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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유산순방]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조선족 악기의 맥을 잇는 사람

안상근      발표시간: 2025-10-20 11:00       출처: 길림신문 选择字号【

소리로 엮는 민족의 혼, 86세 장인 조기덕의 일생을 건 집념

연길시민족악기연구소 조기덕 소장

연변조선족자치주 연길시, 그곳에는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인 ‘민족악기 제작기예’를 지키고 전승하면서 86세 고령에도 현역에서 민족악기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뛰고있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연길시민족악기연구소의 조기덕 소장이다. 그가 민족악기와 인연을 맺은 지도 어느덧 40여 년 세월이 흘렀다. 파산 위기에 처한 공장을 인수해 국내 최고의 민족악기 연구 및 생산 기지로 일떠세운 조기덕 소장, 그는 지금도 여전히 민족악기의 연구와 발전, 전승에 대한 사명감으로 로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민족악기와의 인연, 그리고 일생을 건 추구

조기덕 소장이 민족악기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1988년도의 일이였다. 당시 연길시조선족악기공장은 경영 부진으로 파산의 위기에 처해 있었다. 연길시정부는 시경공업국 생산계획과 과장으로 일하던 조기덕에게 공장장의 중책을 맡겼다. 그것이 그와 민족악기 인연의 시작이였다.

공장을 인수한 조기덕은 즉시 개혁에 나섰다. 악기의 품종과 품질 향상에 주력했고 중국 전역에서 량질의 원자재를 도입했으며 한국 등 해외 시장 수출을 목표로 삼아 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특히 그의 혁신적인 결정 중 하나는 가야금, 아쟁, 북, 장고 등 주요 민족악기의 원재료를 기존의 합판에서 오동나무 원목으로 대체하고 전환한 것이였다.

“오동나무 원목은 울림이 좋고 소리 전파가 뛰여나며 직경을 크게 할 수 있어 악기의 음질이 좋을뿐만아니라 가볍고 잘 변형되지 않습니다. 덕분에 품질이 훨씬 뛰여난 민족악기를 만들 수 있게 되였지요.”

그는 어려서부터 받아온 민족문화에 대한 관심과 교육이 없었다면 오랜 력사를 가진 민족악기의 우수성을 깊이 리해하고 그 제작과 발전에 일생을 바치는 집념을 가지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한다. 민족 언어문자, 복장, 음식과 마찬가지로 민족악기 역시 민족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 없이는 지켜나가기 힘든 소중한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50여 종의 민족악기 생산, 민족악기 전승과 발전의 현주소

조기덕 소장의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연길시민족악기연구소는 이제 5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민족악기와 공연용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 최고의 민족악기생산연구소로 성장했다.

장고, 북, 민고, 소고, 법고, 편고, 아박, 모듬북 등 10여 종의 타악기는 물론 퉁소, 피리, 젓대, 생 등 관악기에 가야금, 아쟁, 거문고, 해금, 비파 등 현악기들, 그외에도 상모, 조개 등 고정음이 없는 공연 도구들까지 생산해내고 있다.

연구소 생산직장에서 종업원들과 함께 품질좋은 민족악기생산을 연구하는 조기덕 소장 

연구소의 혁신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990년대부터는 오동나무 통나무를 원재료로 한 울림이 뛰여난 ‘원통장고’를 개발해 전국적으로도 원통형 재료를 사용한 첫 사례를 남겼다. 또한, 현대 음악 연주에 맞게 기존 12현 가야금을 연주자들과 함께 연구하여 21현, 나아가 25현 가야금으로 개량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가야금의 명주실 현을 견고하고 음색이 좋은 철사선으로 교체하는 등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통해 민족악기의 위상을 부단히 높였다.

조선족 악기의 우수성, 그리고 연구와 전승 발전의 사명감

조기덕 소장의 소개에 따르면 조선족 악기의 우수성은 이제 연변을 넘어 전국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조기덕소장이 연길시민족악기연구소를 설립한후 40여년동안 자치주 창립 대형경축대회때마다 연길시민족악기공장에서 생산한 상모, 소고, 장고, 북 등 민족악기들이 집체무표현에서 이색적인 장면들을 연출하군했다.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공연들은 세상에 조선족민족악기의 우수성과 정채로움을 널리 알리였는데 조기덕소장의 생애에서 가장 자부심넘치는 장면으로 기억속에 깊이 남아있다.

“우리 민족악기는 소리가 우아하고 오래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연변에서 치르는 여러가지 대형행사의 공연에는 여러 민족이 함께 참여해 민족대단합의 거창한 장을 이룹니다. 우리가 만들어낸 악기들이 문화예술의 한가운데 떳떳이 자리잡고 있을뿐만아니라 여러 민족 대단결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 조기덕소장이 말하는 민족악기의 우수성과 특성은 더 있다. 

