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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칼럼] 역지사지(易地思之)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1-11-22 15:45:17 ] 클릭: [ ]

 조려화(교원)

어느 하루 식사하러 음식점에 갔는데 옆 테이블에 어린 딸을 데리고 온 젊은 부부가 있었다. 무슨 영문인지 갑자기 아이가 보채더니 급기야 음식점이 소란스러울 정도로 자지러지게 울며 떼를 쓰기 시작하였다. 식사하던 손님들은 얼굴을 찌프리고 있는데 아이 엄마는 몇번 달래도 그치지 않자 아예 아이를 그대로 내버려두고 머리를 수그리고 식사만 하였다. 아이는 점점 기를 쓰고 울어댔다. 나는 식사를 하다 말고 입맛이 뚝 떨어져 그만 음식점을 나와버리고 말았다.

물론 아이가 울 수도 있고 떼를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엄연히 공공장소인데 달래서 그치지 않는다면 부모는 다른 손님들이 마음 편히 식사를 하도록 음식점 주인에게 량해를 구하고 주문을 취소하던가 아이를 데리고 밖에 나가는 등 최소한의 배려를 해야 한다. 하지만 필자가 밖으로 나올 때까지 아이의 엄마는 식사만 계속하고 있었고 난처해진 음식점 주인이 낮은 소리로 손님들께 량해를 구하고 있었다. 나젊은 부모가 자신의 한끼 식사를 포기하고 식사하러 온 다른 손님들을 배려하였더라면 아이한테도 훌륭한 교육이 되였을 것이고 뭇사람들의 모범이 되였을 것이다. 립장을 바꾸어서 맛 있는 한끼 식사를 하러 음식점에 갔는데 누가 큰소리로 떠들고 싸운다면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겠는가!

어렸을 때 수없이 불렀던 〈뢰봉을 닮았대요〉와 〈길가에서 돈 일전을 주었어요〉란 가요가 아직도 귀에 쟁쟁하고 〈공융이 배를 양보하다〉는 옛이야기는 몇천년을 두고 전해내려왔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내 자신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타인에게 양보하고 상대방이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는 훌륭한 덕목을 갖추도록 교육을 받았다. 이러한 인성교육과 례절교육은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 데 든든한 밑거름이 되였다. 하지만 자신만을 위주로 하고 자신한테만 리롭게 행동하는 요즘 어떤 사람들한테서는 타인에 대한 양보와 배려 따위는 찾아보기 힘들다. 공공 뻐스에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감상하는 척하며 임산부나 지체장애자, 로인이 곁에 서 있어도 본체 만체 하는 ‘눈 먼’ 청년들, 손님들이 식사하는 음식점에서 천방지축 뛰여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도 ‘내 자식 절대 기 죽이지 않는다’며 제지할 념도 하지 않고 그냥 놔두는 부모, 커피숍에서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책을 보고 있는데 옆 자리에서 큰소리로 웃고 떠드는 몰상식한 사람들, 구급차와 소방차가 쉴 새 없이 경적을 울려대도 꿈쩍도 하지 않는 사람들… 우리 사회의 배려문화, 양보문화가 점점 빛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 사회의 도덕성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가용 승용차 보유량이 급격히 늘어났는데 그에 따른 사회적 문제가 만만치 않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가 없는 운전사들 때문에 교통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운전중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갑자기 방향을 바꾸는 운전사, 갑자기 차선을 바꾸어 끼여드는 운전사, 빨간 신호등이여서 정차하고 있는데 빨리 가라고 경적을 울리는 운전사, 차가 나갈 공간을 고려하지 않고 주차하는 운전사… 양보와 배려는 비록 법적으로 명시되여있지 않지만 ‘도덕적 불감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사회가 물질적으로 풍족해지고 과학과 기술은 상상을 못할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오고 있지만 어떤 면에서 삶의 질이 내려가고 있다.

역지사지―(상대편의 처지나 경우를 바꾸어 생각하는 것)는 도덕이 결핍된 현대인들에게 아주 필요한 단어이다. 물론 내가 그 립장이 되여보지 않고서는 상대의 처지를 리해하고 배려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한사람의 생각과 행동은 그 사람의 인성에서 나오는바 어려서부터 가정에서의 옳바른 가르침, 학교에서의 충분한 도덕교육으로부터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나한테 유리한 행동만 하고 오로지 나 자신만 편하자는 편협한 사고를 가진다면 결국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고 양보하지 않는 결과를 만들어 본인은 물론 사회에 나쁜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내 자식 귀하다고 자기 중심적으로 키우게 된다면 장차 그 아이들이 자라서 사회의 주축이 되였을 때 우리 사회에 먹칠을 할 것이다.

출세, 재부만을 강조하고 인성교육, 례절교육을 홀시한다면 교육은 통제력을 잃게 되고 침통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기에 가정과 학교, 사회가 합심하여 아이들한테 도덕교육을 시켜야 한다. 이는 매우 시급한 문제이다. 공자는 “례의를 배우지 않고 어찌 사람이 될 수 있겠는가(不学礼,无以立)”고 하였다. 우리 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역지사지’의 덕행을 갖춘 현대인이 절실히 필요하다.

                                                                                          출처/길림신문, 작자/ 조려화(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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