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드라마 《장안의 려지》 속 십칠랑(十七娘)이 푸른 대보문 비단옷과 당나라 풍의 반번계 머리로 연변박물관에 있는 ‘당발해 삼채유 녀시용’(唐渤海三彩釉女侍佣) 앞에 섰을 때 천년전 자신을 마주한 듯했을 것이다.
두 녀인의 아름다움은 닮은 꼴이였다. 십칠랑의 풍성한 머리와 녀시용의 왜타계(倭堕髻) 모두 당나라 귀족의 풍만한 미학을 반영했다. 녀시용의 통통한 볼, 깊게 파인 저고리와 긴 치마 또한 십칠랑의 화려한 의상과 함께 당당한 기품을 빚어냈다.
‘당발해 삼채유 녀시용’은 1988년 화룡시 발해고분에서 출토된 보물급 유물이다. 노랑·초록색 유약을 바른 동그란 대좌 우에 서있는 녀시용은 왜타계 머리를 하고 볼이 통통하며 노란색 저고리에 발끝까지 닿는 초록색 비단치마를 걸쳤다. 매듭진 띠가 가슴에서 무릎까지 흘러내리고 두 손은 소매에 감춘 채 공손히 모은 자세이다.
‘당발해 삼채유 녀시용’은 짙은 당나라 토용 풍격을 지닌다. 이러한 류사성은 발해국이 ‘해동성국’(海东盛国) 으로서 당조 문화를 깊이 수용했음을 다시 한번 립증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발해 삼채유 녀시용’은 당풍을 계승하면서도 독자적 특색을 드러냄을 발견할 수 있다. 당나라 녀토용에 비해 신체 비례가 더 균형적이며 대체로 높이가 더 크다. 머리도 역시 왜타계지만 발해 녀시용은 완만한 곡선을 보여준다. 유약 색상은 상대적으로 단조로워 황·록·갈 세가지 색채 위주이다.
드라마 속 십칠랑부터 박물관 녀시용까지, 우리는 발해와 당나라가 써내려간 문화교류 력사의 한 장을 목격할 수 있다.
/중국길림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