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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기 92] ‘사랑의 단비’갈망하는 후진생

편집/기자: [ 홍옥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1-12-20 15:37:48 ] 클릭: [ ]

후진생의 전변에는 무엇보다 사랑의 손길이 수요된다. 낳아준 부모조차 어쩔 수 없는 후진생을 쓰다듬고 사랑해주어야 하는 것은 밀어버릴 수 없는 우리 교원들의 사명이다. 심혈과 정성을 가장 많이 기울이 건만 좀처럼 눈에 띠게 효과를 보기 어려운 교육 상대들인지라 교육의 동그라미 속에서 살그머니 배척해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된다.

 필자

교원의 사랑여부가 천재를 만들 수도 있고 또한 둔재로도 만들 수 있다는 한 교육가의 말이 있다.

내가 교육사업에 갓 들어섰을 때의 일이다.

내가 맡았던 학급에는 철이라는 학생이 있었다. 과임들마다 철이라면 도리머리를 저었고 희망이 없는 학생이라고 점 찍었다. 나도 처음엔 어떻게 하면 이 학생을 개변시킬 수 있을가고 생각하면서 철이에 대한 요구를 높이고 엄하게 말하고 심지어 호되게 비평도 해보았지만 효과가 없었다. 하여 포기하려는 마음을 먹으면서 ‘투명인간’ 취급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후 한가지 일을 통해 나는 내가 진정 어떤 담임교원이 되여야 하는가를 절실히 깨닫게 되였다.

어느 한번 학교에서 공개 수업이 있었는데 내가 조선어문 수업을 맡게 되였다. 그 날 나는 몇명 학생들에게 단막극 연습을 하게 했다. 단막극 배우로 된 한 학생이 이렇게 묻는 것이였다.

“선생님, 다음 어문시간에 선생님들이 많이 오십니까?”

“선생님들이 많이 옵니다. 때문에 우리 친구들은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시간 규률도 잘 지켜야 합니다. 우리 반급에 먹칠을 해서는 안됩니다. 특히 철이학생, 알겠어요?”

나는 철이를 특별히 강조했다.

공개 수업시간이다. 교실 뒤에 많은 선생님들이 앉아있는 것을 본 학생들은 아직 수업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조용히 앉아있었다. 수업시간마다 소동작을 하던 애들도 똑바로 앉아서 적극적으로 발언했다. 단막극을 공연할 때가 되였다. 철이네 소조에서 철이가 갑자기 중요 역을 맡겠다고 벌떡 일어서는 것이였다. 지금까지 나의 사로 대로 척척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마지막 중요한 고리에서 철이가 전반 수업을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한 나는 철이를 시키지 않으려고 하였다. 그런데 교실 뒤에 앉은 많은 선생님들은 내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를 보고 있고 또 학생마다 평등하게 대하라는 교육 리념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철이한테 기회를 주기로 하였다. 철이가 자기 마음대로 희희닥닥 거리면 어쩔가, 수업 질서를 파괴하면 어떻게 뒤수습을 할가, 이런저런 생각으로 마음을 조여갔다. 또 대처할 방법을 생각하면서 애들의 출연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나는 나의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조금 긴장해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으나 거의 틀리지 않게 대사를 척척 외워갔다. 언제 연습을 했는지 며칠 동안 어떻게 연습했는지 철이는 전에 볼 수 없었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나는 너무도 뜻밖이라서 격동된 나머지 철이한테 큰 박수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선어문 수업시간이 끝난 후 나는 조용히 철이를 불러 교수 참관을 오신 선생님들이 철이가 아주 활발하고 단막극 역도 훌륭하게 잘했다고 칭찬하더라고 말하자 철이는 쑥스럽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이였다.

그 때까지 나는 철이가 형편없는 ‘못난 오리’ 라고만 여겼는데 사실 그 애도 자신감이 있었고 아름다운 꿈을 갖고 있었다. 활발하고 천진한 아이임을 뒤늦게야 발견하게 되였다.

후진생도 마찬가지다. 후진생에게도 꿈이 있고 욕망이 있다. 그들은 남들보다 더 많은 관심과 칭찬을 바라고 긍정을 갈망한다. 어찌 보면 다른 우수한 애들보다 더 많은 사랑, 더 많은 고무격려를 갈망할 것이다. 아무리 못난 아이들일지라도 따뜻한 해빛과 사랑의 단비를 좀 더 많이 뿌려준다면 화초처럼 싱싱하게 자라날 것이다.

그 후 나의 관심과 격려 속에서 철이는 학습이나 생활에서 차츰 진보를 가져왔다. 애들을 믿어주고 애들과 친근한 벗으로 되며 책임 지고 사랑의 손길로 이들을 이끌어준다면 후진생은 없다.

/ 김봉금 (해림시조선족실험소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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