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귀향창업가 리문걸씨의 도전과 변신
연길시 조양천진 태흥촌의 비닐하우스안에는 푸른 잎새 사이로 하얀 꽃이 피여나고 맑은 흰딸기들이 알알이 영글어간다. 벌들은 분주히 날아다니며 꽃과 열매 사이를 잇고 따뜻한 하우스안에는 생명의 기운이 가득하다. 이 특별한 풍경을 일구어낸 사람은 바로 귀향창업가 리문걸씨다. 1989년생인 리문걸씨는 한국에서 10년간 류학하며 산업디자인과 경영학을 전공했고 자체 브랜드를 창설해 화장품회사를 운영한 경력도 갖고 있다.
한국과 청도, 항주를 오가며 사업의 길을 넓혀가던 그가 농업연구 분야로 방향을 틀겠다고 했을 때 주변에서는 쉽게 리해하지 못했다. “젊은 사람이 무슨 농사를 짓겠다는거냐”는 만류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설명보다 실천이 더 큰 설득력을 가진다고 믿었다. 결국 그가 선택한 답은 고향으로 돌아와 농업의 새 가능성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였다.
그의 귀향은 단순한 직업 전환이 아니였다. 디자인을 배우고 브랜드를 만들며 시장을 읽어온 경험은 농업에서 또 다른 힘으로 작용했다. 무엇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좋은 제품은 어떻게 가치를 인정 받는지, 또 하나의 브랜드가 어떻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잡는지를 그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오늘날 태흥촌에 자리잡은 흰딸기농장은 바로 그런 전환의 결실이다. 태흥촌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늘어선 세동의 비닐하우스는 겉보기에 소박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계를 펼쳐진다. 이곳에서 자라는 흰딸기는 단순히 보기 드문 과일이 아니다. 과학기술과 생태리념, 그리고 향촌진흥에 대한 한 청년의 구상이 함께 무르익은 결과물이라 더욱 드물게 여겨진다. 리문걸씨는 하북성의 한 농업과학기술회사의 길림지역 책임자로서 연변에 파견된 연구자이기도 하다.
그가 딸기재배에 도입한 핵심은 경험에만 기대는 전통적 방식이 아니라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한 정밀관리로 그가 보급하는 ‘BEB 식물세포인자’ 기술은 광합성을 촉진하고 영양흡수를 높여 작물의 면역력과 성장세를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는 딸기농사의 핵심이 수확이 아니라 모종 단계에 있다고 말한다. 작물이 어릴 때부터 건강해야 병충해를 이겨내고 끝까지 안정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하우스안에는 온습도계가 곳곳에 설치되여 있고 온도와 습도, 일조량과 양분 공급 등 모든 요소가 세심하게 관리된다. 한 포기에 열매를 많이 달게 하기보다 일부러 4개만 남겨 품질을 끌어올리는 방식도 그의 철학을 보여준다. 수량보다 품질, 감각보다 과학, 경험보다 기술을 앞세우는 이런 재배 방식은 흰딸기 한알 한알에 더 높은 당도와 더 단단한 식감, 더 안정된 상품성을 부여한다.
이 농장이 특별한 또 하나의 리유는 살아있는 생태계에 있다. 하우스안에는 매 동마다 수많은 꿀벌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농약에 의존하는 농장이라면 벌이 먼저 사라지겠지만 이곳에서는 무공해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기에 꿀벌들이 건강하게 수분 활동을 이어간다. 꽃 사이를 오가는 그 작은 날개짓은 이 농장이 얼마나 깨끗하고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지를 말없이 증명해준다.
리문걸씨가 말하는 ‘좋은 농사’는 단순히 농약을 안쓰는 농사가 아니라 토양과 물, 공기와 미생물, 작물과 곤충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생태 전체를 살리는 농사이다. 과학기술의 힘은 시설 운영에서도 드러난다. 하우스에 설치된 도관시설은 물과 액비를 동시에 공급하는 고표준 시스템으로 세동의 하우스를 효률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돕는다. 이 덕분에 1,800평방메터에 달하는 재배면적에서도 인력을 줄이면서 정확한 물 공급과 영양관리가 가능해졌다.
물 랑비를 줄이고 로동효률을 높이며 작물의 건강까지 지켜내는 셈이다. 무엇보다 값진 것은 이 농장이 한 사람의 성공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확철이 되면 태흥촌 주민들이 하우스안에서 함께 일손을 보태고 있다. 다락식 재배 방식은 허리를 크게 굽히지 않고 작업할 수 있어 로동강도가 낮고 위생적이여서 촌민들의 반응도 좋다. 일부 주민들은 단순히 딸기를 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온도 관리, 관수체계 운용, 작물 상태 관찰 등 새로운 농업기술을 익혀가고 있다. 사람을 쓰는 농장이 아니라 사람을 키워내는 농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리문걸씨는 향촌진흥의 핵심은 결국 사람이라고 말한다. 농민들에게 일자리만 주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관념, 그리고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을 함께 키워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에게 있어 성공은 혼자 잘사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농가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여는 데 있다. 이 흰딸기는 이미 연변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항주와 흑룡강성 농장에서도 재배될 만큼 기술의 표준화와 확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높은 가격에도 소비자들의 선택이 이어지는 리유는 분명하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 정성과 기술이 함께 만든 품질, 그리고 한입 베어무는 순간 느껴지는 차별화된 맛이 그 가치를 증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문걸씨의 시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앞으로 재배기술을 더 많은 농가와 나누고 딸기체험과 태흥촌의 자연 및 문화자원을 결합해 향촌관광의 새 길도 열어갈 계획이다. 더 나아가 ‘남방과일 북방재배’라는 새로운 도전도 준비하고 있다. 그의 구상 속에서 농업은 더는 단순한 생산업이 아니다. 과학과 가공, 관광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미래산업이다.
흰딸기밭에 심은 그의 도전은 이제 한 사람의 창업 이야기를 넘어 고향을 바꾸고 향촌을 깨우는 새로운 가능성으로 뻗어가고 있다. 태흥촌의 하우스안에서 익어가는 것은 단지 흰딸기만이 아니다. 과학농업의 희망이고 향촌진흥의 미래이며 고향과 함께 성장하려는 한 청년의 뜨거운 초심이다.
/길림신문 김영화기자
编辑:최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