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고 난 후 졸음이 쏟아지는 현상을 식곤증이라고 한다. 특히 과식을 했을 때 식곤증이 심한데 이는 뇌와 근육에 비해 소화기관으로 혈액이 몰렸을 때 피로감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배가 고픈 경우 잠이 잘 오지 않기도 하는데 이는 생체활동을 위한 에너지가 부족해져서 각성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이때 무조건 여러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잠이 잘 오는 것은 아니다. 신체 호르몬을 자극시키는 특정 성분이 많이 포함된 음식일수록 섭취후 수면이 더욱 편안해질 수 있다.
◈ 숙면 유도 호르몬, 음식 통해 섭취 가능
잠이 잘 오게 하는 호르몬은 바로 멜라토닌(褪黑素)이다. 멜라토닌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체내에서 트립토판(色氨酸)이라는 아미노산(氨基酸)으로부터 만들어진다.
이때 트립토판이 몸속 효소와 상호작용해 세로토닌(血清素)으로 바뀌고 세로토닌은 멜라토닌으로 변화한다. 트립토판을 많이 섭취할수록 멜라토닌도 다수 형성된다.
트립토판은 음식을 통해 섭취할 수 있다. 트립토판을 비롯해 수면을 유도하는 물질이 다량 함유된 주요 식품군은 다음과 같다.
▲ 우유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에는 트립토판이 다수 포함되여있다. 우유에 포함된 대표적 영양소중 하나는 단백질인데 단백질을 생성하는 아미노산에 트립토판이 많이 포함되여있다.
우유에는 다른 단백질보다 느리게 소화되는 카제인(酪蛋白)이 포함되여있다. 카제인은 몇시간에 걸쳐 아미노산의 일종인 트립토판을 꾸준히 공급하면서 깊은 수면을 유도하기도 한다.
▲ 체리
체리(樱桃) 자체에 멜라토닌이 풍부하다. 트립토판 섭취를 통해 멜라토닌을 형성할 필요 없이 곧바로 멜라토닌을 보충할 수 있는 식품군이다.
미국에서 수면 관련 연구를 진행한 의료고문 라즈 다스굽타 박사는 수면-각성 주기를 조절하는 데 도움되는 음식으로 체리를 꼽았다.
▲ 바나나
바나나에도 트립토판이 다량 함유되여있다. 바나나 속 트립토판과 비타민B6은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의 합성을 돕는 역할을 한다.
바나나는 마그네시움과 칼리움 또한 풍부해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된다. 칼리움은 혈중 나트리움 농도를 낮춰 얼굴 부기를 가라앉히기도 해 아침에 부기가 걱정된다면 자기 전 바나나 섭취가 적합하다.
▲ 견과류
견과류에도 트립토판과 멜라토닌 성분이 풍부하다. 아몬드(杏仁)에는 트립토판이 풍부하며 호두 역시 체내 멜라토닌 함량을 증가시키는 주요 식품군이다.
아몬드에는 마그네시움도 풍부해 수면 방해 호르몬인 코르티솔(皮质醇) 수치를 낮추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땅콩에는 트립토판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마그네시움이 풍부해 근육을 이완시켜 숙면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생선류
생선중에서도 연어와 참치, 고등어는 오메가-3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오메가-3은 트립토판을 세로토닌으로 전환시키는 필수지방산으로 작용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연어에 포함된 오메가-3은 스트레스 저항 효과를 강화하며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해 두뇌를 원활하게 작동케 하고 멜라토닌 형성을 유발하는 세로토닌 수치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