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우의 배우가 곤곡(昆曲)을 부르며 앞으로 걸어나오자 머리의 점취(点翠) 두식(头饰)이 살짝 흔들린다.
20대 후반 보석 디자이너 왕성린이 디자인한 이 작품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선보인 해강문 관모, 은도금 모란 비녀, 꽃나비 비녀, 나비 형상 귀걸이 등과 함께 국풍 장신구의 상징이 되였다. 신작이 올라올 때마다 ‘아름답다’, ‘생동감 있다’는 찬사를 받으며 수많은 네티즌들이 구매 문의를 남긴다.
젊은이들의 문화적 자부심이 빚어낸 국풍 장신구는 이제 대중의 필수품이 되였다. 목걸이·브로치(胸针)·봉관(凤冠) 겸용 세트부터 명나라 효단황후의 ‘구룡구봉관’에서 령감을 얻은 작품까지 화세(花细)·점취·삼입(镶嵌) 전통 공예에 현대 감각을 더해 청년들 속에서 ‘꼭 사겠다’는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자연법칙에 순응하며 천년 지혜와 미학을 응축한 전통 공예는 ‘천인합일’(天人合一)의 정수이자 중화문명의 살아있는 유전자이다.
전통 공예는 조형·의경·문화적 아름다움으로 우수한 전통문화의 장엄함을 보여주며 젊은 세대의 마음도 사로잡는다.
화세, 삼입 등 전통 공예에 매료된 산동 청년 려지개가 1년간 ‘이룡구봉 일품고명관’(二龙九凤一品诰命冠)을 복원한 것처럼 야간학교의 교실에서 집중과 인내로 빚어지는 기술은 현시대에 청춘을 되찾으며 전통의 온기를 전한다.
“손끝의 기억이 글자보다 문명을 살린다.”는 말처럼 젊은 장인들은 시대의 언어로 고대 기술을 해독한다. 왕성린은 거위·공작새 깃털에 3D 프린팅을 더해 ‘공예는 변한다’는 진리를 보여주며 전통 공예와 현대 기술을 융합시켜 국풍 장신구를 생기발랄하게 빛내고 있다.
전통 공예 전시장 앞에 멈춰선 채 소셜미디어에서 ‘좋아요’를 누르고 예쁜 비녀를 구입하는 이 순간들의 감탄과 설렘은 천년 지혜와 시대정신의 교차점에서 문명의 소리를 선명하게 전해주고 있다.
/인민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