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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릴레이]‘바느질 잘하는’ 엄마선생님

편집/기자: [ 신정자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1-10-14 11:09:05 ] 클릭: [ ]

“글쎄 왜 우냐구요…”

선생님께서 다그쳐 물어보았지만 나는 책상에 머리를 더 파묻었습니다.

“선생님, 저어기, 은이의 팬티가…”

반장 지훈이가 선생님께 사건의 자초지종을 말씀드리자 나는 더더욱 슬퍼서 흑흑 소리내 흐느꼈습니다.

작은 에피소드가 많아 행복해요

사실 오늘 체육시간에 너비뛰기를 하다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뒤로 벌렁 넘어지며 땅에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그 바람에 바지가 쫘악-따지며 빨간 팬티가 드러났습니다. 지난 설에 한국에 오래동안 계시던 엄마가 돌아와서 한해동안 좋은 일만 생기라고 사 입힌 빨간 팬티가 사달이였습니다.

“키득, 키득… 낄낄…”

교실 구석구석에서 낮은 괴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순간 담임선생님의 얼굴에는 사뭇 엄숙한 빛이 어렸습니다.

“친구들, 우리 반 친구가 창피스러운 일을 당하여 울고 있는데 한반 친구들끼리 위로해주지 못할 망정 이렇게 웃다니 선생님의 마음이 아프네요…”

삽시에 교실에는 물 뿌린듯이 고요해지며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휴식시간에 선생님은 나를 사무실에 데리고 가서 자신의 여벌바지를 나한테 입히고 손수 바지 따진 곳을 조심스레 기워주기 시작했습니다. 한뜸한뜸 깁고 있는 선생님의 손은 약간 떨려 있었습니다. 보들보들한 선생님의 손은 필경 바느질 해본 경험이 적다는 느낌을 다분하게 안겨주었습니다.

“앗!“

문득 선생님의 얄팍한 입술사이로 외가닥 비명이 새여나왔습니다. 예리한 바늘끝에 손가락이 찔렸던 것입니다. 금새 빨간 피방울이 났습니다.

“미안, 선생님이 바느질 경험이 별로 없어서…”

제꺽 반창고를 갖다 붙이는 선생님은 저으기 게면쩍어했습니다. 그리고 다 꿰맨 바지를 나한테 입혀주셨습니다. 나의 손을 잡고 함께 교실로 향하는 선생님이 갑자기 엄마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엄마…”

나는 나직이 속으로 불러보았습니다.

창밖의 맑고 푸른 가을 하늘에는 햇솜 같은 구름이 둥실둥실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연길시건공소학교 6학년 2반 김하은

지도교원: 김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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