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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골목길

      발표시간: 2026-02-03 11:11       출처: 길림신문 选择字号【

◎성송권

“환갑나이에 뭐 하러 그런 골목길 소구역 단지에, 그것도 엘리베이터도 아닌 4층짜리 집을 사느냐?”는 친구들의 말이 아직도 귀가에 맴돈다.  

정년을 맞아 퇴직한 뒤 시집간 딸의 자리를 메워줄 양으로 일본에서 류학하고 돌아온 아들이 국가 공무원시험에 합격되여 시정부에 몇해간 출근하다보니 집안에 그래도 화기가 돌았다. 그런데 아들이 자치주 수부도시 연길로 전근되여 집안은 새끼들이 성장해서 날아간 산까치 둥지처럼 온기가 없었다. 그래도 나름대로 이런저런 취미를 찾아 걷기운동도 하고 외각지대 농촌마을이나 풍경구도 구경 못한 곳들이 많아 부부동반으로 산책삼아 다녔지만 그래도 어딘가 모르게 허전했다.그래서 이건 아니다싶어 아들을 따라 연길로 이사할 결심을 내렸다. 

집 사는 위치와 집 구조를 놓고도 안해와 관점이 달라 싱갱이질도 많았다. 

안해는 병원이 가깝고 교통선로도 많고 시장도 가까운 곳, 그리고 나이를 먹었으니 엘리베이트 고층건물이면 좋겠다했고 나는 나대로의 욕심에 그냥 단지내에 잔디나 숲이 우거지고 유치원이나 학교가 가까워 애들도 뛰놀고 장난치는 소리도 듣고 싶은 곳이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근 몇달 동안 연길시안을 돌고 돌다 고른 곳이 지금의 연길 신흥가의 조용한 한 아빠트 단지를 정하고 사기로 했다. 집 몇동이 안되는 작은 단지내에 소나무와 복숭아나무를 비롯해 원림이 숲을 이뤘고 잔디밭도 잘 꾸며졌다. 별로 할일없는 몸이라 가까운 시장도 돌아보고 한적한외각도 여러곳 돌아보았다.어렵게 얻은 새터 생할이니 좀 더 많은 걸 체득할 기회였으니 말이다.   

그보다도 유치원이 단지 뒤울안에 있고 소학교가 가까워 뒤창문을 열면 까만 머루알같은 눈을반짝이며 고사리 같은 두손을 불끈 쥐고 업간체조를 하는 꼬맹이들을 보면 그렇게 심정이 즐거울수가 없었다. 

특히 아침 저녁으로 아빠엄마 혹은 할아버지 할머니 손을 잡고 깔깔 웃으며 낮에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재잘재잘 이야기하는 애들의 모습을 보노라니 나도 몇해간 상해에 있는 외손주를 돌보던 일이 떠올라 가슴이 그리움에 울컥할 때도 많았다. 

단지밖의 좁다란 골목길에서는 어떤때는 장사군들이 모여와 공간을 메우기도 한다. 하학하고 할머니의 손을 잡고 잘 걸어가던 꼬맹이가 뭘 사내라고 투정질이다. 나도 상해에서 외손자가 길가의 난전에서 뭘 사내라 떼질써 늘 애먹던 일이 있었다. 사주면 손자는 좋다고 기뻐하는데딸에게 들키면 야단맞군 했다. 

옛날 나도 시골의 골목길에서 자랐다. 인젠 낯선 풍경이 된지 오래다. 작은 변강 향진에서 조동되여 시내에 들어 올때도 가능하면 시 중심의 닭알 노란 자위같은 곳을 차지하느라 발버둥 쳤다. 그도 그럴 것이 상업성 위치에 있는 집값이 엄청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지금의 주택단지 골목길 한쪽에는 아직도 개발되지 안은 낡은 단층집도 몇채 있었다. 

울안엔 의례 채마밭이 있어 온갖 푸성귀가 골목길을 더 풍요롭게 해주고 있다. 심어져 있는 작물도 배추, 쑥갓, 호박, 옥수수, 마늘, 대파, 감자, 상추 등... 내가 시골에서 자랄 때 풍경과별반 다를게 없다. 담장에 기여 오른 구기자가 빨간 열매를 맺어 시골같은 풍경을 더 해주고 있다.  

진정 도시속의 시골이고 사람 사는 맛이 짙게 풍기는 골목길 단지 동네이다. 휴일이면 골목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 얼마나 그리던 정경인가?!  

그 모습을 퇴직하고 오랜만에 처음 보는양 가던 길을 멈추고 한동안 바라 보기도 한다. 장난기가 심한 아이들도 두리번대는 내 모습이 신기했던지 울안에서 빼꼼히 내다보군 한다. 어쩌다 눈이 마주치면 고개를 꾸벅 수그리고 경례를 하며 싱긋 웃기도 한다. 꽤나 수줍음을 많이 타는 상해의 외손자를 보는 것 같아 괜스레 가슴이 짠해 온다.  

단지안의 작은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축구도 하고 어머니와 배구도 친다.  

한쪽 모퉁이 걸상에 한 아이가 할머니 품에 맥없이 안겨 있다. 할머니는 연신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다. 아이는 어디가 아픈지 눈만 끔뻑거리고 내려다 보는 할머니의 눈빛은 사뭇 안스러운 표정이다. 할머니 눈빛은 아이를 어서 낫게 해달라는 소원의 눈치같다. 보아 하니 엄마아빠가 외국에 돈벌이 가면서 할머니에게 맡겨놓은 애같다. 심심찮게 보는 가슴아픈 일이다. 

참으로 부러운 광경이다. 이런걸 보려고 내가 이 도시속의 골목 단지집을 선택했나 싶다. 필시 없던 복이 마지막에 찾아온 것 같다. 단지내에는 뭐니뭐니 해도 아이들이 있어야 제격이다. 그래야 사람 사는 동네 같다. 아이는 장래가 있는 희망이기 때문이다. 아이들 소리가 난다는 건 미래가 있다는 말이 될수 있다. 새싹이 돋아야 잎이 생기고 숲도 이루지 않겠는가? 

내 고향 동네 골목길은 어떤가, 어쩌다 한번씩 가노라면 아이들을 볼수가 없다. 아이들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들리기는 커녕 언제 들어 보았는지 기억조차 없다. 학교가 페교되고 사람이 그리워 지는 동네 골목길은 얼마나 쓸쓸하고 삭막한 풍경인가. 내 고향 골목에 이른 봄이면 여러가지 꽃들이 화단에 피여 향기가 그윽하다. 꽃만 있고 아이들이 사라져가는 동네골목에 아이들이 왁자지껄 웃음소리 넘쳐흘렀으면 얼마나 좋을가?! 

추억의 타래를 스치기만 해도 어느새 기억 사이로 헤집고 들어서는 골목길, 그 길엔 늘 그리움이 닿는다. 골목길 풍경은 언제나 정겹다. 도시나 시골이나 다를수 없는 현실은 어찌 다를 수 있겠는가. 잃어가고 있는 모두가 그 속에 있지 않는가... 


编辑:안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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