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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문시]가을례찬

길림신문 2026-02-03 11:11:36

◎맹영수

훈풍을 타고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울긋불긋 오색으로 물든 가을, 호수에 비낀 둥근 달을 보듯 너무나 황홀합니다.

높이 들린 파란 하늘은 초원을 보는듯 하고 빨간 단풍은 화려하게 핀 꽃을 보는듯 합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입니다.

해빛의 다함없는 애무에 사과는 속살마저 곱게 익어 빨갛게 웃고 논밭의 벼들은 여유를 부리는 로인처럼 노랗게 드러누워 부른 배를 슬슬 만지고 저기 저 다람쥐는 잣송이를 굴리느라 두눈을 대록거립니다. 자연은 계절을 통해 가장 풍성한 식탁을 모두에게 받쳐 올려 줍니다.

가을은 려행의 계절입니다.

노을이 물든 태호의 물결이 좋고 단풍이 물든 장백산의 오솔길이 좋고 은은한 달빛아래 북국의 밤길은 또 얼마나 이색적입니까? 파란 하늘, 푸른 바다, 흐드러진 단풍향…가을은 어망결에도 그냥 배낭 하나만 메고 흘쩍 어디론가로 떠나고 싶은 그런 계절입니다. 그렇습니다. 태산에 올라야 풍경을 느끼듯 인간은 려행을 통해 시야를 넓히고 여유를 느끼며 한결 성숙에로 나아갑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입니다.

명상에 잠기는 이 가을, 두틈한 책은 몰라도 맥주 한잔, 커피 한잔을 놓고 뿌쉬낀의 시 한수를 읽어봄이 어떨가요? “생활이 그대를 속이더라도 괴로워말라. 울적한 날을 참고 견디여라. 즐거운 날들은 돌아오리니...” 얼마나 가슴에 와닿는 시구입니까? 책속에 길이 있고 희망이 있습니다. 독서하는 사람은 삶의 속박을 벗어난 멋진 사람입니다.

가을은 용서의 계절입니다.

꽃이 해를 품듯 가을은 열린 계절입니다. 바람이 나무를 안고 노래를 부르고 산이 나무를 품고 열매를 맺어줍니다. 살다보면 뜻대로 안될 때가 있습니다. 살다보면 미운 사람 생길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늘은 구름을 품습니다. 바다는 강물을 품습니다. 세상엔 영원한 '적'이 없습니다. 모두가 그때뿐입니다. 겨울이 오기전에 바람처럼, 강물처럼 흘려 보냅시다. 곱게 보면 모두가 꽃이고 노을입니다.

가을은 서정의 계절입니다.

가을은 수채화입니다. 나무, 바람, 강물, 산들이…노래부르는 계절입니다. 가을의 식탁엔 엄마의 정성이 슴배여 있습니다. 매미소리 요란한 가을의 밤엔 시인의 숨결이 맥박칩니다. 코스모스, 들국화향이 그득한 가을의 오솔길엔 18세 소녀의 랑만이 뛰놉니다. 비타민처럼 활력이 넘치는 가을, 가을엔 누구나 가수가 될 수가 있고, 누구나 화가로 될 수 있고, 그리고 누구나 시인으로 될 수 있습니다. 가을은 꿈이 깃을 펼치는 기분좋은 계절입니다.

튕기면 터질듯 탱탱한 가을녀인, 아, 이 가을에 풍토와 인정에 취해, 그리고 술향과 문향에 젖어 한번쯤 그녀와 진한 키스를 해본들 누가 뭐라 할가요?

가을, 미쳐도 욕보지 않을 천고마비의 가을, 그 가을이 그대의 가슴을 노크합니다. 똑똑, 쿵쿵! 당신은 준비가 되여 있습니까?


编辑:안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