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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길림신문》]

행운을 가져다준 천사

◎ 안수복

저자 안수복

지금도 《길림신문》에서 나에게 가슴 설레이는 최고의 영광과 영예를 안겨주던 그날을 잊을 수 없다.

2008년 8월 9일, 《길림신문》에 발표된 수필 <진달래와 렬사비>가 《길림신문》 제3회 ‘비호컵’문학상 성인부문 금상을 받으면서 행운스럽게도 문학상 시상식 방문자로 외국나들이를 하게 되였다. 고무풍선처럼 부푼 가슴을 안고 일행 11명과 함께 2009년 7월 23일 난생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외국땅을 밟게 되였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요긴한 것은 독서이다. 훌륭한 글 한편을 읽는 것은 고상한 사람들과 대화하고 배우는 것과 같다. 세계는 한권의 책, 개개인은 활자, 나라와 나라는 꿰맨 실, 시대는 책의 페지이다. 책, 그것은 위대한 힘이고 마치 배와도 같이 우리를 태우고 협소한 곳으로부터 끝없이 넓은 삶의 바다에로 안내한다. 놀러 다닌 발자국은 남지 않아도 학습한 공은 남는다. 열쇠가 상자를 열 듯이 독서는 인생을 더욱 아름답게 설계한다.

나의 인생길은 ‘순풍에 돛 단 듯’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길림신문》이라는 한줄기의 삶의 빛이 있어서 생활은 더욱 충실해졌고 삶의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식당에서 팽이처럼 돌아치며 반찬 접시를 나르고 그릇을 씻는 아줌마가 글을 쓴다는 것은 말 그대로 고행이였다. 《길림신문》은 비옥한 토양으로 문학의 꿈이 싹틀 수 있도록 나에게 촉매제 역할을 해주었고 새로운 삶을 살도록 깨우쳐주었다. 《길림신문》은 내 삶의 일부분이자 너무 힘들고 괴롭고 지쳐서 절망의 벼랑 끝에 이르렀던 나에게 삶의 끈을 쥐여준 사랑과 희망의 천사, 행운의 천사였다.

1991년, 향진기업에 출근하던 우리 부부는 공장이 파산되자 ‘하해’했다. 뒤돌아보니 우리 부부가 아픔과 고통, 감당과 인내, 고난과 곡절을 겪으며 한걸음, 한걸음 걸어온 나날들이 어느덧 35년이 되였다. 수십년 동안 20평방메터도 되나마나한 작은 가게 주방에서 부부가 팽이처럼 맴돌면서 청춘과 정력을 깡그리 불살라왔다. 게다가 뒤늦게 도시로 가게를 옮기면서 상상할 수 없는 압력과 엄청난 충격에도 불구하고 반전과 역전을 거듭하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뤄 낼 수 있었던 것도 역시 독서의 힘이였고 문학의 힘 덕분이였다.

당시 《길림신문》에 <해가 서쪽에서 뜬다>라는 나의 작품이 발표되자 손바닥만한 진 거리는 죽가마처럼 끓어번졌다. 글의 내용은 진기업의 부공장장으로 열심히 뛰던 남편이 행주치마를 두르고 주방에서 땀동이를 쏟아가며 정성껏 료리를 하는 장면을 서술한 것이였다. 남편은 평소 “만약 내가 음식점 주방에서 료리가마를 거머쥘 때면 해가 서쪽에서 뜨는 날일 것이요.”라고 호언장담했었다. 그런데 누가 이런 일이 일어날지 상상이나 했겠는가? 진기업의 부공장장이기 전에는 촌 민병련장, 공청단 서기, 당지부 서기로 일했던 남편이 주방장이 되고 또 그렇게 30여년이 지나게 될 줄이야! 사람들은 ‘투도홍화식당’의 녀사장님이 작가인 줄 여태 몰랐다며 《길림신문》에 발표된 작품만 있으면 가게로 신문을 가져오군 했다. 남편은 안해의 글쓰기를 적극 지지한다면서 각종 문학잡지와 신문들을 주문해주었고 가게 수익의 일부분을 떼여 해마다 신문, 잡지들을 수십부씩 주문해 개체호들에 선물하기도 했다.

《길림신문》은 우리 부부와 결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인연을 이어왔다. 신문이 오는 날이면 남편은 가장 먼저 구독하며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식당 손님들도 뒤질세라 식사하다 말고 남편의 손에서 신문을 낚아채며 “싱글벙글하는 걸 보니 또 녀사장님의 작품이 실렸나 봐요.”라며 익살을 피우군 했다. 볼거리가 많고 백성들이 선호하는 신문으로 자리매김했던 《길림신문》은 보풀이 일 정도로 음식점내 손님들 사이를 오가며 읽혀졌다.

행운스럽게도 올해는 우리 부부가 결혼 4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수많은 이야기와 인연이 얽힌 《길림신문》 창간 40주년과 겹치는 특별한 영광까지 지녔다. 지금까지 나는 《곰 남편과 너구리 안해》, 《나 이제 그대를 ‘꽃’이라 부르지 않으리》 등 2권의 수필집을 출간했으며 총 114편의 작품중에서 《길림신문》에 게재된 작품만 해도 십여편이나 된다.

수상작도 적지 않다. 2008년 9월 9일에 발표된 작품 <세 자매와 옷 한벌>은 《길림신문》의 ‘내가 보는 개혁개방 30주년 공모’에서 영예롭게 수상했을 뿐만 아니라 2010년 5월 6일에 발표된 <대리엄마의 자녀교육>은 《길림신문》 ‘인성교육상’까지 수상했다. 또한 수필 <나 이제 그대를 ‘꽃’이라 부르지 않으리>는 영예롭게 《길림신문》 제4회 ‘두만강’ 문학상 우수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수필 <손매돌>, <모퉁이>, <고향다리>, <바닥의 꿈> 등 허다한 수필들이 《길림신문》에 발표된 후 독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삶이란 기대에 찬 미래가 있어 행복한 것이 아닐가? 인생에 정답은 없다. 인생은 행복의 련속이 아니라 오히려 시련과 고난의 련속이기 때문이다. 문학과 글쓰기, 독서는 나에게 성스러운 직업이자 놓을 수 없는 삶의 끈이였다. 《길림신문》은 어제도, 오늘도, 래일도 영원히 나의 친근한 동반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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