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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은빛 발자취] 자립정신으로 일구어낸 ‘황혼의 보금자리’

박명화      발표시간: 2026-03-22 21:57       출처: 길림신문 选择字号【

-장춘시 구태구조선족로인협회의 27년, 문화계승·사회공헌 ‘톡톡’

2025년, 구태구조선족로인협회 설립 26주년 기념행사를 마치고 기념사진을 남겼다(두번째 줄 오른쪽 여섯번째 사람이 홍의표 회장).

“손에 쥔 것 하나 없이 시작했지만 이제는 우리만의 터전을 일구었습니다.” 

3월 21일 기자와 만난 장춘시 구태구조선족로인협회 홍의표 회장이 싱글벙글하며 말했다.

구태구조선족로인협회는 1999년 8월 8일 설립됐다. 도시구역(城区), 신립촌, 홍광촌, 신선촌 등 4개 분회를 둔 협회는 설립 초기에 돈 한푼, 방 한칸 없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출발했다. 특히 도시구역협회는 민간 주택과 관공서를 전전하며 터전을 일궈야만 했다. 그렇게 내디딘 발걸음이 어느덧 27년째를 맞았다.

자립으로 일군 ‘제2의 인생’

“현재 각 분회는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로인 활동중심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로인들은 이곳에서 늙어서도 할 일과 즐거움, 배움을 찾으며 삶의 질을 높이고 있습니다.” 홍의표 회장은 로인활동중심이 단순한 여가 공간을 넘어 자신을 표현하고 정을 나누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뿌듯해했다.

협회는 구태구 조선족촌들의 중요한 기층 조직으로서 마을 관리, 정신문명 건설은 물론 조선족 교육 발전과 민족문화 계승에도 깊이 관여하며 민족 응집력 강화에 앞장서 왔다.

홍광촌조선족로인협회 회원들이 논밭공원에서 농악무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 

춤과 노래로 잇는 전통, 화합의 장

협회는 틈틈이 무용단, 합창단, 광장무팀을 조직해 조선족 전통문화를 자연스럽게 접목시키고 있다. 명절이나 협회 설립 기념일이면 정기적인 합동 공연을 통해 무형문화유산 보호와 계승은 물론 로인들의 정신문화생활을 풍요롭게 했다.

신립촌 게이트볼경기장 전경.

홍의표 회장은 “구태구정부의 대규모 문예공연이나 축제 행사가 있을 때마다 문화관광국, 문화관 등 관련 기관에서는 조선족로인협회를 특별히 초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홍광촌조선족로인협회는 ‘논밭공원’ 대형 홍보행사에서 촌민들과 함께 농악무를 선보였고 구태구정부 ‘국경절 경축 문예공연’, 광장무대회 등에도 초청되여 민족간 문화교류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러한 공로로 당시 구태구조선족로인협회 회장을 맡았던 박경숙로인은 2021년 길림성조선족로인협회련합회로부터 ‘특별공헌상’을 수여받았다.

게이트볼에서 윷놀이까지… 활기찬 로년의 일상

게이트볼, 장기, 윷놀이 등 로인들에게 적합한 민족 전통 오락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매년 구태구로령사업위원회와 함께 지역 게이트볼대회를 개최하고 협회의 단독 대회도 열고 있다. 여러 분회는 소속 촌과 협의해 신립촌 7개, 홍광촌 2개, 신선촌 인조잔디경기장 1개, 도시구역 1개 등 비교적 규격을 갖춘 11개의 게이트볼 경기장을 조성했다. 이 활동은 조선족로인들의 심신건강을 위한 필수 정규활동으로 자리잡았다.

구태구조선족로인협회의 게이트볼경기 모습.

2024년, 도시구역조선족로인협회는 구태구를 대표하여 사천에서 열린 전국로인게이트볼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평소 스포츠 및 오락 활동 조직에 남다른 공로를 세운 전임 회장 김영진로인은 일찍 2016년 전국조선족로인협회련합회에서 ‘우수회원’ 표창을 받은 바 있다.

마을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

현재 조선족촌의 대다수 청장년들은 해외나 국내 각지에 진출해 일하고 있다. 마을을 지키는 이들은 로인협회 회원을 위주로 한 로인들이다. 여러 마을의 환경미화, 병약자 및 로약자 돌봄, 장례 절차 수행과 마무리, 상호 부조와 써비스 제공까지. “현재 조선족촌에서 로인협회는 없어서는 안될 주류 단체이자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젊은이들이 안심하고 외지에서 일할 수 있게 되였습니다.” 홍의표 회장이 이같이 말한다.

장춘시 조선족 전통문화행사에서 구태구조선족로인협회 공연팀의 공연 장면.

