접촉은 더 체계적이면서도 운명적이였다. 1989년부터 1992년까지 길림예술학원 연변분원에서 최수봉 선생을 사사하며 본격적인 예술 수련을 시작했다. "학교에서 처음 만담과 재담을 체계적으로 배울 때, 그 기술적 난이도에 압도당했어요." 리경화는 특히 조선어의 섬세한 의성어와 의태어, 방언과 고어를 정확히 구사해야 하는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수업중 선생님이 보여준 한편의 완성도 높은 만담 공연은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 사람이 단지 말과 몸짓만으로 수십명의 관객을 웃음과 감동의 세계로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고 이 예술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에 깊이 매료되였습니다." 리경화는 이 예술이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조선족의 정서와 사고방식, 미학이 응축된 문화 코드라는 점을 점차 깨달아갔다.

전승은 사라지는 것을 거부하는 일

"전승은 사라짐에 대한 저항입니다. 전승을 통해 저는 제 삶과 민족 력사의 가장 깊은 련결점을 찾았습니다."

김영식과 리경화의 인터뷰에서 우연히도 같은 내용이 발견된다. 그들이 느끼는 위기감과 책임감이 얼마나 컸는지를 말해준다.

'말장난'과 '재주 이야기'로 풀이될 수 있는 만담과 재담 예술은 말 그대로 언어의 마술이다. 방언과 고어를 정확하게 구사해야 하고 복잡한 서사 리듬과 즉흥적인 관객과의 소통을 동시에 처리해야 한다. 리경화는 "초기에는 언어와 리듬의 힘든 정복 과정이였다"고 회고한다. 김영식도 "가장 어려운 것은 언어의 정밀함을 잡는 것"이라고 말한다. 조선어는 의성어와 의태어가 발달해 같은 웃음소리도 상황과 인물에 따라 수십가지로 표현된다. 이러한 미묘한 차이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은 평생을 건 수련이다.

그러나 일단 그 경지에 오르면 ‘창조의 마력’을 느낀다. 리경화의 표현을 빌리면 "단지 한사람의 목소리와 한자루의 부채만으로도 관객 앞에서 생생한 인물과 세상만사를 순간적으로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영식은 "언어가 정보 전달을 넘어 하나의 립체적인 극장이 된다"고 말한다. 그것은 가장 오래된 힘, 즉 사람의 서사와 경청이 여전히 가장 매혹적인 정신세계를 구축할 수 있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빛나는 예술은 한때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다. 1990년대 중반, 텔레비죤 소품극(小品)의 인기에 밀려 무대에서 점점 자취를 감추었고 해외 취업 열풍 속에서 관객을 모으기조차 어려워졌다. "무대는 차거울 수 있어도 마음은 차갑게 해서는 안됩니다. 관객은 적을 수 있어도 전승의 불꽃은 작아져서는 안됩니다." 김영식의 이 말은 그 시절의 고독한 지킴이의 마음을 대변한다.

한땀 한땀 짜내는 전승의 길

위기는 전환점이기도 했다. 2009년, 만담과 재담이 길림성급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체계적인 보호 작업이 시작되였다. 두 전승인은 이때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전승 사업에 나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연변대학사범분원, 연길시중앙소학교, 연길시제5중학교 등 여러 학교 강단으로 들어간 그들은 어린 학생들 앞에서 만담과 재담의 매력을 펼쳐보였다. 리경화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생소해했지만 재미있는 이야기와 유머러스한 표현을 접하며 눈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김영식은 "전통 예술의 씨앗을 어린 마음에 뿌리는 일"이라고 강조한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그들은 학교와 지역 사회에서 100여차례의 전승 교육 활동을 진행했고 루적 교육생 수는 100명을 넘어섰다.

재담《입담풀이》를 공연하고 있는 리경화와 김영식

창작은 전승의 생명력이다. 김영식은 <속어법>, <신재담>, <입담풀이>, <길쭉이 짤쭉이>등 30여편의 조선족 전통 곡예 프로그램을 창작했다. 리경화도 <입담풀이>, <질투> 등 많은 신작을 무대에 올렸다. 이들의 작품은 전통 기법을 유지하면서도 현대 생활을 반영하여 젊은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또 다른 중요한 전승 방식은 '데이터화'이다. 방언, 고어, 전통적인 말장난 등을 디지털화하여 기록하고 주석을 달아 언어의 정수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라지지 않도록 보호한 것이다. 구전심수(口传心授)의 즉흥적 지혜를 가르칠 수 있는 방법론으로 정리하여 입문의 장벽을 낮추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도전

현재 그들이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여전히 '전승의 단층' 문제이다. 리경화는 "진정으로 수년의 고된 공을 들일 의사가 있는 젊은 전승자는 여전히 드물다"고 지적한다. 전통적인 리듬과 기법이 현대 미학과 빠른 생활 리듬과 거리가 있어 혁신의 정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도전 과제이다.

