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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 우리의 청춘이였다!

2025년 5월 4일, 봄이 완연한듯하면서도 밤바람은 쌀쌀했던 상해가정회룡팀 경기장.

이날은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가진 날이였다. 연변팀의 2025 시즌을 통털어 쟝저후지역에서 펼쳐지는 네 경기중 첫 경기날이였고 우리들의 청춘을 기리는 ‘5.4’ 청년절이기도 했다. 그리고 올해는 또 우리 ‘쟝저후연변축구팬클럽’이 설립된 지 꼭 1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여 모든 경기가 우리에겐 특별했다.

1,200여명의 연변축구팬들이 상해가정경기장으로 모여들었다. 그 누구한테 떠밀려서가 아닌, 마음속으로부터 우러나온 것임을 나는 보았다. 하나가 된 목소리로 고향팀을 응원하려고, 또 하나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려고 달려왔던 것이다.

우리는 이 하루를 위해 한달전부터 땀 흘려 준비해왔다.

입장권 사전 신청, 대형 뻐스 2대 임대, 그리고 유니폼 500벌과 응원수건 500장, 박수소리에 힘을 실어줄 응원봉 1,000개를 사전 제작하여 이날 현장에서 무료로 나누어주며 응원에 열기를 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날을 위해 서프라이즈로 준비한 것이 있었다.

바로 “10년이 아니라 평생입니다.”라는 문구의 128평방메터에 달하는 대형 현수막이다.

이 거대한 TIFO가 밤바람에 펄럭이는 순간, 누구라 할 것 없이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문구 속에 담긴 10년의 시간에는 우리의 청춘, 희망, 때론 쓰라린 패배마저 함께한 기억들이 온전히 담겨져있었기 때문이였다.

“2년이 아니라 평생입니다”를 웨쳤을 때가 바로 엊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라니… 연변 축구는 나의 청춘이고 모두의 젊음이였다. 붉은 물결 속에서 우리는 “그 속에서 놀던 때가 그립습니다”를 떼창하며 잠시 고향을 그려본다.

그리고 이 밤의 감동을 더해준 특별한 장면이 또 있었다. 한 팬분이 소주에서부터 경기장까지 간밤을 새워 손수 빚은 얼굴만한 크기의 고기만두 120개를 들고 왔던 것이다. 따뜻함이 오래가도록 보온가방 4개에 가득 담아서 말이다. 그리고 그걸 중간 휴식시간에 어르신들과 아이들을 위주로 수많은 팬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주었다. 따뜻한 한입에 허기를 달랬기에 후반전엔 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질 수가 있었다.

이분은 매년 쟝저후지역에서 펼쳐지는 4번의 경기에 호떡 80개를 구워오기도 했고 고기만두 200개에 김밥도 50줄씩 손수 만들어오기도 했다. 항상 고마운 천사같은 분이시다.

누구는 “그 만두 덕에 후반전에 더 힘났어요.”라며 웃었고 누구는 크게 한입 들며 “이게 우리가 말하는 ‘연변정’이지요.”라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이날의 응원은 유독 힘이 있었다.

“승리하자 연변!”

“우리에겐 승리뿐이다!”

“힘을 내라 연변!”

“우리 연변 승리하자! 랄랄라 라라라라 랄라.”

응원 구호와 노래에는 우리의 뿌리, 우리의 이야기, 우리의 사랑이 모두 담겨있었다.

비록 경기는 0대0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날의 열정은 결코 무승부가 아니였다. 홈팀에 비해 우리 선수들은 끝까지 혈투로 밀어붙였다.

나의 마음속에 연변도 이겼고 팬들도 이겼다. 무엇보다 ‘우리’가 다시 하나됨을 확인한 날이였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그랬듯이 경기가 끝난 뒤면 누구라 할 것 없이 자기가 앉았던 자리는 깔끔하게 치우고 간다. 이젠 말을 하지 않아도 모두가 한마음이다.

따뜻한 팬들 하나하나의 손길 속에, 쓸쓸하지 않은 타향의 밤공기 속에, 그리고 “10년이 아니라 평생입니다.”라는 약속 속에 연변축구의 래일이 담겨있었다.

10년을 함께한 우리 장저후팬들이여! 앞으로의 10년, 아니 그보다 더 긴 평생을 우리 연변축구와 함께합시다.

잊지 못할 2025년 5월 4일을 기록하면서… 그날 밤의 1/1,200 팬으로부터…

/쟝저후연변축구팬클럽

8번 박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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