전임 부회장 김선애로인은 회원간 관계와 이웃간 화목, 효도와 자녀 사랑을 잘 조정해왔다. 특히 3세대가 한집에 살면서 근검절약하며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가 원만해 불편했던 적이 한번도 없을 정도였다. 이러한 공로로 그는 2014년 전국조선족로인협회련합회로부터 ‘효도와 사랑, 화목한 가정’이라는 표창을 받았다.

홍광촌조선족로인협회는 협회 설립 기념일마다 로인을 잘 모시는 ‘훌륭한 시어머니와 며느리’ 표창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며 효도와 경로의 아름다운 마을 풍속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상급 부문으로부터 지원받은 자금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경로 집체회식을 가진다고 리춘삼 회장이 기쁜 얼굴로 소개했다.

교육 지킴이 역할도 ‘톡톡’

협회는 설립 이래 지역 조선족의 교육 발전을 위해 계획을 제시하고 적극적으로 호소와 홍보에 나서며 교육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우회로를 덜도록 하는 데 앞장서 왔다.

2003년만 해도 구태구에는 조선족학교가 도시구역과 5개 향진에 분산돼있었는데 학생 수는 300명에 미치지 못했다. 학생이 가장 많은 학교에도 고작 100여명, 가장 적은 학교는 20명에도 못미쳤다. 교사 인력으로는 여러 과목의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운 상황이였고 교육시설도 렬악해 현대교육 발전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다.

장춘시 조선족 전통문화행사에서 구태구조선족로인협회 공연팀의 공연 장면.

이에 구태구 도시구역에 통합된 9년제 조선족학교를 설립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됐다. 그러나 여러 향진 조선족촌들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학교 통페합 작업은 난항을 겪었다. 이때 로인협회가 자발적으로 나섰다. 

“상급 관련 부문에 적극 협력하는 한편 여러 로인협회 분회를 동원해 현지 정부, 촌민위원회, 주민들에게 전면적인 홍보와 호소 작업을 펼쳤습니다.” 서면 자료를 작성하고 서명과 도장을 받아 상급 기관에 조선족 주민들의 진심을 전달한 끝에 마침내 오랜 숙원이였던 학교 통페합과 학교 교사동 건립을 실현했다. 홍의표 회장(당시 통합학교 교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전했다.

이를 바탕으로 협회는 적극적으로 차세대관심사업위원회 업무도 맡아왔다. 학교에서는 지체 높은 협회 어르신들을 초빙해 정기적으로 민속례절 문화교양 활동을 전개했고 이는 현지 조선족 학부모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리동림 초대 회장은 협회 설립 초기 동분서주하며 상하 련결과 경비 마련에 앞장섰고 청렴하게 모든 리사와 회원들을 이끌어 민족 특색이 살아있는 로인협회 활동을 왕성하게 전개한 공로로 2010년 제1차 전국조선족로인협회련합회로부터 ‘우수 조선족로인’ 칭호를 수여받았다.

건강 챙기고 소통하며… 도시구역협회의 ‘알찬’ 활약

도시구역조선족로인협회는 로인들의 심신 건강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기적으로 건강 강좌, 탁구 강좌, 휴대전화 기본 사용법 강좌, 노래 배우기, 노래자랑 대회, 력사지식 강좌, 심리상담 강좌, 시사상식 퀴즈대회 등을 개최하고 명절마다 다채로운 축하 행사도 진행한다.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조직을 비교적 규범적으로 운영하며 내용을 다양화해 로인들이 소극적 참여에서 적극적 참여에로 나아가도록 돕고 있다. 

이같은 활동을 주도한 도시구역조선족로인협회 전임 회장 리차선은 2021년 길림성조선족로인협회련합회로부터 ‘특별공헌상’을 수여받았다.

넘어야 할 산, 네가지 과제

홍의표 회장은 “근 27년의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면 성과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협회는 현재 네가지 난제에 직면해 있습니다.”라고 실토했다.

첫째, 로령화 문제가 심각하다. 70세 미만 '젊은' 로인 참여률이 매우 낮아 장기적 발전이 우려된다. 둘째, 자금 부족으로 활동에 제약이 많아 회원들의 회비로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셋째, 현지 조선족 로인들의 흥미를 고려한 취미활동 지도자 양성기구가 부족하고 핵심 인력이 취약하며 활동 형태가 단일하다. 넷째, 지금까지 구태구조선족로인협회는 독자적인 활동중심과 사무 공간을 보유하지 못하고 줄곧 도시구역조선족로인협회에 사무 공간을 의탁해왔다.

홍의표 회장은 “향후 협회는 지난 근 27년간 자립과 헌신으로 일구어온 소중한 결실을 바탕으로 남은 과제들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며 구태구 조선족로인들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을 이어가겠습니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박명화 정현관 기자


编辑:유경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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