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를 푹 삶아 잘게 찢어서 양념장과 함께 따뜻한 국물에 밥을 말아 먹는 것이 바로 개장국(보신탕)이다.
예전부터 우리 민족은 삼복철이면 더위를 이겨내고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 개고기를 먹는 풍습이 있었으며 개고기를 보신제로 알고 있었다. 특히 70년대에는 소가 농촌의 제일 큰 인력이고 돼지는 팔아서 돈잎을 만들어야 하는 유일한 경제원천이였기에 제일 무난한 것이 개를 잡는 것이였다.
인심 좋은 시골 동네에서 개를 잡으면 온 동네 어른들을 다 모셔 대접하는 미풍량속이 있었다. 그러나 개 한마리가 아무리 크다 해도 몇십명의 동네 식구들을 모두 대접하자면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개 한마리에 엄청 많은 물을 부어 푹 끓이고 고기를 가늘게 찢어 몇오리 넣고 국물을 부어 한대접씩 대접하군 했다. 이렇게 드시면 먹거리가 귀해 힘들던 때 몸의 허기를 달랠 수 있었고 겨울해를 지나 봄, 여름에는 몸보신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력사적 배경으로 개혁개방시기 제일 먼저 개고기 음식점이 연길시에 등장하여 고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근 20년을 흥행하여 오늘의 개고기 먹자거리가 나오게 되였다. 결국 개고기 먹자거리가 제일 먼저 우리 음식문화 발전의 선두 역할을 해왔다. 또한 개고기 먹자거리의 형성은 연변지역의 기후,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뜻한 개고기 전골은 긴 겨울의 추위를 달래주고 약선의 효능도 있어 몸을 보양하고 활력을 더해준다.
오늘날 연길시의 개고기 먹자거리는 맛집의 중심지로서 독특한 음식문화를 체험하려는 많은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되였다. 연변지역에서 조선족과 함께 살고 있는 많은 한족들, 장기 거주하는 외지인들도 조선족 음식에 입맛이 사로잡혀 장국과 김치, 랭면과 개장을 조선족 못지 않게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음식 동화현상이 생길 수 있는 그 리면에는 백여년간 우리 민족의 음식문화를 계승 발전시키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해온 우리 민족 음식업자들의 헌신과 사명이 안받침되였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날 조선족의 집거지인 연변을 떠나 조선족 특색음식인 개장국과 김치, 비빔밥을 망라한 우리 음식은 이미 전 동북지역의 음식시장에 파급되였다. 그중 김치와 랭면은 전국 각지의 크고 작은 도시들에서도 크게 환영받는 음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연변전통음식문화연구회 회장 허향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