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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리그 스케치] 가장 가까운 ‘원정’, 가장 뜨거운 ‘응원'

김영화      발표시간: 2025-09-08 10:52       출처: 길림신문 选择字号【

— 룡정 '원정팬'들의 집결지 5구역으로 가다

5일, 연길시전민건강운동중심 경기장, 력사상 가장 가까이에서 찾아온 ‘원정팬’들이 이곳에 모였다. 그들의 뜨거운 열기와 함성은 개막전의 포문을 연 동시에 장내를 가슴 뛰게 했다. 

2025 길림은행 연변주 현(시) 축구리그의 첫 경기를 장식한 연길 대표팀과 룡정 대표팀의 불꽃 튀는 맞대결이 펼쳐진 가운데 그 중심에 5구역이라는 ‘특별 응원단’이 눈길을 끌었다.

5구역은 연변팀의 경기가 열릴 때면 원정팬들이 앉는 자리로 평소 관객 발길이 뜸한 관람구역이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대형 전광판 바로 아래 자리한 이 작지도 크지도 않은 공간에 떠나갈 듯한 함성소리가 울려퍼졌다. 붉은 유니폼을 단정히 차려입은 800여명 룡정 축구팬들의 얼굴에는 흥분과 설레임이 어려있었다. 

룡정 시민 김향란씨는 “늘 지붕 있는 관중석이나 맞은편에서만 경기를 관람했는데 오늘 이렇게 5구역에 앉으니 심정이 묘합니다. 마치 ‘한 집안 두 살림’처럼 느껴지면서도 우리가 하나로 뭉쳐지는 이 기분, 오늘 경기가 정말 기대됩니다.” 라고 말하며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단골 자리인 2구역 대신 5구역으로 발걸음을 옮긴 학생 축구팬 방지윤, 주재호 군. 연변팀을 향해 웨치던 그들의 목소리와 절도있는 응원 제스처는 이날 룡정대표팀을 위한 힘찬 함성이 되였다.

“우리도 언젠가 저들처럼 꼭 뛰고 싶어요.”

두 소년의 반짝이는 눈빛에는 축구에 대한 동경과 꿈으로 가득했다.

연길에서 근무하지만 6년째 룡정에 터를 잡고 사는 김모씨는 이날 특별한 마음으로 5구역을 찾았다.

“저는 연길 사람이고 연길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오늘만큼은 현재 제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룡정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었어요.”

룡정팀을 향한 그의 마음은 붉은 티셔츠와 손에 꼭 쥔 붉은 꽃가루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경기 시작을 기다리는 그의 간절한 표정에서 지역을 초월한 응원의 무게가 느껴졌다.

비록 가장 가까운 ‘원정팬’이였지만, 홈장인 연길팬들은 조금의 거리감도 없이 “룡정, 환영합니다!”라며 두 손 들어 5구역을 향해 박수와 함성을 보냈다. 이에 원정팬들도 “연길, 고맙습니다!”를 목청 높여 웨치며 화답하면서 그 여느때보다 화기애애하면서도 뜨거운 한판 '전쟁'을 예고했다.

오후 1시, 개막을 한시간 남짓이 앞둔 이른 시간부터 5구역은 이미 붉은 물결로 가득 찼다. 자리가 모자라 옆구역인 4구역과 6구역으로 밀려난 팬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지만 오히려 그 공간을 넘나들며 응원의 목소리는 하나로 모아졌다. 아쉬움도 잠시, 모두가 하나된 열정으로 경기내내 응원을 이어갔다.

룡정에서 아이들에게 축구를 가르치고 있는 체육교원 김모씨는 경기장을 바라보며 깊은 감회에 잠겼다.

“오랜 연변축구의 문화와 정신이 여기에 지금도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느낍니다. 축구꿈나무들에게 더 많은 꿈의 무대가 열릴 것 같아 무척 기대가 됩니다. 앞으로도 이런 뜻깊은 자리가 많이 생겨나 연변축구의 뿌리가 방방곡곡에 더욱 단단히 내리길 바랍니다.”

이날의 경기장은 단순한 스포츠의 승패를 겨루는 장이 아닌, 연변의 오랜 축구 문화와 뜨거운 꿈이 교차하는 감동의 무대였다. 십년전 연길경기장의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들끓는 함성과 응원 장면들이 언뜻언뜻 스쳐 지나갔고 연변사람들의 축구에 대한 강렬한 열망과 사랑을 다시 한번 온몸으로 증명하는 값진 시간임이 틀림없었다.

/길림신문 김영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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