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엄마의 유산 (외2수)
안상근 길림신문 2025-05-23 10:41:41(석가장)정정숙
아홉살 어린 나이에
앓는 엄마 구하려고
부자집 머슴으로 들어간 울 엄마
학교 문앞도 못 가 본
문맹이였지만
마음씨 곱고 반듯하여
동네 어르신들
효녀 심청이라 불렀다네
평생 천사처럼 고왔던 울 엄마
지식은 없어도 사리 밝고 현명한
자식들의 교과서였고
우리들 삶에 지혜를 주셨네
오늘도 귀전에
울리는 엄마의 어록
돌다리도 두드려라
침착하라
시기와 질투는 금물이다
깨끗하게 살아라
황금보다 귀한 엄마의 유산
세세대대 길이길이 전해가리
아가와의 약속
열달을 함께 호흡하며 잉태해
창자를 끊이는 아픔끝에 받은
내 생의 최고의 선물
아가를 한품에 안는 순간
흐르는 눈물 줄 끊어진
구슬 같았네
쌔근쌔근 잠자는
아가를 보며 다짐했었지
엄마라는 호칭을 준
너를 위해 나를 통째로
내여 주겠다고
엄마라는 이름앞에
거미가 된다 해도
나는 행복한 엄마이다
귀여운 내 아가야
동년
개구쟁이 친구들과
숨박꼭질 하던
그 시절 추억의 편린들을
불러 모아 본다
돌 가위 보, 돌 가위 보
술래잡이 신나서
산촌이 떠나 갈듯
환성 지르며 깔깔대던
숨결들이 내귓가를 간지르며
여울쳐온다
세월이 흐를수록
또렷해 지는 기억속의
송아지 친구들 이름 불러보자
이름마저 곱던 쭉쭉빵빵 은주
목청 고운 꾀꼬리 순애
나한테 장가들겠다 시집오라
막무가내로 조르던
익살꾸러기 영남이는
나를 기억하고 있을가
지금은 어느 하늘아래
어느 동네에서 살고있는지
추억의 사진첩 번지며
나처럼 그리워 하며 살고 있을가
编辑:안상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