국내 여러 지역에서 조선족의 장고, 소고 등 타악기를 광범히 사용하고 있으며 북경대학, 청화대학, 중앙민족대학, 상해희곡대학 등 유명 대학들의 정규 교육 과정에도 조선족 악기 교수과정이 포함되여 있다.

“조선족 장단이 무용, 노래, 음악 등 전 과정 교육의 기본이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 민족악기는 소리가 우아하고 오래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장단과 가락이 풍부해 조선족 악기를 잘 다루면 다른 악기들도 쉽게 다룰수있는 기본 소양이 됩니다.”

하남성 주마점시에는 조선족 민족악기를 사용하는 200여 명의 민간 장고팀이 있어 칼춤, 상모춤 등으로 각종 지역경연에서 상을 휩쓸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는 멀리 신강위글족자치구 카스대학에서도 교학용으로 장고 70여 개를 대량 주문해 갔다. 조기덕 소장은 "현재 거의 매일 전국 각지에서 조선족 악기 주문 및 문의 전화가 들어온다"고 전하면서 그 수요와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연길시민족악기연구소에서 생산하고있는 각종 민족악기들

“전국적인 범위에서 조선족 민족악기에 대한 수요와 관심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민족악기 연구와 생산에 조금도 지체할 수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민족악기를 생산하지 않는다면 국내의 그 많은 수요를 누가 채워주며 우리 민족의 우수한 악기 전통을 누가 이어가겠습니까?”

이것이 바로 조기덕 소장이 고희의 나이에도 현역에서 민족악기 연구와 전승 발전에 매진하는 리유이자 그가 느끼는 사명감의 근원이다.

국가의 지원과 자부심, 그리고 미래를 향한 포부

조기덕 소장과 그의 연구소는 국가로부터 큰 관심과 지원을 받고 있다. 2008년 조선족악기 제작기예는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였고 연길시민족악기연구소는 그 보호단위로 지정되였다. 이후 연구소는 무형문화유산 성과보호 시범기지, 중국조선족악기생산기지, 길림성 소수민족문화전승기지 등으로 지정되며 그 명성을 공고히 했다.

“국가에서 무형문화유산 연구와 전승 발전을 위해 정기적으로 자금을 지원해줄 뿐만 아니라, 성, 주, 시 당정 지도자들도 기업의 어려움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고 물심량면으로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조기덕소장은 “현재 연길시민족악기연구소처럼 규모가 크고 생산 능력이 완벽한 생산형 악기 연구소는 전국적으로도 없다”고 말하면서 자부심이 넘쳐흘렀다.

미래에 대한 조기덕소장의 포부는 더욱 크다. 연변이 관광객이 많이 찾는 문화도시로 성장하는 만큼, 민족악기를 소재로 한 문화창의상품( 열쇠고리, 가방고리, 관상용 소형 악기 모형 등) 개발을 진행 중이다. 또한, 올해 4월에는 ‘중국민족악기’ 온라인 쇼핑몰 플래트홈 등록을 완료해 국내 유수 민족악기 기업들과 협력해 온라인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을 대상으로 한 악기수출 규모도 지금보다 더 확대해 더 많은 경제적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민족악기의 대중화를 동시에 이루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연길시민족악기연구소에는 국가급 전승인 2명, 성급 전승인 1명, 주급 전승인 5명 등 핵심 인력들이 포진해 있으며 이들이 20여 명의 직원들을 이끌고 기술 난관을 함께 연구, 돌파하고 있다.

길림성중화민족공동체의식 확고히 수립 주제 문화 기층 내려가기 계렬행사에서 조선족악기에 대해 소개하고있는 조기덕 소장

지난 8월에 소집된 길림성무형문화유산장터 행사에서 매체의 취재를 받고있는 조기덕 소장

“우리 앞세대들이 민족 악기의 전승과 발전을 위해 많은 숨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민족악기는 우리 전 민족이 함께 관심을 가지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중요한 사명입니다. 우리 후세대들이 민족적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우리 문화를 적극적으로 관심하고 참여하며 이 소중한 유산을 지속적으로 계승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86세의 나이에도 민족악기의 미래를 걱정하고 그 발전을 위해 오늘도 연구실과 공장을 누비는 조기덕 소장, 그의 손에서 탄생한 하나하나의 악기에는 소리의 아름다움을 넘어 한 민족의 문화와 정신을 다음 세대에 전하려는 간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조기덕 소장은 ‘살아있는 문화유산’이자 민족의 소리를 지키는 가장 아름다운 민족문화 장인이기도 하다.

/안상근 기자


编辑:김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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