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다
얼굴이
들리지 않는다
심장소리가
안개가
멀리로 보냈을까
아니면
안개 속으로 사라졌을까
몽롱 속에 뭍혀버린
나의 시공
명주실 같은 날개옷이
차디찬 바람처럼 내 몸을 감싼다
걸음을 멈추고
발밑을 굳힌다
땅의 온기가 발끝에서 퍼진다
해살이 구름을 꿰뚫자
안개는 사라지고
이슬로 반짝이는
길이 열린다
안개 낀 날에는
안개 낀 날에는
반짝이는 것에
혹하지 말라
안개 낀 날에는
몽롱한 것에
취하지 말라
모두 안개탓이니라
유난히 조용해 보이는
아침도...
안개 낀 날에는
눈을 감고
손 잡고 걸으라
바람은 들고
안개는 걷히리라
안개가 자욱할 뿐이다
안개 속에선 귀로 들으라
보려고 애쓰지 말라
보이지 않을 것이니
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나는 네 옆에 서있다
그저 안개가 자욱할 뿐이다
나는 그냥 나이고
너도 그냥 너다
그냥 안개가 자욱할 뿐이다
/김영
编辑:안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