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4일, 《인민일보》 해외판 12면에 <경기도 보고 고향 구경도 하고>(看看比赛, 逛逛家乡)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이 기사에는 자술 형식으로 연변축구팬련의회 회장 고원철의 이야기가 담겼다.
고향의 정취 북돋우다
연변에서 축구 이야기를 꺼내면 많은 로축구팬들은 하나같이 할 말이 한가득이다. 나는 올해 65세로 한 체인 호텔을 운영하는 경영인이자 축구팬이며 연변축구팬련의회 회장도 맡고 있다. 우리에게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일상 그 자체에 가깝다.
연변은 중국에서 일찍 축구 운동이 시작된 지역중 하나로 그라운드 우에서 이어져온 전통이 백년을 넘긴다. 프로리그가 막 시작되던 초창기에는 경기장이 빈자리 없이 꽉 차서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이 경기장 옆 산비탈의 소나무 우에 올라가 경기를 보곤 했다. 그 광경을 지금 떠올려도 생생하다. 함성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나무 우의 사람들도 함께 목청껏 소리쳤다. 연변사람들은 축구를 사랑해서 남녀로소 할 것 없이 누구나 몇마디 정도는 알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민간 주최 대회가 늘어나면서 연변 축구는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프로리그외에도 우리 지역에서는 연변주 현(시) 축구 리그인 ‘연변리그’를 구축했으며 올해 5월 하순에는 2026년 동북지역 도시축구리그도 열릴 예정이다. 축구팬들로서는 집앞에서 경기를 련이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축제나 다름없다.
호텔을 운영하는 나는 경기가 가져다주는 열기를 더욱 실감한다. 경기가 있는 기간에는 객실 투숙률이 눈에 띄게 올라가고 주변 식당과 술집도 덩달아 바빠진다. ‘연변리그’에서는 연변주내 8개 현(시)이 번갈아 가며 홈과 원정 경기를 치르는데 팬들은 70~80키로메터 거리 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기꺼이 팀을 따라 움직인다. 다들 오전에는 경기를 보고 오후에는 시내를 거닐며 저녁이면 랭면과 양꼬치를 즐기는 식이다. 거리에서 상모춤과 같은 무형문화유산 공연이라도 마주치면 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경기가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그 사람들이 다시 지역의 음식과 문화, 장사를 하나로 엮어내는 셈이다. 외지에서 온 팬들이 호텔에 묵을 때면 프런트에서 일정을 물어본 뒤 열에 아홉은 어느 집 랭면이 제일 맛있는지, 어느 거리가 야시장을 즐기기 좋은지 꼭 물어본다.
더욱 기쁜 것은 젊은이들이 다시 축구에 매료되고 있다는 점이다. ‘연변리그’는 15세에서 25세 사이의 젊은 선수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이들이 경기장을 누비며 뜨거운 응원 함성 속에서 명예심을 느끼면서 교정축구도 더욱 활기를 띠게 되였다. 축구는 더 이상 관중석의 볼거리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운동하고 친구를 사귀고 고향을 알아가는 하나의 방식이 되였다.
이제 ‘동북리그’의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우리에게는 더 많은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로축구팬으로서 나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숙한 관람 문화를 위한 조직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 그리고 먼길을 찾아온 친구들이 경기를 본 뒤 연변에서 하루밤 더 묵고 한끼 더 먹고 거리를 한바퀴 더 둘러보고 가기를 바란다. 공 하나로 시작된 열기가 도시를 데우고 고향의 정취를 더욱 진하게 피워올린다. 써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우리도 이 따뜻한 열기를 기꺼이 맞이할 준비가 되여있다.
/인민일보 해외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