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춘시 조양구조선족로인협회의 이야기

2021년, 협회 주최로 열린 당 창건 90주년 경축 홍색가요공연의 한 장면.
”협회 회원들이 빈손으로 시작해 정성으로 가꾼 ‘두번째 인생’의 발자취를 돌아보면 저에게도 훈훈한 감동이 밀려듭니다.”
3월 23일 기자와 만난 장춘시 조양구조선족로인협회 방채금(80세) 회장의 말이다.
‘나라와 가정에 보탬이 되자는 소박한 념원’하나로 1987년 5월 14일 출발한 이 협회는 어느덧 39년의 력사를 이어가고 있다.
‘제2의 보금자리’에서 피여난 황혼의 열정
협회 설립 초기 회원은 270여명, 매주 정해진 활동일에 회원들은 손벽을 치며 협회 가를 부르고 집체 춤을 추며 정담을 나누었다. 시사 학습, 건강 상식, 생활의 지혜를 함께 배우며 활달하고 총명한 로인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전임 회장 조규학로인은 ‘로인들에게 협회는 옛친구를 만나고 새 친구를 사귀며 적적함을 풀고 기쁨을 나누는 소중한 자리”라고 늘 말씀했다고 방채금 회장이 회고했다. 실제로 회원들은 자신이 가꾼 채소와 정성껏 차린 음식을 갖고 와서 서로 나누며 정을 나누었다.

2011년, 장춘시조선족로인협회 제7기 운동회에서 조양구조선족로인협회 선수단이 주석단 앞을 지나고 있다.
내 집처럼, 내 가족처럼… 정성으로 일군 사랑의 터전
협회의 경제적 어려움을 덜기 위한 회원들의 정성도 이어졌다.
“백세로인 고 한명옥로인을 비롯한 많은 회원들이 회비와 기부금을 흔쾌히 내놓아 20여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이 돈을 당시 장춘시조선족로인협회 활동실로 사용하려던 건물 신축에 보탰고 우리 협회의 무용복과 악기 구입에도 사용됐습니다. 또한 회원들이 집에 있던 북, 장고, 꽹과리, 손풍금은 물론 밥상, 대야, 접시, 사발 등 살림살이까지 협회에 기증하며 가난했던 협회는 점차 풍요로워졌습니다.” 방채금 회장이 격정넘치던 그때를 회상했다.

3월 28일, 방채금 회장(뒤줄 왼쪽 네번째 사람)이 조양구조선족로인협회의 일부 회원들과 함께.
고 안종원로인이 회장을 맡았던 2011년, 장춘시조선족로인협회 제7기 운동회에서 조양구조선족로인협회 운동원 90여명의 대오는 산뜻한 복장과 씩씩한 기상으로 뭇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방채금 회장은 “안회장은 무용기초가 없는 로인들에게 춤을 가르쳤고 부인과 함께 형제 협회에 가서 춤을 지도하기도 했습니다. 윤영익(96세), 고 리건본 등 고문들은 항상 로인들의 앞장에 서서 활동을 이끌며 솔선모범의 역할을 다했습니다.”고 말했다.

2014년, 협회가 85세 이상 장수로인들에게 공경의 뜻을 담아 상을 차려드린 모습.
세대를 잇는 나눔, 사회와 함께하는 발걸음
협회는 매년 협회 설립기념일마다 85세 이상 장수로인들에게 상을 차려드리고 기념품을 전달하며 공경을 다했다. 이러한 모습에 조양구정부 관계자는 “길림성이 로령화 사회에 들어선 가운데 조양구조선족로인협회는 차세대들에게 귀중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
협회의 나눔은 사회적 공헌으로도 이어졌다. 원래 조양구조선족소학교라고 불리던 현재의 록원구조선족소학교의 한 곤난한 학생에게 4년 동안 루계로 4,000원을 지원하고 옷과 모자 등 생활필수품도 보태주었다. 또한 장춘시의 조선족 중소학교에 1,347권의 도서를 기증했는가 하면 수재를 입은 영길현조선족제1중학교에 1,500여원의 지원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해외 교류도 활발히 펼쳐 서울시 강동구로인복지관, 충청남도 아산시로인복지관 등 한국 손님 70여명과 선후로 두차례 련환모임을 갖기도 했다.
잊지 못할 헌신, 귀한 발자취들
방채금 회장은 “회원들 가운데 자랑할 만한 인물이 많지만 두 분만은 꼭 꼽아 말씀드리고싶습니다.”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협회 회원이자 전투영웅인 고 전봉덕로인은 전쟁터에서 13번이나 공을 세워 일찍 모택동 주석의 접견을 받은 인물이다. 1984년 퇴직 후에도 혁명 본색을 잊지 않고 중소학교들을 찾아다니며 전투영웅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집에 전람관을 꾸려 학생과 로인들에게 혁명전통교양을 진행했다. 또한 ‘국내해방전쟁’, ‘해남도해방전쟁’, ‘항미원조전쟁’ 등 관련 CD 14개를 록원구조선족소학교에 증정하기도 했다.
협회 회계를 맡고 있는 현인자로인은 ‘협회 살림군’이자 ‘뢰봉식 조장’이라 불린다. 그는 고령로인들을 자신의 부모처럼 공경할 뿐 아니라 자주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독거로인 가정들을 방문했다. 조원 안경자가 중병으로 앓을 때는 자주 찾아가 말친구가 되여주고 청소와 음식 장만을 도왔다. 협회 경축활동 때마다 고기완자, 떡, 미역국, 가지밥, 과일, 과자, 사탕 등 많은 음식을 마련해 회원들과 나누었으며 무용대원들에게는 점심까지 사주며 정성을 다했다.

