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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길림신문》 ] ▧ 김금단

《길림신문》과 나의 글쓰기 인연

저자 김금단

문학이라는 길로 나를 이끌어준 《길림신문》 과 부족한 글에 아낌없는 고무격려를 보내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되는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아버지는 일찍 군인이였다. 맏아들인 아버지는 가난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고 농사를 지으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에 더는 공부를 할 수 없게 되자 그날로 맨발 바람에 군에 입대하였다. 그렇게 장장 8년이란 시간 동안 군대 생활을 하다가 무휼군인으로 퇴대를 한 후에도 부대에서 신문을 읽던 습관을 버리지 않고 중문으로 된 《길림일보》를 주문해 읽으시였다.

내가 어렸을 때 온 마을의 편지며 잡지며 신문 모두가 우리 집으로 배달되였다. 아버지는 밭일을 하면서 쉴 틈을 리용하여 늘 신문을 손에 들고 계셨고 울바자 옆을 오가는 마을의 한족들에게는 중국어로, 조선족들에게는 우리말로 신문에서 읽은 내용들을 말씀하여주시군 하였다. 신문은 말을 못하지만 아버지를 통해 말할 줄 아는 ‘산 신문’이 되였다. 중문으로 된 신문이라 그 내용을 완전히 리해하기 힘들었던 나는 어느 날 아버지와 우리글로 된 신문으로 바꿔달라고 졸랐다. 아버지는 이 딸의 간절한 요구를 받아들여 어느 날부터 우리글로 된 《길림신문》을 바꿔주셨다. 《길림신문》이 도착하면 아버지의 손으로부터 가족의 이 손 저 손으로 옮겨지면서 우리들은 신문을 올리훑고 내리훑었다. 그렇게 읽은《길림신문》이 알게 모르게 나에게 문학이라는 세포를 심어주었다.

연변대학을 다니면서도 나는 도서관에서 《길림신문》을 꾸준하게 읽었다. 부지런히 책들을 읽고 날마다 일기 쓰기를 견지한 덕분에 22살에 학교에서 꾸리는 《종소리》잡지에 나의 첫 수필을 발표할 수 있게 되였다. 그후 《종소리》잡지에 실린 수필이《길림신문》 문학면에도 얼마든지 실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어느 날 오후, 연변일보사 청사에 위치한 《길림신문》 문학면 편집부를 조용히 찾아가서 똑똑 노크하였는데 정장차림의 편집선생님이 웃는 얼굴로 문을 열어주었다. 나의 의사를 간단히 말씀드리고 수줍어하면서 글을 보여드렸는데 그 자리에서 글을 읽으시더니 잘 썼기에 발표해준다고 하면서 꾸준하게 글을 쓰라고 고무격려해주었다. 그렇게 나의 처녀작인 수필 〈고통〉이 처음으로 《길림신문》 문학면에 발표되였고 ‘나도 글을 쓸 수 있구나!’라는 자신심이 생겼다.

아버지는 가난 때문에 공부를 못하셨지만 끊임없는 노력을 통하여 글씨도 아주 멋있게 쓰시고 중문에 능통하셨으며 신문을 통하여 시골에서도 밝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힘을 키우셨다. 자식들을 공부시키면서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셨고 어느 날에는 신문에서 딸애의 문학작품도 읽을 수 있게 되였다. 10년전에 《길림신문》을 주문해드리려고 아버지에게 전화했는데 시골에서 신문을 주문하는 사람이 없어 더는 배달이 안된다고 하셨다. 아버지는 여건이 될 때까지 장장 20~30년간 《길림신문》의 애독자였다.

140평방메터 아빠트 대출에 딸애를 키우느라고 힘들었던 삶에 여유가 생기면서부터 글쓰기가 나한테 다가왔다. 마음속 생각들이 무르익어 강한 충동을 느낄 때면 방문을 잠그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종이에 적었다. 2008년도 혜주에서 심수로 퇴근하는 길에 태풍으로 인하여 다리가 물에 막히게 되자 심수 집앞 고속도로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편을 보지 못한 채 스쳐 지나 세번이나 고속도로를 오고 가면서 어렵게 집에 도착하였던 일을 적은 수기, 2016년도에 한족 친구의 가족과 함께 해변가를 다녀왔는데 차가 막혀 한시간 거리를 다섯시간 동안 친구의 남편이 운전하였던 일을 적은 수필, 2021년도에 《길림신문》에서 기획한 ‘사랑+릴레이’ 계렬 행사중 하나인 <선생님께 고마움 전하기> 글쓰기에서 금상을 받은 짧은 글, 2023년에 심수시조선족배구협회에서 홍보부의 직책을 맡고 배구 활동에 관한 기사를 적은 글 등이 《길림신문》을 통해 발표되였다.

한편의 글은 생생한 과거의 아름다운 추억이다. 《길림신문》에 발표한 회수는 얼마 안 되지만 발표된 글들은 그래도 살아오면서 경험하고 느낀 희로애락을 적은 나의 인생사이다. 아버지가 이어준 《길림신문》과의 인연으로 인하여 문학이란 길에서 자신감을 갖게 되였고 23살에 교단에 서면서 학생들에게 글짓기를 흥미진진하게 가르칠 수 있었으며 지금도 책을 즐겨 읽고 나름대로 글을 쓰고 있다.

글쓰기에 대한 흥취를 놓지 않고 지금까지 견지해온 덕분에 현재 무역회사에 근무하면서 충실한 삶을 살고 있다. 문학이라는 길로 나를 이끌어준 《길림신문》과 부족한 글에 아낌없는 고무격려를 보내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되는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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