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오전, 하지(夏至) 절기를 맞이하여 록음방초 우거진 연길시 중국조선족민속원은 전국 각지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떼지여 모여들면서 가는 곳마다 제법 흥성흥성했다. 이날 흥겨운 노래가락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12명의 로인들을 높이 모신 중국조선족회갑잔치 민속행사가 이곳에서 성황리에 펼쳐지면서 연변지역의 존로애로(尊老爱老)의 아름다운 민족전통을 세상에 널리 자랑했다.
이번 행사는 2025년 길림성 ‘문화와 자연유산의 날’ 본회장 도시 행사의 일환으로 연변주문화라지오텔레비죤방송및관광국과 연길시정부에서 주최하고 연변문화예술연구중심과 연길시부녀련합회에서 공동으로 주관하였으며 연길시문화라지오텔레비죤방송및관광국, 연길시민족종교사무국,연길시민정국의 협력으로 진행되였다.
조선족은 예로부터 로인을 존중하는 것을 생활 속의 중요한 례의범절로 간주해오면서 로인들을 위한 여러가지 축수 행사를 마련하는 효도풍속습관이 나타나게 되였는데 그중 회갑잔치가 가장 전형적인 축수의식이다. 회갑잔치는 조선족 전통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인생의례중의 하나로서 60세를 맞은 로인들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민속 전통 행사이다. 이번 행사는 지난 2008년 국가급 무형문화유산 종목으로 등재된 중국조선족회갑잔치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현하면서 그 의미를 더욱 빛내였다.
행사는 흥겨운 조선족 전통음악인 <라질가>의 퉁소 연주와 함께 시작되였다. 12명의 로인들은 아들딸, 손자손녀들의 옹위하에 회갑상에 오르면서 관객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서 12명 어린이들이 12명 로인들에게 생화를 안겨주었다. 회갑상은 전통에 따라 과일, 당과류, 떡, 고기붙이 그리고 대추를 물린 통닭 등으로 풍성하게 차려졌는데 로인들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고 로인들에 대한 효심을 표달하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날 회갑상을 받은 로인들로는 장아림과 손계림 부부, 방봉석과 안순복 부부, 박철원과 김봉선 부부, 곽선귀와 리해숙 부부, 교봉국과 장지란 부부, 최인성과 김선희 부부 등 12명의 여러 민족 로부부들이였다. 이들은 가정을 위해 헌신하고 사회와 지역 발전에 기여해온 분들이였다. 참석자들은 그동안 로인들의 로고에 경의를 표하면서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다.
행사에서 연변주문화라지오텔레비죤방송및관광국 부국장 김현청과 연길시정부 부시장 김은희가 로인들에게 축수 대련을 드리고 장수주를 올렸다. 또한 가족 대표의 감사 인사와 함께 자녀들과 손자손녀, 행사 주최측 사업일군들이 로인들에게 술을 따르고 큰절을 올리는 전통 헌수 의식이 진행되여 훈훈하고 감동적인 축제 분위기를 자아냈다.
회갑잔치의 하이라이트는 전통 공연이였다. 연길시공원소학교 어린이들의 중창 <제비가 돌아왔네>로 시작된 축하공연은 남녀4인창 <오래오래 앉으세요>의 흥겨운 노래 속에 모든 참석자들이 함께 춤추고 노래하면서 로인들의 건강장수를 축원하는 흥겹고 의미있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행사에 참가한 모든 로인들과 가족, 관계자들이 함께 뜻깊은 기념사진을 찍으며 소중한 추억을 남겼다.
이번 회갑잔치는 단순한 회갑잔치를 넘어 조선족 전통문화의 아름다움과 효사상을 현대사회에 전하는 의미있는 자리였다. 특히 어린이들이 로인들에게 생화를 올리고 절을 하는 모습에서 전통의 계승과 존로애로의 정신이 빛났다.
연길시뢰봉반 반장이며 이번 회갑잔치의 초대 인물로 회갑상에 오른 박철원과 김봉선 로부부는 “국가급 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조선족회갑잔치의 회갑상을 받게 되여 더없는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당과 정부 그리고 자녀들의 진심으로 되는 축복을 받아 매우 기쁘다. 로년에 작은 힘일지라도 기여하면서 열심히 살아가는 것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회갑잔치는 로인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자리였을 뿐만 아니라 모든 세대가 함께 전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소중한 축제의 장이기도 했다. 산동성 청도시에서 온 한 관광객은 “오늘 우연히 중국조선족민속원에 관광왔다가 중국조선족회갑잔치 전 과정을 지켜보는 소중한 체험을 했다.”면서 “이번 행사를 통해 로인을 존중하고 공경하는 조선족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피부로 직접 느껴보았고 여러 민족이 더불어 살아가는 연변지역의 ‘중화민족 한가정’의 깊은 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행사 주최측은 “중국조선족회갑잔치 민속행사를 통해 조선족 전통문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로인들을 공경하는 우량한 전통을 발양하며 조선족회갑잔치 민속 활동을 담체로 여러 민족 로인들이 공동으로 참여한 민속행사를 통해 중화민족공동체의식을 진일보 확고히 수립하고 중화민족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전승, 발양하려는 데 이번 행사의 취지를 두었다.”고 밝혔다.
/안상근 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