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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방'의 의덕 려순희 원장의 "직업병"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2-02-26 19:30:17 ] 클릭: [ ]

가스폭발 화상환자에게 비방고약 처치를 해 주고 있는 려순희 원장

올해 음력설이 다가오는 세밑의 하루 저녁, 연길시 명대아빠트구역에 위치해 있는 박방중의진료소의 박정욱 (80세), 려순희(73세) 원장 부부는 가스폭발로 인한 화상환자를 찾아 급히 왕진길에 올랐다.

워낙 이 진료소의 화상고약이 유명하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 온 환자가족은 어두운 밤에 어찌 왕진까지 가시겠냐며 고약만이라도 사 가겠다고 하였다.

“가스폭발로 화상을 입었다니 어느 정도인지는 알아야겠고 또 얼마만한 면적에 화상을 입었는지 보지도 않고 약만 덜렁 줘서 보낸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입니다. 평생 의료사업에 종사해 온 우리로서는 그렇게 무책임한 일은 못합니다.” 그들 부부의 대답이였다.

“만약 화상탈수라도 온 상황이라면 꼭 큰병원에 가야 합니다. 그대로 두면 큰일 납니다. ” 려순희 원장은 한마디 더 보태며 급히 택시를 잡아탔다.

환자집에 당도하여 보니 역시 로인부부가 살고 있었다. 가스가 새여나오면서 가스냄새가 집안에서 좀씩 나는가 싶었는데 그런 줄 모르고 가스불을 켜는 순간, 집안에서는 굉장한 굉음이 일고 불길이 확산되면서 환자의 몸에 덮쳤고 불길은 뒤창문을 박산내며 밖으로 빠져나갔었다.

수라장이 된 집안이지만 로인들은 생명의 위험은 없었다. 가스불을 켜려던 할머니는 얼굴이며 머리, 목, 손, 다리 할 것 없이 불길이 핥고 지나간 자리마다 벌겋게 데여 있었고 입은 옷도 군데군데 타서 구명이 뚫려 있었다.

려순희 원장은 잰 솜씨로 처치를 하고 준비해 갖고 간 비방화상고약을 상처마다 발랐다. 온 몸의 상처가 감염을 받지 않도록 붕대로 잘 감싸매기까지 숨 돌릴 겨를이 없이 돌아쳤다. 박정욱 원장은 또 옆에서 보다 나은 효과를 고려하며 처치를 지휘하였다.

“가스폭발로 이 정도면 천만 다행입니다! 이 약들을 남겨두고 가겠으니 매일 바꿔 바르도록 하십시오. 만약 불편이 있으면 저희들이 래일 간호사들을 보내 처치를 해드리겠습니다.” 만단의 포치를 해놓고 그들 로부부는 귀로에 올랐다.

년로한 지금에 이르러 왕진은 무리한 일이겠지만 도문시에서 몇십년 동안 화상전문진료소를 차리고 살아 온 그들 부부에게 있어서 이만한 일은 일도 아니였다. 70년대 초, 조선의 유명한 한의사가 집필한 림상의학 저서 방약합편(方药合编) 이라는 의학저서를 그 4대 제자 조효현으로부터 물려받게 된 박정욱 려순희 부부는 처방전에 씌인 비방들을 장악하고 직접 산에 가 약재를 캐거나 심거나 하면서 자체로 약 제조공예를 익혔고 또 많은 약제품들을 개발해 오면서 환자들을 위해 일심으로 봉사하였다.

“심한 동상 같은 것은 처음에는 정도가 잘 알리지 않으나 며칠이 지나면 맥관염이 오면서 점차 상처가 썩거나 하여 팔다리를 끊어야 되는 현상이 생깁니다. 그런 환자들이 돈이 없어 큰병원으로 못 가고 살아도 죽어도 이 집에서 끝을 보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한둘만이 아니였습니다. 그럴 때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환자가 열이 나거나 하면 환자와 함께 밤을 패며 경난을 겪지요. 환자를 살리려는 일념으로 이런저런 처방을 써가며 온갖 정성을 다하다 보니 그런 가운데서 우리의 의술도 높아진 것 같습니다.”

려순희 원장은 환자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지냈던 지난 날을 되돌아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최근에도 한 녀성사회단체에서 16살 나는 동상환자를 구원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하는 것을 알게 되였다. 환자는 높은 다리에 올라 앉아 놀다가 떨어지면서 사지를 상하고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어 가족과 련락을 하지 못해 그대로 크게 동상을 입었던 것이다. 큰병원에서는 역시 손발을 잘라야 한다는 최종진단을 내렸다.

려순의 원장은 “어린 것이 손발이 없이 어떻게 살아 가겠습니까?” 라고 하면서 최선의 노력으로 환자의 손발을 살려보겠다고 자진을 해 나섰다. 조용히 그 환자를 찾아 비방처치를 하며 반년 가까이 치료를 하다 보니 환자는 지금쯤 정상통학을 하고 있었다. 기쁘기 그지 없지만 함께 기념사진도 남기지 않았다. 사춘기 아이들이 쉽게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는 것이 려순희 원장의 환자에 대한 배려였다. “아이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이 목적이지 남들 앞에 알리자는 것이 목적이 아니니깐요. 역시 직업병인가봐요.”

/ 김청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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