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련시조선족로인협회 회원들 사이에서는 중산분회 백순옥로인(74세)이 집을 잃고 갈핑질팡하던 세살도 안되는 어린아이를 구조해준 미담이 널리 칭송받고 있다.
사연은 이러하다. 지난 3월 15일, 백순옥로인은 대련시조선족로인협회 활동에 참가한 후 집으로 향하는 뻐스에 올랐다. 뻐스가 두 정거장을 지났을 무렵 그는 배동하는 어른도 없이 혼자 뻐스에 탑승한 세살도 안돼보이는 어린아이를 발견했다. 세번째 정거장에서 백순옥로인이 내리자 그동안 관심깊게 바라보던 로인의 눈길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아이는 로인을 따라 뻐스에서 내렸다. 그런데 십자로에서 붉은등이 켜져있는데도 아이는 무작정 길을 건너려고 했다.
‘저 아이는 돌봐주는 집식구들도 없단 말인가? 저러다가 교통사고라도 발생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든 백순옥로인은 무작정 달려가 아이의 손목을 잡았다. 그는 함께 길을 건넌 후 아이에게 가정 상황을 물었다. 아이는 자기는 성이 리씨이고 외할아버지와 함께 광장으로 산책 나왔다가 외할아버지가 그만 발목이 상하여 모지름을 쓰면서 자기에게 신경 쓰지 못하는 사이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낯모를 어른들을 따라 뻐스에 올랐다고 말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느낀 백순옥로인은 일단 아이를 자기 집으로 데려간 후 아들에게 파출소에 신고하라고 분부하는 한편 아이에게 간식을 먹이면서 정성껏 보살폈다.
친할머니 못지 않게 자기를 보살피는 백순옥로인의 정성에 감동을 받아서인지 부모를 찾으며 안절부절 못하던 아이는 차츰 안정을 되찾고 백순옥로인의 가족들과 재잘재잘 말하기 시작했다.
해질녘이 되자 다급히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30대의 젊은 부부가 백순옥로인의 집을 찾았다. 그들은 백순옥의 품에 안겨 새곤새곤 잠자고 있는 아이를 보고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연신 감사를 표했다. 알고보니 이들 부부는 외할아버지가 아이를 잃어버렸다는 기별을 듣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는데 마침 경찰로부터 백순옥로인의 집주소를 전달받고 한달음에 달려왔던 것이였다.
이튿날 이른 아침, 이들 부부는 식품을 한꾸레미 사들고 백순옥로인을 찾아와 재차 감사의 뜻을 표했다. 백순옥로인은 “누구나 부딪치면 다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내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라고 말하면서 기어코 례물을 사절했다.
/리삼민특약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