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하면 전자파 때문에 암에 잘 걸린다는 속설이 퍼져있었다. 잠을 자거나 통화를 할 때도 웬만하면 휴대전화를 머리 가까이에 두지 말라는 이야기도 퍼졌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나온 연구 결과를 분석했더니 휴대전화 사용과 뇌암 발생간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거나 자주 사용하거나 모두 상관이 없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스트랄리아와 독일, 뉴질랜드, 스웨리예, 스위스 등 국제 공동 연구진이 1994년─2022년에 발표한 연구론문 63편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알아냈다고 최근 밝혔다.
휴대전화는 노트북이나 라지오, TV, 기지국 등과 마찬가지로 무선 주파수 전자기파 즉 전파를 방출한다. 특히 휴대전화는 머리 가까이에 대고 사용하기 때문에 뇌암이나 머리 부위에 생기는 두경부암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고 알려져있었다. 이 때문에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과거 휴대전화 전자파를 잠재적인 암 위험 요인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휴대전화 사용량과 빈도, 기간에 따라 뇌암과 두경부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폈다. 그 결과 수십년간 휴대전화 사용량이 엄청나게 늘었음에도 뇌암 발생률이 그에 비례해 늘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통화 시간이 길거나 통화 빈도가 잦거나 10년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해온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휴대전화 사용이 급증했음에도 뇌암 발생률은 비슷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휴대전화 사용과 뇌암간 관계를 밝히는 가장 종합적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9년에도 연구팀은 휴대전화 사용과 뇌암간 상관관계가 없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연구진은 1982년─2013년 동안 뇌암 진단을 받은 환자 1만 6,825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사용량을 비교 분석했다. 이 연구 결과에서도 역시 휴대전화 사용 시간이나 빈도가 뇌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또한 휴대전화 사용 시 전자파가 가장 많이 로출되는 부위인 측두엽에서의 암도 증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럼에도 연구진은 휴대전화 전자파가 걱정된다면 통화 시 핸즈프리 모드를 사용하거나 통화시간을 제한하라고 조언했다.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