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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문화유산순방] '입산습속' - 산을 열고 나눔의 문화 보여주는 살아있는 전통

안상근 길림신문 2025-09-16 15:37:33

9월 14일, 룡정시 백금향 용신촌 곽장봉에서 연변천불지산생태문화연구회의 주관으로 룡정시무형문화유산 대상이며 오래된 조선족 민간민속의식인 천불지산 제8회 '입산습속' (入山节)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산을 끼고 살아온 산간지역 조선족들의 전통적인 산신제 행사로 현재는 여러 민족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축제로 자리 잡았으며 룡정시 일대에서 행해지고 있다.

'입산습속'은 해마다 음력 5월 무렵 산천초목이 무성해질 때 산나물과 약초를 채집하러 들어가기 전에 안전과 풍요를 기원하며 지내는 의식이다. 이 행사는 룡정시 시급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천불지산 제8회 '입산습속'행사의 한장면

행사는 일반적으로 산 입구에서 진행되며 마을 사람들이 모여 제물을 차리고 산신께 제사를 지낸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자연에 대한 경외와 감사, 더불어 살아가는 공존의 마음을 드러내며 민간 신앙과 생태 문화가 결합된 독특한 전통을 이어가려는데 취지를 두었다.

과거에는 제사 후 촌민들이 함께 산에 들어가 약초와 나물을 채집하고 그 수확물을 나누어 가졌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입산습속'은 단순한 의식을 넘어 공동체적 협력과 나눔의 문화를 보여주는 생활풍속이였다.

19세기 중반 조선족이 중국으로 이주한 이후에도 이 전통은 두만강 북안 일대 조선족 집거지에서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룡정시 개산툰진, 삼합진, 백금향 등에서는 비교적 완전한 형태로 보존되여 왔다.

개혁개방 이후 생활 수준이 향상되고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입산습속'도 더 많은 중시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입산습속'은 민속학자들과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그 의미와 가치가 재조명되며 문화적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입산습속'의 력사는 200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기원은 인삼 채취와 깊은 련관이 있다. 예로부터 룡정 천불지산 일대에서는 인삼을 비롯한 약재가 많이 자랐고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산에 들어가 인삼을 캤다. 이때 여러 명이 조를 이루어 산에 들어가기 전, 안전을 기원하는 의식을 치렀는데 이것이 점차 하나의 민속 행사로 정착한 것이다.

연변천불지산생태문화연구회는 전문 연구팀을 구성해 '입산습속'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기록했으며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행사를 재개했다. 대표 전승인을 비롯한 전승 집단이 참여하고 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전승 체계와 보존 경로를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입산습속'무형문화유산 대표적 전승인 맹권철

 '입산습속' 무형문화유산 대표적 전승인인 맹권철에 따르면 '입산습속'은 오래전부터 여러 민족이 함께 참여해 온 력사적 특징을 지니며 민간중심의 강한 민속성과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중시하는 생태 문화적 가치를 내포하고 있다. 또한 지역적으로는 군중참여가 활발하고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여 외지 관광객까지 끌어들이는 문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급 무형문화유산 대표성 대상으로의 추천신청도 진행중이다. 

'입산습속'은 력사적·문화적으로 깊은 의미를 지닌다. 오랜 제사 문화와 산에 대한 존중과 의지는 조선족의 중요한 문화 유산이다. 이와 동시에 '입산습속' 행사에는 산신제, 인삼 및 약초 채취, 등산, 중약 문화 공유 등 다양한 민속요소가 포함되여 있어 산과 함께 살아온 조선족의 생활문화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사회적으로도 '입산습속'은 민족 자긍심과 공동체 의식을 고취시키고, 여러 민족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사회 통합과 지역 안정에 기여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연변천불지산생태문화연구회는 이 전통을 보존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다년간 사료와 구전 자료를 수집해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해마다 음력 5월 1일이면 룡정시 백금향 용신촌 곽장봉에서 정기적으로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오늘날 '입산습속'은 규모있고 조직적인 민간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면서 살아있는 지역 민간문화전통으로 다시 숨 쉬고 있다.

/안상근 기자


编辑:김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