2012년 5월 14일, 협회 설립 25주년 기념행사에서 협회 무용팀이 부채춤을 선보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헌신으로 빛낸 무대
“사소한 일에서 헌신의 빛을 발한 이야기 하나만 더 얘기할게요.”방채금 회장이 말했다.
전임 문예회장인 최순녀로인은 책임감과 열정이 남달랐다. 30주년 경축활동을 앞두고 30여명 녀성 회원들에게 통일 차림의 무용치마를 입히기 위해 장춘시 북방시장에서 직접 천을 사다가 집에서 몸소 재단하고 재봉침으로 견본을 만들어 여러 조장들을 지도하면서 협회의 예산을 절약했다. 그뿐만 아니라 집에 있던 천으로 부채주머니, 록음기 커버, 방석 등을 만들어 협회에 헌납했다.
2017년, 협회 설립 30주년 경축대회 때는 식재료 준비의 돌발 변수가 생겼다. 협회 자체적으로 음식을 만들기로 결정했으나 관리 부문의 안전문제 제기로 활동실 주방 사용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최순녀는 이 임무를 자청해 일주일전부터 채소를 구입해 본인의 집 랭장고에 보관했다. 경축대회 당일, 그는 남편과 함께 밤잠을 설치며 아침 일찍 음식을 만들어 오전 8시 전에 협회에 운반했다. 그는 음식이 식을가봐 이불 두채로 꽁꽁 싸서 가져온 음식을 100여명의 손님과 회원들에게 따뜻하게 대접했다.
회원 인수가 적고 년세가 많은 협회의 여건 속에서도 최순녀는 문예회장으로서 문체활동을 다채롭게 조직해 회원들의 일치한 호평을 받고 있다. 장춘시조선족로인협회와 장춘시조선족군중예술관에서 주최하는 문체활동에는 한번도 빠짐없이 참여해 기량과 수준을 인정받았다.
“시조선족군중예술관에서 조직한 단오절 카라OK 노래경연에서는 우리 협회 8명이 참가한 중창으로 2등상을, 시조선족로인협회 주최 시랑송 경연, 소품 경연, 중창·독창 경연에서도 2등상, 3등상, 우수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방채금 회장이 말을 이었다.

2023년, 당 창건 102주년 기념 행사 모습.
묵묵히 길을 만드는 사람들
조직위원 겸 문오위원 류영배는 허약한 몸으로도 맡은 바 임무를 묵묵히 수행하며 회원들에게 새 노래를 지도해 칭찬을 받고 있다. 년세가 많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회원들을 위해 배운 노래들을 복사해 노래책을 만들어 나눠줌으로써 누구나 함께 노래를 부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었다. 2025년 양력설 활동 때는 자녀들이 드린 3층짜리 큰 가마 1개, 2층짜리 큰 가마 2개, 3층 밥짤뚜기 1개, 조미료통 1개, 채소 볶는 밥주걱 3개, 밥공기 등을 협회에 내놓아 활동 상품으로 사용하게 했고 트럼프카드 10부도 협회에 증정했다. 평소 말이 적고 침착하며 문제를 정확히 바라보는 그는 로인들의 단결을 위해 힘쓰고 협회를 위한 좋은 건의를 아끼지 않는단다.
고 리염 로인은 장춘시조선족로인협회 회가를 창작한 인물이다. 소조 조원들과 함께 길림성? 무장경찰총대와길림성군구? 제1간부휴양소에 배추김치를 수백근씩 만들어드렸고 이웃돕기, 식수조림 등 각종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장춘시조선족군중예술관이 주최한 윳놀이시합에서 선수들이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형제의 손길, 그리고 새로운 다짐
활동실이 없이 고생해온 조양구조선족로인협회는 20여년 동안 제1자동차그룹조선족로인협회의 물심량면으로 되는 관심과 배려를 받아왔다. 덕분에 조양구협회는 넓고 깨끗하며 밝은 활동실에서 근심 없이 만년의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됐다. 방채금 회장은 “조양구조선족로인협회는 이 은혜를 잊지 않고 제1자동차협회 로인들을 형제처럼 생각하며 제1자동차협회를 큰집으로 여기고 있다.”
현재 조양구조선족로인협회에는 96세의 로인 2명을 포함하여 90세 이상 회원이 4명, 80세—89세 회원이 11명, 50세—79세 회원이 6명으로 총 21명 회원이 활동중이다. 그중에서 10여명 회원이 건강상의 원인으로 거동이 불편하여 마음씨 착하고 례절 바른 자녀들이 아침마다 차를 운전해 부모님을 협회에 모셔드리고 저녁마다 웃는 얼굴로 다시 모셔가는 정성을 보이고 있다.
방채금 회장은 “조양구조선족로인협회는 지금 로령화가 심하여 비록 회원 수는 적지만 인생의 두번째 조직이라는 로인협회에서 책임을 잊지 않고 형제 협회의 장점을 배우면서 로인들의 행복한 락원으로 가꾸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라면서 “로인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활동을 조직하고 행복과 우애, 사랑을 서로 나누며 두번째 인생에서 석양을 더욱 붉게 물들이는 데 사명을 다하겠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박명화, 정현관 기자
编辑:유경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