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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만강칼럼]조선족 인권수호의 쾌거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발표시간: [ 2020-07-13 15:46:26 ] 클릭: [ ]

채영춘 

일전에 《환구시보》에 실린 재한 조선족 인권수호 관련 기사를 읽고 흥분되는 마음을 걷잡을 수 없었다.

2017년, 문제의 한국영화 《청년경찰》 제작사를 법정에 내세우며 재한조선족단체가 3년간 벌려온 법정소송이 올해에 재한 조선족들의 승소로 판정된 것이다. 조선족 인권수호의 쾌승이 아닐 수 없다.

재한 조선족들의 집거지 서울대림동을 공포와 범죄의 소굴로 요괴화하고 재한 조선족들을 살인과 장기적출, 마약밀매를 일삼는 깡패무리로 묘사한 영화 《청년경찰》이 개봉하자 마자 재한조선족단체는 강경하게 대응하였다.

기자모임을 소집하고 80만 재한 조선족을 ‘범죄집단’으로, 그들의 거주지를 ‘범죄소굴’로 묘사한 영화제작사의 소행을 준렬히 규탄하면서 영화상영을 즉각 멈출 것을 촉구함과 동시에 한국 법원에 영화제작자들을 고발하였다. 조선족의 권익수호를 위한 재한조선족단체 3년여의 집요한 항쟁으로 한국 법원은 결국 원심을 뒤엎고 2심 판결에서 재한조선족단체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피고석에 오른 《청년경찰》 제작사측은 정식으로 재한 조선족 원고측에 사죄문을 보내왔다.

3년 만에 일궈낸 쾌거이다. 물론 그동안 인터넷 전파를 타고 광범위하게 류포되여있는 조선족폄하바이러스 ‘수배’가 불가능하고 우리 조선족에게 입힌 엄청난 마음의 상처 또한 치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영화제작사의 사죄문이 행차 뒤의 나발이지 무슨 보상이 될 것이냐고 할지 모르나 이번 한국 법정이 내린 재한 조선족에 대한 승소판결은 나름 대로의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사건은 분명 재한 조선족 80만의 자존심이 걸린 이국땅 법정대결로서 어느 쪽으로 보더라도 꼭 이겨야만 하는 무거운 한판 승부였다. 한국 어느 주류매체의 말을 빈다면 “한국의 많은 영상물들이 특정된 인간군체를 마구 매도하고 부정적 형상의 갈등요소를 애써 부각시키고 있는 행태가 만연되여있는 현실에서 이번 판결은 증오심리를 조장하는 예술창작에 내린 최초의 법정판결이라는 경고의미를 담고 있다.”

필자는 이번 사건이 삐뚤어진 조선족관 조작자들에게 내린 한국 정의사회의 무자비한 단죄이고 조선족을 타매하고 릉멸하는 것으로 그 어떤 우월감을 과시하는 데 길들여진 일부 한국인들에게는 ‘옐로카드’로 되리라 생각한다. 물론 언론자률을 뒤전으로 한 한국의 일부 영화사나 언론사의 오도(误导)로 재한 조선족이 일방적으로 비난과 멸시의 표적으로 되고 있는 비정상적인 현실이 한편의 영화에 내린 법원판결로 바꿔지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한국사회에 반성과 뉘우침을 촉구하는 긍정적 에너지로 정착할 수 있을 것임은 분명하리라는 생각이다.

모든 것은 한계가 있는 법이다. 재한 조선족은 한국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 인욕부중(忍辱负重)하는 경우가 많을 수 밖에 없지만 조선족의 최저 생존권리를 박탈하고 조선족의 인권을 마구 유린하는 횡포와 만행에 대해서는 단연히 맞서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어정쩡한 자세를 취한다면 재한 조선족과 한국사회의 악성순환을 부추기는 결과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사건은 재한조선족사회가 산발적이고 감성적인 표출이 아닌 리성적이고 목표성이 뚜렷한 집단적 움직임에 힘 입은 멋진 대응으로 안아온 쾌거였다. 한국사회 정확한 여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기자들 모임의 개최, 법률의 힘으로 조선족 전체를 모독하는 범죄행위를 응징하려는 법정소송자세는 성숙돼가는 재한조선족사회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중한수교가 이루어진 지도 어언 30년에 가까와온다. 그동안 재한조선족사회는 조선족의 권익수호와 조선족이미지 향상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가지고 모색과 실천을 거듭하면서 서서히 한국주류사회와의 접목, 조선족집단의식의 형성을 위해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 자본주의체제의 단일민족국가에서 서방 가치관에 물젖어온 한국인들과 사회주의체제에서, 그것도 대부분 농경문화권에서 생활해오던 재한 조선족이 이데올로기와 정체성 면에서의 충돌, 따라서 일부 조선족들의 부정적인 의식과 습성, 불량한 행동이 한국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음은 도외시할 수 없다. “이럴 때마다 재한조선족사회는 보다 적극적이고 자각적인 행동으로 여론을 순화시키고 한국인들의 부정적인 마음을 돌려세우며 재한조선족사회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저 안깐힘을 써왔다. 정부 또는 한국 시민단체와의 다양한 세미나 개최, 언론과 방송을 통해 적극적인 목소리 내기, 지역 경찰청과의 협력으로 외국인 자률방범대를 가동해서 치안유지 및 자각적인 법규 지키기 홍보, 조선족 봉사단의 거리청소나 사랑나눔활동 전개 등이 그러하다.”(리동렬)

필자가 알기로는 현재 100여개의 조선족단체가 한국사회와 재한조선족사회의 맥을 이어놓고 있으며 재한조선족사회를 견인하는 구심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재한조선족사회의 구심점이 형성된다면 80만 재한 조선족에게는 그 누구도 얕볼 수 없는 탄탄한 실력과 지위를 갖춘 ‘재한조선족성채’가 생기는 셈이다. 지금까지 자연 분산적인 소규모단체들을 하나의 체계화된 련합체로 결집시켜 재한 조선족의 권익수호, 이미지 부각 및 각종 위기관리를 빈틈없이 해나가며 재한조선족사회발전의 새로운 비전을 줄기차게 뽑아내는 미래지향적인 재한중국조선족총련합회를 발족시키는 일, 중한수교 30년을 전기로 21세기 중한전략적파트너관계라는 공간에서 이제는 현실화시킬 때가 된 것 같다. 이번 조선족 인권수호의 쾌거를 겪으면서 심심히 느끼는 바이다.

길림신문/ 채영춘(작가,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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