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길)박정자
노란 꽃이 걸어가요
빨간 꽃이 뛰여가요
파란 꽃이 첨벙첨벙거려요
비오는 날
창가에서 내려다 본 학교운동장
우산을 쓴 아이들이 재잘재잘
다 꽃이요 다 잎이래요
동그란 우산 속의
맑은 웃음소리
종소리에 이리저리
후다닥 흩어지는
동그란 우산 꽃들
빗줄기가 따라가다가
멈추어 서요
계곡의 버드나무
버드나무 만나러 가요
버들잎이 좋아서
흥겨운 바람이 좋아서
계곡이 좋아서
버들잎이 보들보들
바람이 살랑사랑
계곡의 물소리 좋을때도
버드나무 내게로 다가와요
삼라만상이 잠든 어둠 속에도
버드나무 그렇게 다가와요
하얀 이팝꽃
청보리 필때면 이팝꽃 피여요
하얀 꽃송이
산발한 듯 피여 반겨요
이밥 한 사발
소복하게
구름처럼 떠 있어요
가다가도 쳐다보고
오다가도 쳐다보고
밥 먹으라 부르던
울 할머니 목소리
허공에 떠 울려와요
인간미 흐르던
흔흔한 목소리
귀전에 사라지지 않아요
编辑:안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