이에 대해 두 사람은 공통된 전망을 제시한다. 첫째, 교육을 통한 보급이다. 김영식은 "젊은이들이 만담과 재담의 매력을 리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학교와 지역사회로 들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둘째, 혁신적인 표현이다. 리경화는 "핵심을 보존하는 전제하에 현대 주제와 어휘를 적절히 융합하여 현대 미학에 맞는 새로운 작품을 창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학생들에게 만담·재담을 전수하고 있는 리경화와 김영식.

지난 2017년, 리경화와 김영식은 만담·재담 학습반을 꾸리고 학생들을 양성하였으며 2018년 연길시라지오텔레비죤방송국의 음력설야회에서 10여명의 제자들을 조직하여 ‘구연을 살리자’는 주제하에 만담, 재담, 꽁트 등 종목들로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 관중들의 환영과 호평을 받았다.

또한 그들은 새로운 미디어 플래트홈의 힘을 믿는다. "짧은 영상, 팟캐스트, 토크쇼 등 새로운 미디어 형식과 결합하여 '가벼운' 디지털 콘텐츠를 만들어 잠재적인 관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 고 김영식은 말한다.

래일을 위한 꿈

그들이 바라는 것은 단순한 생존이 아니다. "만담과 재담이 '유산'에서 점차 '살아있는 삶'으로 나아가는 것이지요." 리경화가 말하는 '살아있는 삶'은 사회구역, 소형 공연무대 등에서 정기적으로 중소형 공연을 열어 관객과의 상호 작용이라는 본질적인 매력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영식은 "지속 가능한 전승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정책적 지원, 례하면 공연 장소 보조금, 전승인 상주 프로그램, 학계와의 협력, 젊은 세대의 발굴 및 양성이 포함된다.

한편, 그들은 예술적 수준의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영식은 2020년 김광철과 함께 창작한 조선족 이야기 창극 <우리 마을>로 제9회 연변 진달래 문예상을 수상했다. 리경화도 전국 소수민족 구연작품 전람에서 '최우수 신인상', '최우수 연기자상'을 휩쓸었다. 2005년도에 리경화와 김영식은 중앙텔레비죤방송국의 유명 프로그램인 곡원잡단(曲苑杂坛)에 올라 처음으로 조선족의 <입담풀이> 재담을 선보였는데 이러한 개인적 영광은 예술 자체의 발전을 위한 그들의 끊임없는 추구를 보여준다.

끝나지 않은 이야기

현재 김영식과 리경화의 제자들인 최청송( 43세)과 한예화( 40세)가 이미 6대 전승인으로 무대에 나서고 있다. 그들 또한 스승의 발자취를 따라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전승의 불씨를 지펴가고 있다.

만담과 재담의 미래는 여전히 많은 불확실성을 안고 있지만 김영식과 리경화의 눈빛에는 희망이 서려있다. "정책 지원이 강화되고 민족 문화에 대한 자신감이 회복되면서 젊은 세대가 '비주류' 문화에 대한 관심이 조용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리경화가 말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매일 아침 그들은 여전히 재담과 만담을 연습하고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며 젊은 학생들을 가르친다. 이 모든 것은 그들이 수십년전 처음 만담과 재담을 접했을 때 느꼈던 그 마법 같은 순간, "언어의 리듬 속에 저장된 민간의 지혜와 력사적 감정"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기 위해서이다.

“한 민족의 언어는 령혼이고 뿌리입니다. 뿌리와 령혼이 없으면 열매는 달지 못하지요. 우리가 있는 한 계속해야 합니다.”

김영식과 리경화, 그리고 그들의 동료들은 조선족 언어 예술의 가장 정교한 빛을 고집스럽게 지키며 다음 아름다운 이야기를 위해 오늘도 한마디, 한마디를 써나가고 있다.

/길림신문 안상근 기자


编辑:김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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