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한 사람들은 올해 11월 달력을 볼 때 양력과 음력의 날자가 신기하게 완벽히 일치하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양력 11월 1일은 음력 10월 초하루이고 양력 11월 30일은 음력 10월 30일이다. 무엇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가? 천문과학보급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자.
중국천문학회 회원이며 천진시천문학회 리사인 양정은 이러한 현상은 달력의 인쇄 오류가 아니라 우리 나라 력법 편성으로 인한 우연의 일치라고 해석했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현행 력법으로서의 양력은 지구가 태양을 둘러싸고 일주일 즉 하나의 회귀년을 공전하는 운동 주기에 근거하여 제정한 력법이다.
한 회귀년의 길이는 365.2422일이며 1년은 12개월로 나뉜다. 회귀년은 정수가 아니기 때문에 양력은 4년마다 1일을 늘이도록 규정하는데 이 해를 양력의 윤년이라고 한다. 무릇 양력 년수가 4로 나눴을 때 정수가 되는 해는 윤년인 366일이고 4로 나눠서 정수가 아닌 해는 평년인 365일이며 윤년에 증가하는 1일은 2월로 넘어가 29일이 된다. 세기년에 4와 400으로 나눠 동시에 정수가 되면 이 해를 세기윤년이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평년이다. 이렇게 매 400년에 모두 97개의 윤년이 있게 된다.
음력은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력법으로서 달이 지구를 에워싸고 운행하는 주기와 지구가 태양을 에워싸고 운행하는 주기를 근거로 제정한 것으로서 일종의 음양합력이다. 음력월은 달의 둥글기 변화 즉 삭망 주기에 따라 정의하는데 한 삭망 주기의 평균 길이는 29.5306일이다. 음력월의 일수도 정수로 표시해야 하기 때문에 때로는 작은달 29일, 때로는 큰달 30일이다.
양력에는 윤년이 있고 음력도 마찬가지로 윤년이 있다. 그 방법은 ‘19년 7윤’으로서 평균 2~3년마다 윤달을 배치하는데 윤달이 있는 음력년도는 13개월을 포함하여 384일 정도 되고 반대로 윤달이 없는 해는 354일 또는 355일이 된다.
양력년의 길이는 거의 변하지 않는 반면에 음력년의 길이 변화는 아주 크므로 1년중의 음력 날자와 양력 날자는 상대적으로 고정되지 않는다. 음력 초하루에 해당하는 양력 날자는 앞뒤로 30일 정도 차이가 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해 모 음력월의 초하루가 양력월의 1일과 겹치게 된다. 19개의 음력년 길이가 19개의 양력년 길이와 거의 같기 때문에 19년마다 양력일이 음력일과 겹치거나 거의 겹치는 현상이 나타난다. 다음번 음력월과 양력월 날자가 완벽하게 겹치는 해는 2030년 6월(음력 5월)이 되며 올해에 이어 양력 11월과 음력 10월이 다시 겹치는 시간은 38년 뒤인 2062년에 가서 나타난다.
/신화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